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는 동안 트럼프가 DACA 폐지를 발표했다. 솔직히 미국에서 합법적인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DACA가 뭔지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 DACA 폐지를 찬성하는 한국 사람들도 있던데 아마도 이게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불법이잖아!를 주장하는 사람들이라 생각된다. 뭐 동양인이면서 백인 우월주의를 노골적으로 보이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알면서 그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연히 시의적절하게 책을 시작하게 된 건데 (이 책의 주인공은 Dreamer-DACA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는 아니다. 본인은 시민권자고 부모만 불법임) 자서전이니 결국은 해피엔딩일거야 하는 마음으로 읽어갔지만 그래도 마음 아팠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왔을때 부모들이 추방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매일 살아간다는게 과연 어떤 것일지,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을 때 받았을 그 충격은 상상할 수도 없다.
그래도 다이앤 옆에는 혼자 남겨진 열네살짜리 아이를 잘 돌봐준 좋은 이웃들이 있어 다행이고,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제대로 잘 자라준 다이앤이 정말 기특하다. 또 숨기고 싶은 그 이야기를 꺼내서 공론화하고, 그런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위해 일하는 그녀의 모습에 박수를!
아쉬운 것은... 아니 속상한 것은 이 책이 나온 게 작년 5월이라 의욕 차게 우리모두 투표해서 보여주자였는데 지금 현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 반이민정책을 펴고있다는 것. 에휴...
내가 합법적인 신분이라고 해서 이런 일들이 나와 상관없는 게 아니다.
DACA 폐지를 시작으로 점점 강화되는 반이민정책들은 교묘하게 숨겨왔던 백인우월주의의 표출이며 결국 이민자인 우리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려 해도 영어로 나오다보니 골치도 아프고 뭔소리인지도 잘 모르겠고 해서 넘어가기도 하는데 찾아보니 뉴욕한인회(? 한인회에서 했는지는 모르지만 한인들을 위한)에서 만든 동영상이 있었다.
쓰다보니 한국에서는 그닥 관심이 없을 거 같긴한데 내가 요즘 무척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라 혹시 필요하신 분이 있을까 동영상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