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구글에서 Eve Bunting이라는 그림책 작가가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를 보았다. 처음 듣는 작가라 누구지 하며 뉴스를 훑어보니 어린이책, 청소년 책을 250권이 넘게 썼는데 여러 주제 특히 사회문제를 많이 다루었다고 한다. 내가 딱 관심 있는 분야네. 바로 도서관을 검색, 신청 후 빌려왔다.
빌려온 열 권 모두 정말! 좋았다. 내가 어떻게 지금까지 이 작가를 몰랐을까.
다 좋았지만 그중에서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책은
딸기 농장에서 일하는 엄마 아빠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들과 함께 고향 멕시코로 향한다. 고향에 가게 되어 들뜬 부모와 태어나긴 했지만 기억도 나지 않는 멕시코가 낯선 아이들. 엄마 아빠는 그렇게 고향이 아름답고 좋다면서 왜 고향을 떠나 미국에서 힘들게 사는 걸까? 비슷한 상황은 아니지만 같은 이민자로서 삶의 고단함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공감되어 읽으면서 울컥했다.
엘에이 폭동 이야기를 어린이의 시각으로 보여준다. 엘에이 폭동을 다룬 그림책은 처음이라 무척 흥미로웠고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적절히 다루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스테레오 타입을 그대로 드러내고 엘에이 폭동의 진짜 원인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는 비판도 있던데 어떻게 그림책 하나에서 그 모든 걸 보여줄 수 있을지. 나는 이 정도로 건드려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마트를 운영하면서도 이웃과 왕래하지 않는 미세스 킴. 흑인이나 멕시칸 동네에서 장사하고 돈을 벌면서도 그들은 무시하는 한국 사람들. 솔직히 사실이지 않은가. 지금도 여전히.
집 없이 공항에서 아빠와 함께 사는 소년. 보안 요원에게 들키지 않도록 이 터미널에서 저 터미널로 옮겨 가며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하며 산다. 혹시나 아이가 걸릴까 봐 읽으면서 마음 졸였다. 이 책이 나온 게 1991년. 20년도 더 지났는데 상황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심각해지고 있다. 얼마 전 읽은 Poverty, By America의 작가가 쓴 Evicted 읽어 볼 예정
멕시코에서 온 할아버지와 함께 날품팔이를 나간 소년의 이야기인 A Day's Work와
새엄마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소녀가 점점 마음을 열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The Memory String도 좋았다. Jin Woo는 입양아 동생을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너무 잘 표현해 주었는데 단지 Jin Woo 가 한국에서 온다는 것이 속상했다. 지금도 미국으로 입양보내는 아기들이 많을까?
Eve Bunting 의 책 말고도 그림책을 좀 읽었는데 그중에 내가 뽑은 책은
그림도 내용도 너무 사랑스러운 Big 푸하하하 웃으면서 읽은 The King Penguin, 요즘 같을 때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는 Something, Someday
하이드님 서재에서 어제 칼데콧 상을 발표했다는 글을 보고 찾아보니 Big이 메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