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부터 1979년까지 세크라멘토와 북캘리포니아에서 50건의 강간사건이 발생하였다. 범인(EAR: East Area Rapist 동부 지역 강간범)은 스키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끼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본 사람이 없었고 그를 잡기 위해 많은 경찰력이 동원되었지만 결국 범인에 대한 어떠한 실마리도 잡지 못했다. 처음에는 혼자 있는 여성을 노렸던 범인은 신문에서 그 사실을 기사화 한 뒤, 부부가 같이 있는 때를 노려 범행을 하였다. 범인은 여자에게 남자를 묶도록 한 뒤 남자의 몸에 접시를 올려놓고 그릇이 딸락거리는 소리가 나면 집안에 있는 모든 이를 죽이겠다고 협박한 뒤 여자를 강간하였다. 당시 새크라멘토 지역에 살던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EAR은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다.
1979년부터 1986년까지 남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10건의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오리지널 나이트 스토커라 불리는 이 범인은 중산층 가정에 침입하여 여성을 강간하고 남자와 여자 모두를 둔기를 이용하여 잔인하게 살해하였다. 1986년 어바인에서의 살인사건을 마지막으로 역시 자취를 감추었다.
두 사건 모두 범인의 윤곽도 잡지 못하고 몇 십년이 지났으나 2001년 DNA 검사로 EAR (동부 지역 강간범)과 오리지널 나이트 스토커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것 말고도 1974년에서 1975년에 Visalia 지역에서 비살리아 절도범 (Visalia Ransacker)에 의해 100건이 넘는 절도 사건과 1건의 살인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또한 동일 인물로 추정되었다.
트루 크라임 저널리스트였던 미셸 맥나마라는 이 사건에 흥미를 느끼고 이 범인의 이름을 골든 스테이트 킬러라고 붙인 뒤 자신의 웹사이트인 TrueCrimeDiary.com을 통해 그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상당한 양의 경찰 보고서를 읽고 당시 담당 경찰관들과 피해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인터넷을 통해 자신과 같이 이 사건에 빠져있는 사람들과 함께 사건을 조사한다. 범인이 오래전에 범행을 멈추었기 때문에 그가 죽었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많았지만 미셸은 그가 살아 있다고 믿고, 그가 저지른 범죄의 값을 치뤄야 한다는 믿음으로 범인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을 한다.
골든 스테이트 킬러에 대한 책을 쓰고 있던 미셸은 2016년 4월 갑자기 세상을 뜨게 된다. 그의 남편이었던 패튼 오스왈트는 그녀가 쓰던 책을 완성하여 출판하기로 결정, 미셸의 조사관과 동료에 의해 마무리 되어 2018년 2월에 책이 발간된다. 50여건의 강간과 10건의 살인 100건이 넘는 절도사건이라는 악명높은 범죄자인데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골든 스테이트 킬러는 미셸에 의해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 되고 2016년 FBI는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한다고 발표하였다. 이 책이 발간되고 두 달 후 첫번째 범행후 42년만에 범인이 검거되었다.
추리/범죄/스릴러 이런 책들을 좋아하지만 트루 크라임 스토리는 소설을 읽는 것과 달리 정말 무섭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책만 펴면 눈이 감기는 바람에 꽤 긴 시간이었다) 현관문과 창문을 몇 번이나 확인해 봤는지 모른다. 작가 자신에 의해 마무리 되지 못해서 아쉬운 면이 있기도 하지만 그녀의 열정에 감탄하면서 읽었다. 거기에 이 책이 범인을 잡는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했던 그녀의 바람에 응답하듯 책 출간 두달 후에 범인이 잡히다니! 그 자체가 마치 영화와도 같아서 더욱 흥미(이런 거에 흥미라고 하기는 미안하지만)로웠다. 그녀가 살아 있어서 이제 잡힌 범인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의 후기를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https://www.cbsnews.com/video/the-golden-state-killer-2/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을 위하여. 여기에 가면 48 hours 에서 방영한 골든 스테이트 킬러에 대한 방송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