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그럽 스트리트
조지 기싱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조지 기싱의 뉴 그럽 스트리트를 읽었다. 이 작가의 이름을 들어는 봤으나 작품은 처음 읽는다. 재미있게 읽었다. 백 삼십 년 전의 영국 문단 풍경을 배경으로 한다. 읽을 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던 시기에 소수의 천재 작가를 제외한 평범한(?) 작가들의 명암을 다룬다. 주로 조지 기싱의 자전적 요소일 고난에 초점이 맞춰 있다. 작가와 출판인, 작품의 문학성과 그 성공여부의 관계. 오래 전이지만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작가는 어떻게 이름을 알릴 수 있는지? 그 명성은 작품의 질과 비례하는지? 일정한 반응을 얻으면 서로 키워주고 인정의 글을 써 주고 자기들의 파이를 늘여나간다. 신랄함, 비참함, 유머가 있는 책이다. 코난 도일,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스, 헨리 제임스 같은 작가들이 활약하던 시기이다. 헨리 제임스 한 여인의 초상에서 느낀 불편(등장하는 모든 남성들이 매달리게 되는 매력적인 여성, 날개를 펴고 세상에 나가게 해주고자 친척이 거액을 상속해주지만 사랑에 속아 주저앉는. 아름다운 외모 이외에 어느 부분에서 설득되어야 할지 모르겠던 인물임)은 없었다. 46세에 죽었지만 작품은 많이 남겼다고 한다. 더 번역되기를 바란다. 지금 나와 있는 소설은 다 샀고 이브의 몸값시작하려 한다.


비펜의 하숙집에 불이 나는 31장 구출과 호출이 마음에 남는다. 원고를 외투에 싸서 먼저 옆 건물로 던진 다음 굴뚝 모서리를 돌려다가 지붕에서 떨어질 뻔하는 비펜. 이웃의 도움으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서 원고를 잃어버린 줄 알고 목숨을 구한 것도 잊고 낙담하던 것. 다음날 친구 리아든에게 자신의 모험담을 이야기하며 둘은 배를 잡고 웃는다. 둘 중 한 명은 며칠 후 병으로 죽고 한 명은 일 년을 못 버틴다

35장 열병과 안식도. 오래 숙고하여 자살을 실행하는 비펜. 형에게 편지를 보내고 하숙인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먼 숲으로 가서 죽는 비펜. 기싱이 만든 인물이지만 틀림없이 존재하는 인물이기도 하다고. 나는 그를 기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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