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에서
- 한때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있었다
그것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함부로 날뛰는,
아무래도 다스려지지 않는 지독한 열병이었다.
숨이 막히고 열꽃이 피는 한 시기가 지나고,
몸에는 온통 상처만 남았다.
열병을 앓고 난 후,
사랑은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고 생각했다.
사랑은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꼭 상처만 남은 것은 아니었다.
잠시 들었던 따뜻한 품속, 잠시라도 받았던 위안,
그것이 사랑이었다.
그러고 보니 상처도 사랑인 게다.
p277
- 사랑은 위안이다. 사랑은 설레임도 매혹도 열정도 아니다. 위안이 없으면 사랑이아니다.
등을 쓰다듬고 머리를 쓸어올려주고 젖은 눈을 들여다보는 것이 사랑이다.
그러므로 모든 상처받은 자들은 사랑할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