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과 권력 - 달력을 둘러싼 과학과 권력의 이중주
이정모 지음 / 부키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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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시사가 유행이긴 하지만 달력이나 숫자와 같은 부분에는 상대적으로 내용이 부족하다. 거기에 더해 순수 국산은 자료 수집의 한계가 있어서 그런지 책만큼이나 내용도 얇은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 밝혀놨듯이 독일 도서관의 덕을 엄청 본듯 싶다.

내가 숫자에 워낙 약하기 때문에 일단 숫자가 나오는 천문이나 역법쪽은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는 정도인데 이 책은 지나가는 것보다 깊고 정확하게 이해를 할 수 있도록 쉽게 정리되어 있다. 생각도 못했던 갖가지 달력들과 그들 나름의 계산 방법들. 그리고 정확한 달력보다는 정권의 이익을 취했던 권력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도 했다.

이 책이 단순히 역법과 달력의 나열이었다면 그냥 좋은 자료들을 많이 찾아서 잘 정리한 석사 논문 수준이군. 하는 생각을 했을텐데 저자 나름의 방향찾기가 정리된 지식과 함께 돋보였다. (서로 찾아본 텍스트의 차이겠지만 몇가지 오차는 있었다. 저자가 찾아본 텍스트와 내가 읽은 텍스트 어느 쪽이 정확하다고 할 수 없는 관계로 그 부분은 언급 생략)

시간과 날짜의 개념에 대해 정리된 내용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시간의 문화사와 함께 읽어두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먼저 읽고 시간의 문화사를 읽었더라면 뒤쪽 책의 이해가 더 잘 됐을텐데... 달력과 권력쪽을 먼저 읽고 시간의 문화사를 읽는다면 그 방면의 정리와 이해는 확실히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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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초대 - 예술총서 2
이덕희 지음 / 예하 / 199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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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문서라고 하면 일단 다들 쉽고 가벼워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독자뿐 아니라 작가나 출판사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우후죽순처럼 나오는 각종 입문서의 내용은 그야말로 여기서 찔끔 저기서 찔끔 모은 내용들로 한권이 묶여져 좀 심하게 얘기하면 신문의 특집기사 정도의 깊이나 내용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간혹 정말 입문서라면 이 정도는 되야지~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책을 만나긴 하는데 불행히도 그 대부분은 외국에서 건너온 번역서들이다. 깊이없고 읽을 것 없는 입문서는 예술 분야에서 더 흔한데 이 책은 그 일반론에서 벗어나 있다. 입문서로 방향을 잡았지만 내용의 농도나 깊이는 소장하고 싶다는 의욕을 갖게 하고 알면 알수록 더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들을 안에서 발견하는 기쁨을 준다.

이 책이 처음 나왔던 시절과 달리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원서를 얼마든지 구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내용의 상당 부분이 외국책에서 고스란히 번역된 것이란 것을 이제는 알고 있다. 냉정히 얘기하자면 000 지음이 아니라 000 편역이라고 함이 옳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 모든 것이 상쇄될 정도로 곱고 재미있게 정리를 해놨다. 그리고 골치아픈 남의 나라 말이 아닌 우리말로 이런 글을 읽게 해준것만 해도 솔직히 감사한다.

한마디로 읽을거리가 풍부한 책. 이 저자의 글재주는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똑같은 재료를 놓고도 맛깔스럽게 구성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발레에 대해 알고 싶고 읽고 싶다면 가장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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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여인들 - 이집톨로지 시리즈 3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 영림카디널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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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소설에선 항상 로맨틱하거나 흥미진진한 모험으로 묘사되지만 다른 세계로 떨어져 버린다는 것. 대부분의 인간에겐 엄청난 악몽일 것이다. 특히 여성에게 있어선. 그런데 이제 내가 과거의 어느 한구석으로 떨어져야 한다면 주저없이 고대 이집트를 택하겠다.

최근 이집트 관련 서적들을 꽤 차곡차곡 읽어왔다고 자부하지만 읽은 책의 대다수는 문화나 사회 전반에 관한 내용이었고 다른 역사책과 거의 다를바 없는 남성이 역사였다. 그런데 이 책은 고대사를 다룰 때 아주 드문 시각인 미시사적인 시각이다. 여성이라는 텍스트 하나에 집중해서 이집트에서 여성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고 어떤 활동을 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여왕에서 신관, 각종 전문 직업인들에서 하녀까지. 이집트의 모든 여성들을 총 망라했다고 할 수 있다. 거기서 보여주는 모습은 여성의 지위가 높다고 하는 어느 나라보다도 평등하고 당당한 이집트 여인들의 모습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집트는 찬란한 고대 문명 뿐 아니라 정말 정신적으로도 높은 위치에 있었다는 또다른 증거가 아닐까 싶다.

영국에도 날리는 여왕이 있었고 어느 나라를 가나 높은 신분의 여성은 존재했지만 어디서도 이집트처럼 전체적이고 독립적이진 못했다. 현대의 페미니즘이 어디선가 불쑥 솟아난 이물질처럼 취급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과거의 훌륭한 모델로 이집트 여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하쳅수트에 관한 정보를 알고 싶어 시작한 책인데 의외로 다른 부분들 모두 알차고 읽을만 했다. 이집트에 관한 서적에 크리스티앙 자크라는 이름이 붙어 있으면 일단은 읽을만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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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1 (양장) - 주홍색 연구 셜록 홈즈 시리즈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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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그 얇고 작은 홈즈 시리즈를 정말 광적으로 찾아 읽었었다. 모르긴 몰라도 국내에 들어온 것 중 내가 읽지 않은 단편 시리즈가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히 틀리진 않을 것이다. 그 짧고 숨막히는 호홉에 질리지도 않고 내리 읽어대단 시절 계몽사였던가? 학생들을 위한 페이퍼백 문고에서 홈즈의 장편들을 꽤 펴냈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내가 두번째로 읽었던 장편이 바로 이 <주홍색 연구>다.

내용은... 홈즈가 명쾌하게 해결한 사건 뒤에 숨어있는 그 비극적인 이야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다. 홈즈의 추리가 주는 통쾌감보다는 어딘지 모르게 씁쓸하고 비극적인 아련함에 대한 기억이 더 컸기 때문에 당시의 구미에는 그다지 맞지 않았는데...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에 보니 코난 도일은 단순히 추리극을 만들어 독자와의 머리 싸움을 하려고 했다기 보다는 그가 살았던 시대를 담고 싶어하지 않았나 싶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고 손을 뗄 수 없는 이야기긴 한데... 이게 정말 새로 번역되어 나온 책인가? 의도적인지 몰라도 단어의 선택이 그야말로 고색창연. 초등학교 때 읽었던 그 시절의 단어가 튀어나오고,원전을 읽지 못한 내가 왈가왈부할 꺼리는 못되지만 여러 출판사에서 무더기로 번역될 당시에 어느 책에선 있었던 내용이 빠진 것도 간혹 보이는듯. 삽화는 정말 마음에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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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평의 문명사 - 고대 그리스에서 현대까지 화장실을 통해 보는 인류 문명사
줄리L.호란 지음, 남경태 옮김 / 푸른숲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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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때문에 급하게 읽었던 책인데... 내용에 그다지 깊이는 없지만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워낙 없었던 덕분에 나름대로 재미있고 또 술술 읽혔다.

일단은 화장실이라는 섹스 만큼이나 금기시된 화제인... 이 분야에 대해 이 정도라도 고찰과 백과사전식 조사가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 똑같이 금기시된 화제인데 섹스는 수많은 역사와 사회, 인류학적인 서적들이 있는 반면 이 분야는 정말 한심할 정도로 적은듯 싶다.

역사 소설에서 너무나 멋진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인물이 실제로는 엄청나게 지저분한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도 이 책이 있기에 가능한 체험이었다.

그런면에서 자료로서의 소장 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내내 느끼던 아쉬움은 아직은 이 책의 저자가 자료를 정리하는 수준이지 이 화장실에 대한 깊은 고찰이나 어떤 사회적이건 철학적이건 의미는 찾지 못했다는 느낌.

음식으로 치자면 재료가 다 들어가긴 했지만 깊은 맛은 없는 요리를 먹는듯한... 넓게 세계 이곳저곳의 화장실 얘기를 훓는 것보다 조금은 뭔가 사회학적인 깊이나 고찰을 만나고 싶다면 이것과 함께 아주 드물게 화장실, 혹은 뒷간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는 한국인 저자가 쓴 자연을 꿈꾸는 뒷간쪽도 읽어보면 좋을듯.

언제나 그렇지만 이렇게 세계를 정리하는 류의 책에 항상 빠지는 우리나라. 중국이나 일본 못지않은 얘기거리가 될만한 화장실 문화가 있었건만... 제대로 홍보하지 못해 일찍 막을 내리는 비주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단순히 위생만을 생각하고 그 재앙은 생각지 않는 서양의 수세식 화장실을 진리로 생각하고 우리의 화장실에 주눅드는 사람들이 참 많다. 좀 당당하게 우리 화장실의 철학을 외국인에게 전하면서 세계적인 보편성과 동감을 끌어낼 책이 이 땅에서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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