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세계신화사전 까치글방 88
아서 코트렐 / 까치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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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남들에게 종종 악취미라고 구박을 받지만 난 사전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내게 사전은 내용이 잘 정리되어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찾도록 해주는 기능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내용이 있는지 차곡차곡 읽어나가는 소일거리로 더 쓸모가 많다. 새로운 사실을 단편적으로나마 알게 되면서 종이를 넘기는 그런 재미는 백과사전에서 많이 찾을 수 있는데 이 책은 신화라는 항목이 나름대로 잘 묶여 깊이 파고드는 즐거움도 준다.

제목은 세계 00 역사, 세계 00 사전이면서 내용은 그야말로 서양얘기만 와르르 모아놓은 종류와는 차원이 다르다. 아시아부터, 아프리카, 유럽, 오세아니아까지 전방위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물론 이 안에 빠진 수많은 신화들의 내용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이 팔리고 있는 한국의 신화는 여기에 일언반구 언급도 되어있지 않듯이 또 세계 어느 한구석에서 왜 우리건 빠졌지? 하고 분노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편성이라는 원칙을 놓고 봤을 때, 한번쯤 짚고 넘어갈만한 것들은 나름대로 충실히, 그리고 편견없이 챙긴 책이란 것은 인정해줘야 할 듯 싶다.

이 책은 읽는 재미도 재미지만 정말 사전의 고유 기능적인 의미에서 그리고 볼품을 고려해서도 한권쯤은 책장에 꽂아놓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도 신화 그림이 그려진 하드커버의 예쁜 표지에 안에 적절히 배치된 컬러와 흑백 그림들이 볼만하다. 읽기 싫으면 그냥 훌훌 넘기며 그림 구경만 해도 꽤 쏠쏠한 재미를 준다...

마지막으로 조금만 아쉬운 소리를 하자면... 하와이 신화(이게 또 구전 스타일로 엄청 재미있음)에 대한 정보와 얘기를 많이 기대했는데 그 부분은 조사가 안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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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산 최상옥 할머니의 개성식 손맛
최상옥 지음 / 디자인하우스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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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책 홍수인 세상이다. 눈만 뜨면 눈부신 데코레이션과 갖가지 이국적 재료를 활용한 요리책들이 식욕을 자극하며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찬찬히 안을 살펴보면 재료나 품이 만만찮게 들고... 어쩌다 한번 있는 이벤트는 몰라도 일상에서 활용하기는 좀 버거운 메뉴들이 많다.

그런데 이 책의 메뉴들은 처음 받았을 때 보면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단촐하다.

흔히 먹는 나물과 김치, 전과 찌개들이 대부분. 고기 요리래도 갈비나 너비아니 같이 너무나 흔한 식단이다.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크게 시간 들것도, 또 재료 구하느라 멀리 백화점 식품 코너를 뒤질 필요도 없는 요리들.

뭔가 대단한 비법을 기대했을 때는 좀 황당하기도 했으나 그래서 난 이 책이 마음에 든다. 많이 써야 1년에 3-4번 활용되는 그런 특별한 요리가 아니라 아무데나 턱 펼쳐놓고 보면 저녁반찬 한끼나 해결되면서도 내가 놓치고 있는 정갈하고 깊은 맛을 찾게 해주는 포인트가 있는 책. 또 무심코 버리던 재료의 활용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게 됐다.

오랫만에 쓰임새가 많을 것 같은 요리책을 하나 구했단 느낌이다. 아쉬움 것이 있다면 용수산에서 맛있게 먹었던 전골에 대한 정보를 기대했는데... 역시 영업 비밀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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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 탐정들
폴 반 엮음, 김우영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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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온 50개의 고고학적인 발굴 사례들을 보면서 소위 업적이라고 할만한 성과는 끈질긴 몽상가들만이 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과학을 알면 알수록 학문에는 상상력이 필요하단 생각을 많이 했는데 비단 과학 뿐 아니라 모든 학문에는 몽상가에 편입될 정도의 상상력과 함께 편집광적인 집중력, 그리고 이 책에서 주장하듯 추리력이 있어야 뭔가 건져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유럽 이렇게 우리가 살고 있는 대륙과 발굴이 가능한 바다 속에 있는 유명한 -학문적으로 인증된- 고고학적 유적이나 유물들을 추려내어 최대 5-6쪽 정도의 내용으로 압축해 그 의미와 발굴자, 성과 등에 대해 다이제스트 해주고 있다.

이집트, 마야 등 소위 아주 유명하고 내용이 많이 알려진 유적지에 대한 정보는 양에 차지 않겠지만 그렇게까지 매스컴을 타지 않았던 곳들에 대한 정보는 고고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입문 동기를 부여하는 구성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길게는 몇십년 전이라 폐기된 내용을 포함해 짧아도 십수년 이상 전의 정보를 만나는게 고작이었던 이런 류의 고고학책으로선 드물게 내가 살고 있는 현재와 10년 안쪽의 차이를 두고 있어 비교적 최신 정보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만족.

특히 현재에 발굴 중이라서 연구 중인 유적지에 대한 정보는 고고학 매니아까지는 아니더라도 역사에 흥미를 갖고 있는 아마추어 입장에서 어떤 기대감을 갖게 한다. 

책 뒷머리에 정리된 주요 인물과 용어, 연대표는 상당히 친절하고 색인도 잘 되어 있어 사전처럼 써먹기도 좋다.

가볍고(내용이 가볍단 얘기는 아니고.  하드커버라 무게는 상당함. -.-) 읽기 편하게 되어 있으면서도 내용부터 편집까지 알찬 느낌의 잘 만든 책이다.    오랫만에 만난 오타를 발견하기 힘든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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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레가트의 생애와 발레 테크닉
ANDRE EGLEVSKY 외 / 금광 / 199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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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번 올렸다가 게시판 오류로 날아가는 바람에 접어뒀는데... 그냥 앉은 김에.

니콜라스 레가트.   20세기 중반까지 날렸던 무용수들의 입에 계속 회자되던 이름이라 관심이 있었고 또 한글로 읽을 수 있다는 기쁨에 선뜻 잡았는데 전반부는 그럭저럭 만족할 수 있었다.

60쪽까지는 텍스트 위주로 레가트의 생애와 그의 교육법에 대한 제자들의 회고록 등등 그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들을 가볍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61쪽부터는 그의 발레 기법 클래스를 기록한 동작 연결표와 그의 렛슨 반주 악보 사보들로 책의 대부분이 채워져 있다.   (A4지 공책 사이즈의 책이라 특이한 판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악보들 때문이라도 이 사이즈일 수 밖에 없다) 

실전된 그의 교수법에 대해 줄기라도 따라가보고 싶은 교육자나 전공자들에겐 유용한 지침이 될지 모르나 주말 애호가에겐 책의 2/3이 무용지물에 가깝다.

레가트에 대해 입문하는 정도라면 큰 문제가 없으나 그에 관해 깊은 내용을 알고 싶은 사람은 원서를 찾아보는 것이 현명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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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의 발레 마스터 부르농빌
월터 테리 지음, 김학자 옮김 / 예니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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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농빌이란 인물에 대한 전기로선 나무랄데 없다는 느낌.   과히 두툼한 책은 아니지만 부르농빌 개인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부터 그의 작품들과 또 그의 발레가 끼친 영향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유명한 아버지인 앙트완부터 시작되는 부르농빌 가계와 오귀스트 부르농빌 개인에 관한 얘기들.그리고 그의 교류범위를 따라 그 시대 발레 전반에 대해서도 맥락 파악이 가능할 정도로 내용이 쉽지만 알차다.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는 사진 자료들도 내용에 어울리게 적절히 배치되어 있고 (이 기본적인 것이 안된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사진에 대한 설명도 괜찮음.

역자는 서문에 무용학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지만 무용학도 뿐 아니라 전문성 없는 일반인들이 읽기에도 전혀 무리없는 이야기식의 내용.

단! 이름 표기가 우리에게 익숙한 영어식이 아니라 덴마크식 발음이기 때문에 고유명사를 구별하는데 약간 헷갈릴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병행 표기를 해주던가 하는 식의 역자의 배려가 조금은 아쉬웠다.     대표적인 것으로 지금 기억나는데 피터 마틴스가 페테르 마르틴스로.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 꼬부랑 글씨 대신 편하게 우리 글을 읽게해주는 이런 책들이 좀 많이 번역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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