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세계사>는 잘 와닿지 않는 제목이다. 조금 더 직관적으로 와닿는 키워드는 사실 '아틀라스'다. <변화하는 세계의 아틀라스>, <아틀라스 세계사>처럼 지도들을 통해 세계사를 풀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굳이 '아틀라스'라고 붙이지 않은 출판사의 마음도 이해가 된다. 지도엔 아무 관심도 없는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전혀 부족함이 없을 테니까. 하지만 아무리 봐도 정교한 지도와 도표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 11월 25일, '이번 주도 만선' 중에서
언젠가 이 서재를 통해서도 소개 되었던 <르몽드 세계사>가 많은 사랑을 받으며 12월 19일 현재, 알라딘 역사분야 베스트 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에 각지의 선생님들이 <르몽드 세계사>에 대한 추천사를 보내 주셨네요. 과연 현장의 선생님들은 이 책을 어떻게 보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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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 태능고등학교 김육훈 선생님
"예측 불가능한 세상, 역사에 길을 묻는 수밖에"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우리 삶 전체를 옥죄어온다. 도대체 하고 많은 국제전문가와 경제 금융전문가는 모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일이 이 지경이 되었을까? 내 삶을 내가 주관할 수 없을 때처럼 허망한 적은 없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내 자산이 반토막이 되고 내 미래가 난도질당한 다음에야 문득 깨닫는다. “우린 정말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구나.”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세상, 이런 때일수록 역사에 길을 물을 수밖에 없다. 추세가 어땠는지, 변화가 이룩한 성과가 무엇이며, 해결해야 할 어떤 과제를 남겼는지, 돌아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오늘 우리의 문제를 대면하기 위해 역사의 신에게 지혜를 묻는 《르몽드 세계사 -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전지구적 이슈와 쟁점들》은 그래서 반갑다.
《르몽드(Le Monde)》는 ‘세계’란 뜻의 제호를 가진 대표적인 프랑스 언론매체이고, 《르몽드 세계사》는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는 언론관으로 오랜 세월 국제사회를 관찰한 결과를 담고 있는 책이다. 힘의 질서에 주눅들지 않고 세계를 관찰하고, 배경을 들추어보기 위해 탐색한 결과들로, 그 내용을 보면 우리시대의 위기 징후를 정당하게 포착하면서도, 대안을 모색하려는 시선을 감추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르몽드 세계사》는 ‘진실’을 강조하는 《르몽드》의 언론관이 현상에 대한 입체적이고 깊이 있는 분석의 결과 얻어지는 통찰력을 통해서 실현됨을 분명히 보여준다. 게다가 아름답기까지 한 수많은 지도와 도표들이 이러한 진실을 시각화하고 있다. 이 세련된 지도제작술 덕분에 세계는 우리 뇌리에 하나의 이미지로 깊이 각인된다.
우리에게 열쇠가 없다면 집 안에 들어가기 어려운 것처럼, 우리가 인식하고자 하는 세계 또한 열쇳말이 없다면 가까이 하기 어렵다. 《르몽드 세계사》는 수많은 사건과 사실을 지역과 연도별로 마구 늘어놓은 여느 역사책이 아니다. 이 책은 이미 하나가 되어 있는 ‘세계’를 인식 대상으로 삼고, 이 복잡하고 역동적인 세계에 다가설 수 있는 104개의 열쇳말을 준비했다. 〈귀환 불능지점에 다가선 지구온난화〉, 〈도전받는 미국의 헤게모니〉, 〈국제이주의 지경학적 현실〉, 〈투기에 빠진 연기금〉, 〈중동의 석유, 물, 그리고 전략〉, 〈동양의 화려한 귀환〉과 같은 글을 읽노라면 바야흐로 우리는 스스로 문을 열고 세계를 대면할 준비를 할 수 있게 된다.
노자는 소국과민(小國寡民), 작고 인구가 적은 나라를 이상으로 삼았다.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 함께 이상을 이야기하며 협력하여 공동의 미래를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꿈은 노자 시대에도 현실이 되기 어려웠으나, 그와 같은 꿈을 꾼 자들이 없었다면 그 이후 삶이 어땠을까도 자명하다. 우리시대를 정면에서 바라보려는 분들, 무엇보다 진실된 시선으로 우리시대 세계를 인식하려는 분들, 함께 꿈을 꾸며 그 꿈을 이루려는 노력을 가치 없다 치부하지 않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 김육훈(<살아있는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저자, 서울 태능고등학교 교사)
#2 서울 용문중학교 김민수 선생님
"세계사 공부의 열쇠는 지도, 이제 이 책을 펼쳐라"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의 붕괴로 촉발된 세계 경제의 비틀거림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이는 세계화된 오늘날의 현실을 단편적이고 치명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중 일부일 뿐이다. 몇 해 전부터 ‘세계화’를 논하는 수많은 책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최근에 나온 《르몽드 세계사》는 오늘날의 세계화와 세계화된 지구촌의 공통 해결 과제, 그리고 세계 각 지역 간의 갈등과 쟁점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해주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집이다.
오늘날 학교교육은 과거보다 더 복잡하고 더 상호의존적인 세계의 현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 이해 교육의 선봉에 선 교과목은 ‘세계지리’와 ‘세계사’라 할 수 있는데, 그러나 지금의 세계를 직시하기에는 교과서의 지면도 부족하고, 심층적인 자료도 많이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들 부족함을 지리부도나 역사부도를 활용하여 간극을 메우려 애를 쓰지만, 부도책들 역시 별로 친절하지 못하다. 단순하게 제작된 지도와 이미지 자료가 죽 나열되어 있어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에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르몽드 세계사》는 지리부도와 역사부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고 본다. 명확한 주제 설정, 그리고 그 주제를 부각하는 시각화된 지도와 통계자료, 깊이 있는 설명, 꼼꼼한 자료, 그리고 참고 웹사이트의 출처까지도 밝히고 있어서 현행 세계사와 세계지리 교육, 그중에서도 특히 현대 세계사 부분을 보충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게끔 도와주는 친절한 책이다. 현재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환경문제와 변화하는 지정학, 세계화의 명암, 끊임없이 형태를 달리하는 분쟁, 그리고 세계 변화의 핵심으로 작용하는 아시아 지역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분석하고, 독자로 하여금 세계를 이해하도록 돕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머리말로 들어 있는 〈세계라는 무대〉를 제일 먼저 읽어볼 것을 권한다. 이 글은 오늘날의 경제와 생태, 무역과 군사활동, 환경과 사회운동, 역사와 인간의 갈등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의 관계와 그 상호작용을 밝히기 위해서 ‘지도’라는 도구를 사용한 배경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독자와 소통하기 위해 ‘지도’라는 매체를 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결론적으로 매우 탁월한 선택이라고 본다. 지도만큼 공간에 대한 관계맺음을 잘 표현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는 없다. 이 책에서 지도는 연구자료이자 결과물인 복잡한 통계자료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하여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또한 공간과 공간 간의 이해관계를 다양한 색상, 다각적인 방향, 경계를 표시한 선과 면적을 차지하는 부피감으로 버라이어티하게 표현하고 있다. 시간을 표현한 지도는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갈등이 아닌 ‘연속성’의 측면에서 강조하면서, 그 변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돕고 있고, 그리하여 궁극적으로 시간을 표현한 지도는 예측가능한 ‘미래’를 제시한다.
‘지도’로 표현한 세상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오늘의 현실을 이해하기 위한 효과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책을 읽는 독자에게는 지도에 표현된 공간의 구성원으로서 ‘지구촌 문제의 이해와 해결’이라는 과제를 부여함으로써 모순적인 현실 공간에 대한 참여 욕구를 부여하고 있다. 요지경같이 복잡한 세상에 대한 본질적인 해석의 열쇠는 지도에 있었다. 이제 그 지도를 펼쳐보자!
- 김민수(서울 용문중학교 교사)
#3 서울 중동중학교 최병천 선생님
"오직 ‘진실’을 향해 질주하는 지성들의 치열함에 경의를"
지도는 예술처럼 세계를 제작하는 방식 중 하나다. 인간은 지도를 통해 그들이 본 사실과 원하는 사실을 절묘하게 혼합해가며 미래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여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야심차게 기획한 책이 한 권 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바라보는 세계는 인간으로 인하여 위험으로 가득 찬 곳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책마다 가득 찬 지도는 그 위기들을 기록한 인간 욕망의 지도에 다름 아니다. 책은 환경오염과 전쟁으로 망가진 지역과 분쟁 지역이 정확히 어디쯤 붙어 있는지, 어떤 이유로 인해 ‘환경오염지대, 분쟁지대’라고 불리게 됐는지 소상히 설명함과 동시에, “여기 이런 문제가 정말로 있다, 그리고 그 문제는 온전히 우리의 책임이다”라는 깨달음을 제공한다.
비록 세계사라는 이름이 붙었더라도 원제가 아틀라스임을 감안해보면 이 책이 공간적 배경에서 지리적 관점으로 쓰였다는 것을 쉽게 간파할 수 있어, ‘르몽드 세계지리’라 불리어도 손색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참신한 지성’이라 불리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집필진은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여러 사안들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설명하여 독자로 하여금 현대 사회를 한층 정연하고 겸허한 시야로 직시하게끔 만든다. 질주하는 지성들이 오로지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할 각오”로 쓴 이 책을 읽는다면, 당신도 이들의 치열함에 감탄하고, 이 책을 집어 든 것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최병천(전국지리교사연합회 회장, 서울 중동중학교 교사)
* 소중한 원고를 제공해주신 세 분 선생님들과 휴머니스트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