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격을 두고 우석훈 교수의 신작 두 권이 연속 출간 되었습니다. <88만원 세대>,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에 이은 '한국경제대안 시리즈' 3권인 <촌놈들의 제국주의>와 '속도.성장.개발의 딜레마'에 빠진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직선들의 대한민국>이 그것. (저희 '만선'에 2주 연속으로 문을 닫고 타셨다는 공통점도)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각 출판사 담당 편집자 분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어보는 '우리 책' 이야기!
자, 그럼 시작합니다~

* "대한민국에 진짜 필요한 딱 한 방!" <직선들의 대한민국>

우석훈 선생의 전화를 받은 건 잠기운이 아직 다 달아나지도 못한 아침나절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한 방’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어요?” “네? 뭐라구요?”

새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봄이었다. 지난 10년의 민주화 세력의 집권이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침체된 한국 경제를 살릴 수만 있다면 뭘 해도 봐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사람들이 출근을 하던 그런 쌀쌀한 아침이었다.

도대체 무엇으로 이 ‘경제지상주의’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지, 가난한 이들이 부자들을 편드는 이 이상한 대한민국이 어떻게 도래하게 된 것인지, 뚜렷한 해답도 없이 생각들이 산만하게  흩어지던 즈음에 걸려온 우석훈 선생의 전화였다.

<직선들의 대한민국>은 그렇게 시작된 책이다. 우석훈 선생은 지난 ‘참여정부’ 아래에서는 이른바 ‘좌파들’ 비판을 너무 신랄하게 해서 조금 걱정도 되던 분이었다. “사람 사는 문제가 보수와 진보로 판단이 될 리가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생태경제학’이라는 생소한 관점에서 쏟아놓는 이야기들이 뒷통수를 치는, 그런 분이었다.

“앞으로 우리가 예상치도 못한 문제들이 끊임없이 생길 텐데, 그때그때 대응하는 게 아니라 진짜 문제가 뭔지 정곡을 찌르는 ‘한 방’을 이야기해 보려구요.” 그 ‘한 방’을 위해 탄생한 책이 바로 <직선들의 대한민국>이다. 지난 현대사가 ‘건설회사의 역사’와 동일한 나라, 그래서 건설사 CEO를 급기야 정치의 수장으로 뽑은 우리들의 열망에, 이 책은 직격탄을 날린다.

이 책을 읽으면 세상을 막무가내로 밀어버리는 ‘불도저’를 욕하지만, 사실 우리 스스로도 또 다른 ‘작은 불도저’가 아니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생각의 끝은 명랑하고 멋지다. 만화 <심슨 가족>처럼 현실적이고 냉철하지만, 유머와 상상력 그리고 공존의 가치를 일깨우는 그런 책으로 앞으로 5년이 아니라, 꽤 오랫동안 독자들의 마음에 살아있을 책이다. 

(- 웅진지식하우스 에디터 김보경)

* "호외요! 한국경제대안 시리즈 3권이 나왔습니다!" <촌놈들의 제국주의>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펴낸 날은 마침 대학 동기들과 시청에서 약속이 잡혀 있었다. 방금 제본소에서 넘어온 책을 건네받은 편집자의 마음은 뭐랄까, 마치 호외를 받아들고 거리를 뛰기 시작한 신문팔이 소년과 같다. 촛불들이 점점이 불꽃을 켜는 서울의 밤거리에서 이 책을 꺼내들고는 "한국 경제 대안 시리즈 3권이 나왔습니다!"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을 알아줄 사람은 아마 찾기 힘들 것 같다.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시청 앞은 이미 불을 켠 촛불들이 흥겹게 파도처럼 출렁인다. 저 불빛 속에는 이 호외를 흔쾌히 받아들 사람들이 있을까. 낮에는 회사 일에 밤에는 촛불로 녹초가 되었음에도 환하게 웃으며 나를 맞이하는 서른세 살 노총각 친구를 보니 괜히 반갑다. 그에게 우선 이 호외를 건넸다. 한국사회를 거시적 안목으로 보며 30년 앞의 미래에 민감하게 반응할 사람들에게 이 책을 한 권씩 권한다는 말과 함께.

실은 이 책을 만들면서도 저자 우석훈 씨가 말한 ‘평화경제학’이 형용모순은 아닌가 따져보기도 했다. 효용만 따지는 개발 패러다임에 파묻힌 사람들이 ‘평화경제학’의 참뜻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나부터 자신 없었던 것이다. 대통령부터가 ‘촌놈’인데 어떻게 대다수 독자들에게 세련된 세계관을 요구할 수 있으랴.

그런데, 아니 글쎄, 촛불 시위 소식을 하나둘 접하다보니 스스로 참여하는 데에 망설임 없고 집회 문화를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또한 한켠에 있다지 않는가. 그래서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이 모든 세련된 촛불소년들에게 이 책 <촌놈들의 제국주의>를 권한다!

(- 개마고원 편집자 박대우)
 

*  "우석훈 씨 인터뷰를 조만간 해야할텐데…" 알라딘인문MD
왼쪽에 보이는 순위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6월 20일 알라딘 사회과학 베스트 셀러 순위입니다. 출간일과 실제 알라딘 DB 등록일과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출간 10일 만에 1위를 차지한 <촌놈들의 제국주의>의 기세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AFKN의 "이글 FM" 식으로 말하자면, "총알과 같이 순위에 진입!")
한편, 이번 주 월요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직선들의 대한민국>은 아직 14위에요. 이것 역시 대단한 기세이지만 '아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분명 그곳이 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은 바로 다음 주 순위입니다. 과연 다음 주에는 이 순위가 어떻게 될 것인가, <촌놈>이 1위를 지킬 것인가, <직선>이 치고 올라올 것인가, 함께 힘을 받아 6위에 올라 있는<88만원 세대>는 어디까지 다시 올라갈 것인가, 하는 것들. 어쩌면 우리는 같은 저자의 책이 분야 1, 2, 3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초유의 사태'를 목격할지도 모릅니다!
어쩐지 신나는데요. 저만 신나는 걸까요? 아니에요. 아마 우석훈 교수님도 신이 나셨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저자 인터뷰를 하는 일인데… 뭐 어쨌거나.
아, 서두에서 제가 '우리 책'이라는 표현을 썼지요. 그렇습니다. 결국 이 두 권의 책이 다 오늘 이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니까요. 그래서 정말, 즐겁습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자본> 두 권이 3, 4위에 올라와 있는 것도 인문사회MD로서 정말로 행복한 일!)
자, 그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음 주를 기다리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쉽지 않은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신 김보경, 박대우 두 담당 편집자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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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8-06-20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8만원도 은근 꾸준히 팔리는거 같더군요. 촌놈들의 제국주의 급격 상승이군요. 소개된지 한주밖에 안된거 같은데.

활자유랑자 2008-06-21 0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런 책들을 지켜보는 것이 이 직업의 재미랍니다. :)

마늘빵 2008-06-22 00:35   좋아요 0 | URL
행복한 직업이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