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 전 세계를 감동시킨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김수미 옮김 / 토네이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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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

📗 칼 필레머

📙 토네이도

 

 


매일 함께 지내는 사람과 대화가 줄어들고다정함보단 습관이 앞설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곤 한다. “우리가 맞는 선택을 한 걸까?” 결혼이든 연애든 오래 지속되는 관계는 언젠가 낯설게 느껴질 순간을 마주한다그럴 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사소한 말 한마디로 상처받고혼자 끙끙 앓다가 결국엔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는 경험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관계는 점점 의무로 바뀌고서로에 대한 이해보다는 기대만 남는다나만 그런 게 아닐 텐데괜히 혼자 불안해진다.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았더라면은 코넬대 사회학자 칼 필레머 교수가 700여 명의 부부를 인터뷰하며 얻은 30가지 관계의 지혜를 담은 책이다결혼사랑파트너십갈등존중대화 등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실제적인 이야기들이 살아 있는 목소리로 전해진다.

 


이 책은 거창한 처방전 대신 아주 작은 것부터 제안한다화난 채 잠들지 않기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기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별것 아닌 것 같지만실천하지 않으면 결국 쌓이고 무너지는 것들이다. ‘우리가 문제였던 게 아니라우리가 몰랐던 게 많았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려 30, 40, 70년을 함께 살아낸 사람들이 들려주는 말이기에이 조언들은 단순한 조언이 아니다실패와 후회를 통과한 이들이 마지막에 건져 올린 진심이다이론도통계도 아닌 인생 전체가 증명해낸 지혜그래서 더 무겁고도 믿음직스럽다.

 

관계가 잘 풀리지 않거나혹은 지금 괜찮다고 느끼더라도 이 책은 왜 괜찮은지를 돌아보게’ 만든다지나간 실수와 앞으로의 선택을 미리 돌아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특히 결혼을 준비하거나함께 살아가는 것이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두고두고 곱씹을만한 말들이 가득하다.

 


사랑은 선택이지만관계는 기술이다그 기술은 마음에서 나오지만행동에서 완성된다이 책은 관계가 어려운 당신이 잘못된 게 아니라배우지 못했을 뿐이라는 점을 다정하게 일깨워준다늦지 않았다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남편이고아내이고연인이며자식이자 부모다누군가와 연결되어 살아가는 우리는 결국 관계로 성장한다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가만히 다가와 속삭인다. “서툴러도 괜찮아사랑하는 법은 평생 배우는 거니까.”

 

 

#이모든걸처음부터알았더라면 #칼필레머 #토네이도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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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이 뭐길래 - 33가지 논쟁과 10가지 개념으로 읽는 생활 인문학
마작가 지음 / 페스트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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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페스트북 출판사(@festbook.media)으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 입니다.

 

📕 탄핵이 뭐길래

📗 마작가

📙 페스트북

 

 


뉴스는 끝났다. 대통령은 파면됐고, 새로운 사람이 청와대에 들어갔다. 그런데... 다들 다 안다고 말하는데, 나만 그런가?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책을 폈다. 탄핵이 뭐길래, 이제라도 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딸이 물었다. “엄마, 그 대통령은 왜 잘린 거야?” 순간, 입이 얼어붙었다. 부끄러웠다. 뉴스를 보고 기사도 읽었지만 정작 내 말로는 설명하지 못했다. 알고 있는 듯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다. 그때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이 책은 '탄핵'이라는 단어의 껍데기를 벗기고, 그 안에 담긴 헌법, 권한, 시민, 저항, 책임 같은 단어들을 내 손바닥에 하나씩 올려놓는다. 딱딱한 설명이 아니다. 마치 친구가 , 네가 사장인데 부하직원이 이상한 짓 하면 어떡하겠냐?”고 묻듯 이야기해준다.

 

누가 당선되었고, 누가 퇴장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이 제도가 왜 작동했느냐는 점이다. 이 책은 탄핵이라는 특별한 사건을 통해 우리가 만든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이 어떤 작동 원리를 가지고 있는지를 짚는다. 그리고 그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건 정치 이야기같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인문학 수업 같았다. 일사부재리, 시민 저항권, 삼권분립어려운 말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그냥,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상식들이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담긴 판결문 일부를 직접 읽으면서 소름이 돋았다. 정치적 격랑 속에서도 이라는 기준이 있었기에 나라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대통령이든, 헌법 위에 설 수 없다는 메시지. 이걸 지금이라도 배웠다는 게 다행이다.

 

중학생인 아이와 이 책의 일부를 함께 읽었다. 놀랍게도 아이가 이해했다. “그럼 나쁜 대통령이 또 나오면 우리도 막을 수 있는 거네?”라는 말에 묘한 안도감이 들었다. 이 책은 단지 어른을 위한 시사 해설서가 아니다. 다음 세대에게 꼭 물려줘야 할 시민 교육서다.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지금, 우리는 또다시 무관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은 감시를 멈추는 순간 녹슨다. 이 책은 탄핵이라는 사건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는 사실을 조용히 되새긴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모를 수도 있다. 그렇게 살아도 된다. 하지만, 잘못된 결정을 알아차리고 멈추는 법을 안다는 건 굉장한 능력이다. 나는 이제야 그걸 배운 기분이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이 책을 통해 조금은 더 생각할 줄 아는 어른이 된 것 같다.

 

#탄핵이뭐길래 #마작가 #페스트북 #민주주의수업 #정치시민교육 #생활법률 #인문학책추천 #법과정치 #비판적시민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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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 리더의 말이 달라지면 회사는 성장하기 시작한다
고구레 다이치 지음, 명다인 옮김 / 갈매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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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갈매나무 출판사(@galmaenamu.pub)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

📗 고구레 다이치

📙 갈매나무

 

 


나는 리더가 아닌데, 이 책을 내가 읽어도 괜찮을까?” 처음엔 그 생각부터 들었다. 알아서 잘하라고 하지 않고 명확하게 일 맡기는 기술이라는 제목은 누가 봐도 리더를 위한 책이었다.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다. 일을 맡는입장일수록, 리더가 어떤 방식으로 말해야 하는지를 알면, ‘왜 일이 자꾸 엇나가는지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회사에서 제일 답답한 순간은 이 일을 왜 하는지 모를 때. 분명 시켜서 했는데, 결과를 내면 그건 내가 원한 게 아니었어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어느 순간부터 알아서 잘해줘는 지시가 아니라 퍼즐이 되어버렸다. 이 책은 그 퍼즐의 구조를 파헤쳐준다. 리더의 입장이지만, 들여다보면 내가 겪은 모든 답답함의 원인이 보인다.

 

저자는 팀원이 행동하지 않는 이유는 몰라서가 아니라, 말이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말이, 리더만이 아니라 모든 직장인의 언어 문제임을 조목조목 짚는다. 우리 모두 말은 잘하지만, 일에 대해 말하는 법은 따로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회의도, 보고도, 지시도 엇갈리는 거다.

 

책은 6개의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리더십, 관리, 목표, 지시, 질문, 전달. 얼핏 보면 리더를 위한 구조 같지만, 읽다 보면 알게 된다. 이건 리더가 말하는 방법이자, 내가 받아들여야 할 신호체계다. , 리더의 말을 해석할 수 있는 암호 해독서에 가깝다.

 

예를 들어, “이 프로젝트를 잘 끝내주세요라는 말은 모호하다. 근데 저자는 이렇게 바꾼다. “고객이 제품을 혼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UX를 개선해주세요.” 이걸 듣고도 일을 잘못할 수는 없다. 나 역시, 지시가 모호할 땐 구체적인 기대치부터 질문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특히 인상 깊게 본 부분은 기대치는 ○○△△할 수 있도록이라는 문장 틀이다. 이건 단순한 말의 변화가 아니라, 업무를 정의하고 합의하는 방식이었다. 괜히 좀 더 자연스럽게같은 추상적인 피드백에 멘붕 오지 말고, “고객이 첫 화면에서 기능을 바로 이해할 수 있도록처럼 정확한 기준을 묻고 만들어야 한다는 것. 나 같은 실무자에게도 엄청 실용적인 팁이었다.

 

리더가 애매한 말로 넘길 때, 예전엔 속으로만 씩씩댔다. 근데 이제는 그 모호함을 정리하고, 다시 질문하는 것도 내 역할이라는 걸 알게 됐다. 팀이 잘 돌아가기 위해선 위에서 말하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말을 다시 묻는 힘이 필요하다는 걸 이 책이 말해줬다.

 

결국 이 책은 리더의 언어를 이해하는 책이자, 나의 언어를 정리해주는 책이었다. 무조건 리더가 되어야만 필요한 책이 아니다. 일을 제대로 맡고, 제대로 되돌려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일독하기를 권한다.

 

#알아서잘하라고하지않고명확하게일맡기는기술 #고구레다이치 #갈매나무 #리더 ##언어화 #명확화 #행동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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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나이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윤경 옮김 / 반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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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장미와 나이프

📗 히가시노 게이고

📙 반타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상상을 해본 적 있을 거다. ‘내가 생각하는 그 사람이 사실은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존재라면?’ 사랑하는 가족, 오래된 친구, 평생을 함께한 연인조차 사실은 나를 속이고 있었다면? 장미와 나이프는 바로 이 불편한 상상을 실현시킨다.

 


사람이 가장 무서워질 때가 있다. 따뜻한 말과 웃음 뒤에 어떤 감정이 도사리고 있을지 알 수 없을 때. 그럴싸한 겉모습에 속아 안심하다가, 뒤통수를 후려치는 진실에 무너져 본 적 있는가? 이 책은 그런 인간의 민낯을 파헤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몇 권 읽었지만, 이 책은 좀 다르다. 더 서늘하고, 더 집요하며, 더 인간적이다. 이 작가가 어떻게 히가시노 월드를 만들었는지, 왜 그 세계관에 수많은 팬들이 몰입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단순한 추리가 아니다. 이건 감정 해부서에 가깝다.

 


장미와 나이프는 다섯 개의 단편이 들어 있다. 각 이야기는 상류층을 고객으로 둔 비밀 탐정 조직 '탐정 클럽'이 중심이다. 단편이라는 형식이 오히려 강렬한 한 방을 날린다. 각각 독립된 사건 같지만, 공통점은 있다. 바로 사람이 가장 무섭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는 꼭 죽는다는 것.

 


히가시노는 복잡한 트릭을 내세우는 듯하면서도 끝내는 사람의 마음으로 귀결시킨다. 죽음, 배신, 질투, 은폐, 자살자극적인 키워드들 속에서 탐정들은 냉철한 시선으로 실타래를 풀어간다. 놀라운 건, 읽는 우리도 어느새 추리의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이다.

 

왜 이런 식의 전개를 택했을까? 감정 없는 어조로 진실을 폭로하는 탐정들의 모습은 어쩌면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일지도 모른다. 그들의 무미건조함은 이야기 속 인물들의 욕망과 대비되며, 독자에게 서늘한 전율을 안긴다.

 

이 책을 지금읽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여름의 무더위를 단숨에 잊게 해줄 만큼 서늘한 이야기가 필요하다면, 바로 이 책이다. 단편이라 짧게 읽을 수 있지만, 그 여운은 길게 남는다. 무엇보다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이 붙은 작품 중 가장 그의 정체성이 뚜렷한 책이다.

 


당신은 이 책을 덮고 나서, 주변 사람을 다시 바라보게 될지도 모른다. 웃고 있는 그 사람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인지, 나에게 말하지 않은 비밀이 있는 건 아닌지. 장미와 나이프는 그런 의심을 슬쩍 심어놓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페이지를 넘긴다. 무섭게 교묘하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자기 삶의 탐정일지도 모른다. 타인을 의심하고, 나를 방어하며, 진실을 외면하거나 마주하며 살아간다. 장미와 나이프는 그런 우리에게 조용히 말을 건다. “진실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은, 정말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히가시노게이고 #장미와나이프 #반타 #소설추천 #책추천 #여름방학 #추리소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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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재판관 - 헌법재판관 문형배 이야기, 2025년 하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우수선정도서 선정
고은주 지음, 김우현 그림 / 문학세계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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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럽북님(@lovebook.luvbuk) 서평단에 선정되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느티나무 재판관

📗 고은주 저/김우현 그림

📙 문학세계사

 

 

요즘 같은 시대에 법이라는 단어가 주는 인상이 어떠한가. 딱딱하고, 복잡하고,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가. 그 안에 사람의 체온이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나 역시 하면 거리감부터 느꼈던 사람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책을 덮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정의는 그늘에서 자란다는 것을. 그것도 아주 오랜 시간, 말없이.

 

어른이 되고 나면 자연스럽게 무엇인가를 잃는다. 어릴 땐 좋은 사람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지금은 손해 보지 않고 사는 법을 먼저 배우게 된다. 정의라는 단어는 너무 무겁고, 현실은 너무 바쁘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으며 처음으로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나도 한때는 누군가의 형배였을까, 아니면 누군가의 김장하였을까.

 

책은 느리게 흐른다. 사건이 확 터지는 것도 아니고, 인물들이 극적으로 충돌하지도 않는다. 그냥 한 아이가 자라고, 책을 읽고, 친구와 걷고, 어느 날 재판관이 된다. 그런데 그 일상이 그렇게 벅찰 수가 없다. 아마도 이유는 하나. 나 역시 그런 평범한 하루 속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 동화는 놀랍도록 우리 이야기.

 

형배는 책을 품에 안고 달렸다. 누군가는 이 장면을 그냥 지나칠지 모르지만, 내겐 자꾸 되돌아보게 되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나도 그렇게 책을 품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그냥 한 페이지라도 더 보고 싶었을 뿐인데, 형배는 거기에서 삶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책이라는 건, 때로는 그런 식으로 사람의 길을 바꾼다.

 

책 속에서 형배는 자살 시도자에게 한 권의 책을 건넨다. 그리고 자살은 살자라는 말로 들린다고 말한다. 이 한마디에 나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가 판사로서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이런 판사가 있다는 사실이, 지금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나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를 절실히 느꼈다.

 

이 책은 정의를 법전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느티나무 그늘 아래에서 함께 책을 읽고, 친구와 나눈 눈빛, 말없이 건넨 반찬 한 그릇, 그런 것들이 쌓여서 결국 한 사람을 만든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힘이다. 문형배라는 인물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넘어서, 우리 각자의 삶에도 그만큼의 따뜻함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너무 많은 말을 들으며 살고 있다. 그래서 조용한 이야기 하나가 간절해진다. 느티나무 재판관은 누군가 소리치지 않더라도 충분히 전해지는 진심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그 진심은 결국 사람을 바꾼다. 나부터도, 그렇게 조금은 변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까.

 

나는 이제야 알겠다. ‘평균인이라는 말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형배는 영웅이 아니다. 슈퍼히어로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그 누구보다 특별했다. 왜냐하면 그는 끝까지 사람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움도, 정의도, 우정도, 사람을 중심에 두었다. 그래서 그가 낭독하는 결정문 한 문장이 이렇게 오래 남는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내 어린 시절 친구들이 생각났다. 이름도 희미해진 누군가가, 형배처럼 여전히 내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머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쩌면 그들도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그 시절 느티나무 같은 나를. 아니면 책 한 권 품고 달리던 소년을. 우리 모두 그런 누군가의 형배였을지도 모른다.

 

#느티나무재판관 #문형배 #고은주작가 #어른을위한동화 #실화바탕동화 #법과정의 #사람중심의판결 #성장의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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