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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 - 불확실성의 시대를 읽어내는 경제학
에드 콘웨이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5년 4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
📗 에드 콘웨이
📙 이화북스

요즘 같은 시대에 경제 뉴스 한 줄도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인플레이션이 어쩌고, 기준금리가 어떻고, 환율이 들쭉날쭉하다고들 하는데 이게 내 일상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모른 채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삶의 선택지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경제를 모른다는 건 결국 ‘판단을 유예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그건 곧 타인의 결정에 의존하게 된다는 뜻이다.

나 역시 그랬다. ‘경제학’이란 단어만 들어도 수요와 공급 곡선, 어려운 수식, 논쟁적인 용어들이 떠올라 거리감을 느꼈다. 숫자와 그래프의 세계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은 그 선입견을 깨는 데 탁월한 역할을 했다. 『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는 복잡하고 멀게만 느껴졌던 경제학을 아주 현실적인 언어로 바꿔주며, ‘경제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라는 본질을 드러낸다.

책은 총 6부, 50개의 키워드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주제는 독립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굳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순차적으로 읽어가며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흐름과 맥락을 따라가는 것이 더 흥미로웠다. ‘보이지 않는 손’부터 ‘행복 경제학’까지, 전통과 최신 이슈를 아우르는 구성이 특히 인상적이다.

에드 콘웨이는 기자 출신 저자답게 현실과 이론을 오가는 유연한 문체를 구사한다. 보수와 진보 경제학의 대립을 다룰 때도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이고도 생생하게 정리해준다. 경제학이라는 학문을 두고 서로 충돌하는 시선들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면에 있는 인간 행동의 본질까지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저자의 통찰력이 돋보인다.

특히 ‘피드백 루프’와 같은 개념은 지금의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자산 가격 상승이 소비를 자극하고, 이는 다시 경기 과열로 이어지는 구조는 현실 경제에서 반복되는 패턴이다. 거품과 붕괴의 논리도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인간 심리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한다. 이처럼 이론은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사례와 함께 조명해준다.

‘창조적 파괴’라는 개념도 큰 울림을 주었다. 경기 침체와 구조조정, 기업의 몰락이 단순한 비극이 아닌 진화의 과정일 수 있다는 해석은 지금 시대에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술 혁신이 낡은 것을 무너뜨리는 동시에 새로운 질서를 만든다는 것은 고통을 동반하지만 희망도 포함한다. 경제를 생명체처럼 바라보는 시선이 책 전반에 녹아 있다.

보호무역주의와 세계화, 기본소득 논의 등 최신 이슈들도 책 속에서 균형 있게 다루어진다. 단지 찬반 논리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 정책이 왜 등장했고 어떤 배경에서 지지를 받는지, 또 어떤 부작용을 낳는지를 풍부한 맥락으로 설명해준다. 이것이야말로 시사 속 경제를 제대로 읽어내는 능력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생각하는 방식’을 가르쳐준다는 점이다. 경제학자의 시선은 어떤 현상을 마주할 때 단순히 ‘그렇다’고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되었는지, 또 그 이면에 어떤 인센티브와 맥락이 작용했는지를 질문하는 데 있다. 이 사고방식은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유용하게 작동한다.

『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는 지식의 책이라기보다, 생각의 책이다. 그리고 그 생각은 결국 내가 나의 삶을 어떻게 설계하고, 어떻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숫자와 공식보다는 맥락과 질문으로 가득한 이 책은 경제를 공부하는 모든 사람에게 매우 실용적인 지침서가 된다.

만약 지금 당신이 경제를 알아야겠다는 마음은 있는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 책을 권한다. 뉴스와 세상의 흐름을 스스로의 언어로 해석하고 싶다면, 지금 이 책은 훌륭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책은 당신의 ‘판단력’을 키워줄 것이다. 경제학자는 단순히 계산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상을 꿰뚫는 눈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눈을 틔워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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