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스 문도스 밀리언셀러 클럽 62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 단편집에 실린 작품 '암보스 문도스'에 언급된 호텔 암보스 문도스. 새롭고 낡은 두개의 세계, 즉 양쪽의 세계라는 뜻)

1951년에 태어난 기리노 나쓰오는 1993년 <얼굴에 내리는 비>로 일본 추리 소설의 등용문인 제39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추리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1998년 <아웃>으로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을 수상했다. 1999년에는 <부드러운 볼>로 나오키 상을 수상했으며, 2003년에는 <그로테스크>로 이즈미 교카 문학상을 받았다. 이어 2004년에는 <잔학기>로 제17회 시바타 렌자부로 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에 <아웃>이 세계적인 추리상인 에드거 앨런 포 상 최고 소설 최종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기리노 나쓰오는 이처럼 빼어난 작가이지만,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소개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처음 읽어보게 된 작품이 바로 이 단편집인 <암보스 문도스>이다. 그녀의 대표작인 <아웃>을 읽어보지 않아 그녀의 추리작가로서의 재능을 헤아려 볼 수는 없지만, 현대의 사회 문제와 인간의 어그러진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솜씨가 일품이라는 것은 이 단편집을 읽어봄으로써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단편집에는 총 일곱 편의 작품이 실려있는데 가쿠타 미쓰요라는 작가의 추천사대로 기리노 나쓰오씨의 번뜩이는 재주가 느껴지는 상당히 충격적인 작품들이었다. 비록 이 작품들은 추리나 스릴러, 서스펜스 등으로 구분할 수는 없지만, 비밀, 성, 음모, 사랑, 추억, 소외 등을 화두로 하여 각 작품들을 이끌어 나가는 작가의 숙련된 솜씨를 만끽할 수 있는 상당히 섬뜩하면서도 충격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각 작품들에 나오는 여자들은 모두 자신들의 사랑과 욕망을 갈망하지만, 그 결말들이 대단히 섬뜩한 것들도 있고 인간의 무시무시한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초현실적인 것도 있다. 각 작품들의 욕망하는 인물들과 다채로운 결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만 같다.

<식림>

가족과 직장 동료들로부터 따돌림당하는 마키. 별볼일 없는 인생이라고 좌절하는 그녀에게 어느날 놀라운 변화가 찾아든다. TV에서 방영된 20년 전 미제 사건에서 들려온 협박범의 목소리, 바로 자신의 어린 시절 목소리였다. 그리고 기억의 저편에서 떠오른 놀라운 기억, 일본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의 중심에는 바로 자신이 있었다.

외모도 별 볼일 없고, 직장과 가족들에게도 무시당하고 소외받는 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그녀는 남자와 가족, 친구들에게 애정을 갈망하지만 그녀의 욕망은 좌절당한다. (이 작품에서는 그녀의 성적인 욕망 또한 적나라하게 묘사해 놓는다.) 사회문제라 할 수 있는 왕따문제가 이 작품의 화두를 이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작품의 포인트는 주인공인 마키가 20여년전 겪은 미제 사건에서의 자신의 역할과 그 사건의 숨겨진 비밀이다. 미제 사건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 마키는 자신이 그 사건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크게 기뻐하지만, 사건속에 가려진 충격적인 비밀을 깨닫고는 좌절하고 만다. 마지막 주인공의 사소한 복수가 곁들여져 있는 약간 묵직하지만 중독성있는 작품이다.

<루비>

도시 노숙자의 적나라한 생활 모습과 성(性)적인 문제를 다루는 전 작품보다는 약간 더 가벼운 단편이다. 먼저 도시 노숙자들의 리얼한 삶을 그린다는 점에서 작가의 빼어난 솜씨를 엿볼 수 있고, 커다란 도시에서 다양한 인생을 살아오다가 끝끝내 몰락하여 밑바닥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성적인 욕망과 억눌린 심리 또한 섬세하게 묘사해 낸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루비>라는 막나가는 여성과 그녀를 갈망하는 남자들의 심리와 배신등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괴물들의 야회>

유부남과 불륜 관계를 맺고 있던 사키코. 가족과 자신 어느 쪽도 버릴 수 없다는 애인 말에 상처만을 안고 산다. 결국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사키코는 남자를 속여 자기집 욕실에 가둬 두고,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그의 가정에 과감히 쳐들어간다.

잘라내고는 싶지만 결코 그럴 수가 없는 여자의 불륜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특별한 주제 의식을 찾아보기는 힘들지만, 치명적인 사랑에 상처입은 여자의 결말은 볼만한 작품이다. 작가 자신과 동년배인 듯한 여자의 심리 또한 이 작품에서는 섬세하게 묘사된다. 이 작품에서는 불륜을 묵인하는 남자의 가정과 사랑에 중독된 중년 여성의 복잡한 관계가 얽히고 ˜鰕耽?된다.

<사랑의 섬>

해외여행을 떠난 세 여자의 이야기. 성적인 탐닉과 자신들이 겪은 충격적인 과거를 밝히는 것이 중심 이야기이다. 복잡한 현대인의 성과 성에 탐닉하는 인간들의 이상심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상당히 충격적인 작품이다.  

<부도의 숲>

이 단편집에서 가장 길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이름이 널리 알려진 작가집안이지만 그 가정사와 가족들이 상당히 복잡한 여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처자를 버리고 자신의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비정한 아버지와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여주인공의 복잡다단한 심리와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빼어난 단편이다.

<독동毒童>

결말은 <기묘한 이야기>나 <환상특급>같은 약간은 초현실적인 작품이었다. 평범하고 단순한 생활에 억눌린 심리가 끝내 폭발하여 극단적인 방법을 통한 자유와 해방을 추구코자 하는 여주인공의 운명과 이 작품의 결말을 어떻게 될 것인가. 일단 그녀는 목적을 이루지만 결말은 안습이다.

<암보스 문도스>

교감과 불륜의 여행을 쿠바로 떠난 여선생 하마사키. 그러나 여행에서 돌아오자 담임을 맡던 반의 아이가 사고로 죽어 있었다. 둘의 비밀은 폭로되고, 직장과 사랑 모두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한다. 하지만 이 모든 사건이 반 아이들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거 같다는 의심을 품고 조사에 착수한다.

아무도 모르게 교감과 불륜의 여행을 떠난 여주인공. 이 작품에서는 학교라는 곳에서조차 인간의 욕망과 욕정이 꿈틀거리는 공간으로 설정해 놓았다. '비밀은 어디에도 없다'라는 말이 이 작품에는 잘 어울리며, 한 인간에 대한 증오와 분노, 복수와 잔인한 인간들의 성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그런 작품이다. 약간 아쉽지만 이 작품의 제목인 <암보스 문도스>에서 기대했던 실재하는 호텔 <암보스 문도스>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호텔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으로 알았는데 약간은 실망했다. 그러나 작품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단편답게 이 작품은 미스터리적인 냄새와 차가운 인간의 심리가 잘 어우러졌다고 볼 수 있겠다.

이상 일곱 단편을 살펴보았는데, 각 작품들은 모두 생각지도 못했거나, 상상도 하지 못했던 화두를 거침없이 다루고 있으며, 기리노 나쓰오의 대가로서의 솜씨를 마음껏 뽐내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살아가는 일상이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삼삼하다면 이 단편집을 꼭 읽기 바란다. 기리노 나쓰오 특유의 생각치 못한 인간의 탐욕과 욕망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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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 제120회 나오키상 수상작
미야베 미유키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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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9층 아파트로 이사한 사촌의 집을 찾았다. 몇 년만에 가보는 아파트인지, 정말 많은 것들이 변해 있었다. 먼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폐쇄된 자동문의 비밀번호를 알아야만 하고 집에 들어가기 위해서 대문의 고유번호를 눌러야만 하는 자동설정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되면 강도같은 것은 안전해지지만 너무 폐쇄적이 아닌가하고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냉정하고 살벌해졌다는 이야기인 것 같고. 하여튼 사촌동생과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며 옆집에는 누가 사는지 한번 물어보았다. 사촌동생 왈 <누군가 살고 있어>라고 말한다. 즉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또한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는 아파트의 공기는 상당히 차가워 보였다. 물론 이런 흔한 이야기는 우리사촌댁이 사는 아파트 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 현대인이 만든 새로운 바벨탑인 이 고층 아파트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감옥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미야베 미유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에 버금하는 대중성과 인기를 가진 사회파 추리소설작가이다. 그녀를 일본의 대표적 사회파 추리소설작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손녀라고도 하는데, 이 작품 하나만으로도 그녀와 그녀의 작품은 그러한 찬사를 받을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은 물론 사회지향적이다. <이유>에서만도 아파트에서의 인간군상극, 계층상승에의 인간의 욕망, 붕괴된 가족, 이웃에 대한 무관심과 부모의 사랑이 결핍된 아이들 등등 수많은 주제와 이야기, 인물들이 거침없이 등장하여 사회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화두를 지은이 못지 않게 독자는 절절하게 느끼고, 다시 한번 우리 사회의 모습에 대하여 고뇌하게 만들어준다. <이유>뿐만이 아닌 다른 작품에서도 작가는 신용 카드 문제나 취직 문제, 자살 등에 대해서도 수많은 관심을 보여준다. 본업인 추리소설외에도, 그녀는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 같은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면서 계속해서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여류 추리소설작가가 전무한, 우리나라의 추리소설독자가 보기에는 그저 부러울뿐.

이유의 주무대는 아라카와 구 사카에쵸의 '반다루 센주기타 뉴시티' 웨스트타워.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날밤, 2025호에서 세 구의 시체가 발견되고, 한 구의 시체는 아파트에서 떨어진 채로 발견된다. 그 사실을 알게된 수많은 주민들이 혼비백산하고, 사건은 점차 미궁에 빠져든다. 네 명의 사람이 죽었다면 그 주변인물이나 이웃등을 조사하면 용의자가 대략 잡힐 법도 한다. 그 네명의 사람들 또한 미스터리를 더해주는 인물들이다. 정체가 미궁에 빠진 피해자들과 그들과 알지 못하는 이웃들. 미야베 미유키는 이러한 배경설정을 통하여 대화가 단절된 도시와 아파트라는 감옥 같은 정글에서 사는 현대인들의 삶을 또한 조명한다. 그러나 숨겨진 수수께끼를 푼다는 점에서 이유는 역시 훌륭한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한정된 용의자들 중에서 범인을 찾아내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과는 다르게, 이 작품에서는 찾아내고, 만나보아야 할 용의자들이 작품과 사건이 전개되면서 우후죽순으로 늘어난다. 그러한 점에서 이작품은 사회파 추리소설로서의 탁월한 현실성과 진실성을 보여준다고 할수 있겠다. 이 작품의 화자는 일인칭 화자로서 매우 담담한 르포 형식으로 사건을 전개하는데, 묵직하면서도 조용한 어조로 사건과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는 솜씨가 매우 뛰어나다. 이 작품 전체에 등장하는 30여명의 등장인물들 또한 성격이 다채롭고 인생살이가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또한 읽는 재미가 있다. 사람들이 얽히고 ˜鰕糖庸 벌어지는 소설의 결말 또한 그다지 가볍지 않은 묵직한 주제를 암시하는 듯 하다.

처음에는 이 작품의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배경과 사건개요 또한 너무나 복잡해서 읽기를 포기했었는데, 구입한지 1년여가 지난 지금, 오늘 400여 페이지를 순식간에 읽고 글을 쓰니 참 재미있다. 숨겨져 있던 보물을 다시 한번 발견한 느낌. 역시 미.미(미야베 미유키의 앞 글자를 줄여 놓은것)여사답다.

결국 <이유>가 암시하는 주제는 무엇일까. 역시 가슴이 따뜻한 작가인 미야베 미유키 답게 이 작품에서 작가가 독자에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가족과의 끈적끈적한 사랑밀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사생아의 어머니인 아야코가 아들인 유스케를 끌어안으며 뜨거운 사랑을 보이는 것이 그렇고, 제대로 된 가족생활을 하지 못해 가슴에 멍이 든 등장인물도 그렇다. 아들에 대한 지나친 사랑때문에 아들에게 상처를 주는 어머니도 그렇고, 사건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자도 그렇다. 2025호의 네 사람들은 왜 죽은 채로 발견되었을까? 죽은 이유는 무엇일까? 끔찍한 사건의 속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에의 갈망과 보다 단순한 삶에의 열망을 지향하는 인간의 뒤틀린 동기가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언제나 그렇듯이 약간은 씁쓸한 뒷맛을 감출수 없다. 왜냐하면, 소설 속의 이 이야기는 바로 지금을 살아나가는 우리들의 진솔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지 한 시간 정도가 지난 지금도 이야기가 전하는 전율과 감동이 계속해서 진하게 남아있다. 이제는 계속해서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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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탐정 김전일 특별편 애장판 1 - 아케치 소년의 화려한 사건수첩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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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아케치 경시의 화려한 소년시절 사건들 세 편이 실린 작품집에 대한 서평이다. 김전일과 미유키가 가는 곳마다 우연히 마주친 아케치 경시가 자신의 어린 시절 있었던 사건들을 회상하면서 세 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작품집에서는 아케치의 다양한 취미와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 문과나 이과를 따지지 않는 공부는 물론이거니와 악기 연주, 펜싱 등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재주는 도대체 누구를 닮은 것일까.

첫번째 작품은 <아케치 소년, 최초의 사건>. 학교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이다. 김전일 시리즈 중에서도 학교나 학원 등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종종 있는데 이 작품은 그러한 시리즈의 축소편에 해당될 것이다. 밤에는 분명 존재하지 않았던 시체가 다음날 가득 찬 책에 둘러쌓인 채 발견되는 괴사건이 학교에서 발생하고, 이번에는 학교에 혼자 남아 있던 아케치 소년이 범인으로 몰리게 되지만, 탁월한 혜안으로 용의자 세 명중 범인을 지목해낸다. 이 작품에서 아케치의 별명은 홈즈. 추리소설을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도 나오며, 왓슨 역을 자처하는 친구도 나온다. 이 작품의 반전은 너무나도 전형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고전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꽤나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두번째 작품, <살의에 찬 사중주>. 연주 도중에 발생한 독살사건. <제시카의 추리극장>에서 언제나 볼 수 있는 죽음을 자처하는 인물과 죽일 동기를 가진 인물들이 제시된다. 사실 이 작품의 트릭은 약간 시시한 편이라 할 수 있겠다. 범인의 사소한 실수와 잔꾀가 역으로 범인임을 자백하는 결과가 나오는 그런 작품이다. 범작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 작품인 <유령검사 살인사건>은 고립된 산장이 무대이다. 흉기를 찾아내는 것이 주요 감상 포인트이며, 겨울이라는 분위가와 고립이 잘 맞아떨어서져서 개인적으로 훈훈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이번에도 소년 아케치는 범인의 기묘한 속임수를 간파해내는데, 범인의 필연적인 행위가 필연적인 범행의 실패로서 나타나게 되는 점이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던 것 같다. 열쇠를 이용한 범인의 공작이 나오고, 김전일에서 수시로 나오는 전설이나 설화를 사용한 점도 전형적인 김전일 시리즈의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켄고의 방>도 웃기기는 하지만 약간 억지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ㅋㅋ) 천재소년이 신선하게 사건을 해결해내는 재미가 있는 본격 미스터리 단편집. 그러나 아케치 경시가 나오는 작품집보다는 그 질이 약간은 떨어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재미만큼은 언제나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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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탐정 김전일 특별편 애장판 2 - 아케치 경시의 우아한 사건수첩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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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전일의 친구이자 라이벌로서 등장하는 엘리트 경찰 아케치 켄고는 김전일 시리즈에서 언제나 김전일에 못미치는 추리력을 보여주고, 범인을 결정적인 순간에서 놓치거나 엉뚱한 사람을 지목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김전일이 주인공이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라고 실망하시는 독자를 위해 준비된 아케치 경시의 우아한 사건수첩. 4작품의 단편이 실린 단편집인데, 꽤나 재미있다. 또한 투니버스 같은 만화채널에서도 여러번 방영되었기 때문에 익히 아는 내용들이 많기도 했다. 외국에서 벌어진 사건이 두편이고 국내 편이 두편인데 그러한 배경이나 무대는 작품을 읽는 재미를 꽤 더하는 것 같다. 단편이 몇 편 안되어 아쉽고, 또 장편이 없어서 상당히 아쉬울 뿐이다.

첫번째 작품인 <증언 퍼즐>은 고전적 추리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추리와 반전 등이 잘 어우러진 훌륭한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3량 열차의 마지막 부분에서 사채업자가 우산에 찔려 사망하고, 우산에는 피해자의 지문만이 묻어 있을 뿐이다. 우연히 그 자리에서 졸고 있던 김전일이 범인으로 체포되고, 아케치 경시가 그 누명을 풀기 위해 애쓴다. 용의자들의 증언과 범행현장의 단서, 코믹 등이 적절히 조화된 훌륭한 작품이다. 한번에 범인을 간파해내는 아케치의 혜안이 그저 부러울뿐이다.

두번째 작품인 <살인 포커>는 <카드살인>이라는 제목으로 김전일 구판에 실렸던 작품이다.  카드를 활용한 범인의 트릭을 간파해내는 약간은 단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카드를 모르는 나 같은 사람은 이해가 쉽지 않았다! 실은 이해가 안되는 작품이었다. ㅜㅜ;

세번째 작품, <망자의 체크메이트>도 매우 명쾌하고 깔끔한 추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라스베가스에서 벌어지는 체스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부정을 사용한 외국인 선수가 범행을 저지르는 도서형 추리단편. 피해자는 죽으면서 다잉 메시지를 남기는데, 범인은 그것의 의미를 간과하고 알리바이를 만들어낸다. 다잉 메시지의 명쾌한 의미는 마지막가서 독자를 '아~~'하고 감탄하게 한다. 범인의 마지막 부분에서의 스스로의 범행 자백과 다양한 소품과 장치 등을 잘 활용한 재미있는 작품이다.

마지막 작품, <고스트 호텔 살인사건>의 트릭은 약간은 무리가 없지 않은 것 같은 생각이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럴 법도 하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추리소설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시체 증발' 트릭을 간파하는 것이 읽는 재미이지만, 실은 약간은 비겁한 트릭이라 할 수 있겠다. 작품에 이용된 사소한 기묘함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첫번째 작품과 세번째 작품보다는 약간 못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 보너스. <아케치 경시의 우아한 아침풍경>도 코믹했다.

김전일 소년의 라이벌 아케치의 매력을 어느정도 흠뻑 느낄 수 있었던 좋았던 추리단편집이다. 아케치를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을 써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머문다. 다음 서평은 <아케치 소년의 화려한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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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탐정 김전일 애장판 24 - 러시아 인형 살인사건
가나리 요자부로 원작,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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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전일 시리즈 후기에 속하는 <러시아 인형 살인사건>은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러시아 인형의 5중주단인 콘스탄틴, 타냐, 올가, 에밀, 이반에 속하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둘씩 암호에 맞추어 살해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역시 어느정도 기상천외한 범행동기와 트릭, 범행 뒤에 감추어진 교묘한 인간 심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볼수 있게 해주는 수작이다. 배경인 <러시아관> 또한 일상적인 배경이 아닌 살인파티를 위해 작가가 가상으로 생각해낸 가공의 공간으로서 러시아적인 건축양식과 음식, 러시아 인형, 트릭 투성이의 건축과 시계 등을 통하여 작가가 가진 러시아에 대한 지식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작가가 어느 곳에서 힌트를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건의 무대인 <러시아관>은 경탄할만한 살인의 무대이다. 

억만장자인 인기추리소설가가 다섯명의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그러나 그는 이미 죽었다. 러시아관에 모인 다섯명 모두 그와 어느정도 깊은 관련이 있지만 죽은 추리소설가를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다. 오히려 죽은 그는 겉은 인자해보이지만 속으로는 남을 해치는 이중적인 인간이었음이 초반에 드러난다. 다섯 명 중의 하나인 출판사 편집장의 권유로 김전일 일행도 러시아관으로 향한다. 러시아관으로 향한 일행은 5중주단의 러시아 인형을 보게 되고, 죽은 추리소설가가 권하는 유산 상속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이후 다섯명의 유산 상속 후보자들은 러시아 인형인 콘스탄틴, 타냐, 올가, 에밀, 이반을 하나씩 살피게 되고, 암호에 맞추어 연속 살인이 벌어지면서 인형들이 사라졌다가 사람들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인형에 맞추어 다시 인형이 나타나게 된다. 사람들의 공포를 극에 달하게 하는 장치인 러시아 인형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의 인디언 인형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트릭이자, 도구인 것이다. 이런 소도구들이 추리소설의 읽는 맛을 더한다는 것을 추리소설을 쓰거나, 쓰고자 하는 분이라면 유념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섯 명의 유산 상속 후보자 외에도 등장인물은 동기가 없을 것 같은 변호사, 가정부, 집사가 있다. 참으로 크리스티적인 인물들이 아닌가? 애거서 크리스티나 <명탐정 코난>의 초반부 에피소드(저택 관리인, 집사, 가정부, 운전사 등등...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를 많이 접하게 된다면, 먼저 독자들은 다섯 명의 희생자 외에도 변호사나, 가정부나, 집사를 의심해 보게 된다. 그런 생각이 맞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스포일러이니 그만 이야기하기로 한다. 이외에도 범죄를 예술로서 즐기는, 김전일의 라이벌 요이치도 등장한다. 요이치가 누군지 알기 위해서는 앞의 작품인 <마술 열차 살인사건>을 꼭 읽어야만 한다. 이 작품도 걸작이니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켄모치나 아케치가 등장하지 않으니 약간은 아쉬운 작품이지만 이 작품은 김전일 시리즈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손에 꼽을 수 있는 작품이니 그정도는 약과다.

이 작품은 풍부한 트릭과 함정, 장치들의 비밀을 푸는 재미가 있고, 밀실의 열쇠 트릭도 꽤나 볼만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놀랄 만한 것은 진범 뒤에 가려진 어떤 사람의 무시무시한 심리 트릭.. 드라마를 볼때는 못 봤었던 것 같았는데... 하여간 마지막까지 촘촘하게 구성된 트릭과 마지막 한번 더 독자의 뒷통수를 쳐주는 센스가 돋보이는 김전일 시리즈의 수작이었다. 참고로, 이 작품은 마츠모토 준 주연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으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보시길 바란다. 만화나 드라마, 둘 중의 하나를 먼저 보고 나서 후자를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물론 만화를 먼저 보아야 드라마의 이해가 더 쉬울 것이므로 만화를 꼭 먼저 보시길.

타카토 요이치의 마술트릭도 꽤 재미있다. 다음 범죄를 암시하면서 요이치는 또 탈출에 성공하는데, 김전일 시즌 2의 <옥문숙 살인사건>에서 또 등장한다고 한다. 아직 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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