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탐정 김전일 애장판 24 - 러시아 인형 살인사건
가나리 요자부로 원작, 아마기 세이마루 지음, 사토 후미야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김전일 시리즈 후기에 속하는 <러시아 인형 살인사건>은 제목에서 암시하듯이 러시아 인형의 5중주단인 콘스탄틴, 타냐, 올가, 에밀, 이반에 속하는 사람들이 모여 하나둘씩 암호에 맞추어 살해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역시 어느정도 기상천외한 범행동기와 트릭, 범행 뒤에 감추어진 교묘한 인간 심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볼수 있게 해주는 수작이다. 배경인 <러시아관> 또한 일상적인 배경이 아닌 살인파티를 위해 작가가 가상으로 생각해낸 가공의 공간으로서 러시아적인 건축양식과 음식, 러시아 인형, 트릭 투성이의 건축과 시계 등을 통하여 작가가 가진 러시아에 대한 지식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작가가 어느 곳에서 힌트를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건의 무대인 <러시아관>은 경탄할만한 살인의 무대이다. 

억만장자인 인기추리소설가가 다섯명의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그러나 그는 이미 죽었다. 러시아관에 모인 다섯명 모두 그와 어느정도 깊은 관련이 있지만 죽은 추리소설가를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다. 오히려 죽은 그는 겉은 인자해보이지만 속으로는 남을 해치는 이중적인 인간이었음이 초반에 드러난다. 다섯 명 중의 하나인 출판사 편집장의 권유로 김전일 일행도 러시아관으로 향한다. 러시아관으로 향한 일행은 5중주단의 러시아 인형을 보게 되고, 죽은 추리소설가가 권하는 유산 상속 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이후 다섯명의 유산 상속 후보자들은 러시아 인형인 콘스탄틴, 타냐, 올가, 에밀, 이반을 하나씩 살피게 되고, 암호에 맞추어 연속 살인이 벌어지면서 인형들이 사라졌다가 사람들이 시체로 발견되면서 인형에 맞추어 다시 인형이 나타나게 된다. 사람들의 공포를 극에 달하게 하는 장치인 러시아 인형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의 인디언 인형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트릭이자, 도구인 것이다. 이런 소도구들이 추리소설의 읽는 맛을 더한다는 것을 추리소설을 쓰거나, 쓰고자 하는 분이라면 유념해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섯 명의 유산 상속 후보자 외에도 등장인물은 동기가 없을 것 같은 변호사, 가정부, 집사가 있다. 참으로 크리스티적인 인물들이 아닌가? 애거서 크리스티나 <명탐정 코난>의 초반부 에피소드(저택 관리인, 집사, 가정부, 운전사 등등...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를 많이 접하게 된다면, 먼저 독자들은 다섯 명의 희생자 외에도 변호사나, 가정부나, 집사를 의심해 보게 된다. 그런 생각이 맞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스포일러이니 그만 이야기하기로 한다. 이외에도 범죄를 예술로서 즐기는, 김전일의 라이벌 요이치도 등장한다. 요이치가 누군지 알기 위해서는 앞의 작품인 <마술 열차 살인사건>을 꼭 읽어야만 한다. 이 작품도 걸작이니 추리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켄모치나 아케치가 등장하지 않으니 약간은 아쉬운 작품이지만 이 작품은 김전일 시리즈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손에 꼽을 수 있는 작품이니 그정도는 약과다.

이 작품은 풍부한 트릭과 함정, 장치들의 비밀을 푸는 재미가 있고, 밀실의 열쇠 트릭도 꽤나 볼만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놀랄 만한 것은 진범 뒤에 가려진 어떤 사람의 무시무시한 심리 트릭.. 드라마를 볼때는 못 봤었던 것 같았는데... 하여간 마지막까지 촘촘하게 구성된 트릭과 마지막 한번 더 독자의 뒷통수를 쳐주는 센스가 돋보이는 김전일 시리즈의 수작이었다. 참고로, 이 작품은 마츠모토 준 주연의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으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꼭 보시길 바란다. 만화나 드라마, 둘 중의 하나를 먼저 보고 나서 후자를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물론 만화를 먼저 보아야 드라마의 이해가 더 쉬울 것이므로 만화를 꼭 먼저 보시길.

타카토 요이치의 마술트릭도 꽤 재미있다. 다음 범죄를 암시하면서 요이치는 또 탈출에 성공하는데, 김전일 시즌 2의 <옥문숙 살인사건>에서 또 등장한다고 한다. 아직 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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