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신화의 수수께끼 - 아주 오래된 우리 신화 속 비밀의 문을 여는 30개의 열쇠
조현설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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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인가 우연히 조현설님의 EBS강좌를 재밌게 본 적이 있다. 그리고 그 분의 저서를 찾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이 책을 덥썩 사서 읽게 되었다.  다 읽고 나니,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풀어서 쓰여진 신화 안내서라는 생각이 든다. 

신화가 우리의 근원적인 무의식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이기는 하나, 각 민족의 신화가 그 보편성을 어떻게 상징화하고 있는가라는 점에서 보면 신화는 각 민족의 역사를 드러내주는 특수성을 드러내주는 것 같다.  나는 우리 신화의 수수께끼에 접근하는 조현설님의 시각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바라보는 따뜻함을 느꼈다.  그런 점에서 이 안내서는 무엇을 많이 알게 해주는 것보다는 어떻게 느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길잡이라고 생각된다.

운명에 대한 조바심이나, 역사에 대한 현명함으로 신화를 접근해서는 신화의 묘미를 알 수 없을 터인데, 이 책을 통해서는 신화의 묘미를 느끼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신화에 대한 단편적이고 단층적인 선입견을 스스로 점검해보게 된다. 그래서,  고마운 책이라 평하고 싶다.

덧붙여 몇 마디....

웅녀가 역사의 뒷전으로 물러서게 되면서 생물학적,사회적 유형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종교적, 철학적인 존재로서의 "여성"이 억압되기 시작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생명의 잉태를 담당하고 희생적 삶을 사는 여성이 연민의 대상으로 한정되고,   그 여성을 통해 대변되는 근원적인 동기와 용기에 대한 경외심은 생략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신화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의 운명들은 그 운명을 통해 발현되는 우리 내면의 아름다운 동기, 끊없는 용기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는데,  이 신화를 역사적,사회적인 층위로만 한정짓기 시작했을 때에는 승자와 패자만을 판정짓는 안타까운 이야기 정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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