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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 최재천의 동물과 인간 이야기
최재천 지음 / 효형출판 / 200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적으로 '최재천'교수님을 참 좋아한다. 오래전 EBS에서 그의 강연모습을 보았는데, 너무나도 차분하고 재밌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모습이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대중적인 글까지도 잘쓰는 학자라는 걸 알게 되고는 이 책을 여러번 읽게 되었다.
교사로서 '최재천'교수님의 교육관에 나는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서 '기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너무나도 당연하고, 교육자로서 '양심'이나 '도덕'을 강조하는 것도 너무나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강조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해의 힘이 느껴진다. -"동물도 거짓말을 한다"와 "동물도 서로 가르치고 배운다"라는 글에서 특히...-
국어교사로서 '최재천'교수님의 글솜씨가 나는 참 부럽다. 글을 읽는 독자를 배려하여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흥미거리가 될 만한 소재들을 쉽고 명쾌하게 인용하고, 글을 마지막부분에서 다양한 여운을 남길 줄 아는 그의 글쓰기 재능이 참 부럽다. 무엇보다도 그것이 마냥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그 스스로 문학이나 예술을 즐겨왔고 어릴적부터 자연과 어우러져 지내온 경험들을 쌓고 책을 아주 꼼꼼히 읽는 습관을 길러온 점 등을 바탕으로 한 노력의 결과라는 점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만약, 최재천교수와 내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다면 "언어는 인간만의 특권인가"라는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나역시 노엄촘스키의 언어학을 공부하면서 늘 마음속으로 '인간의 언어에 너무 절대적인 가치를 두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이다. 동물학자의 입장으로 넌즈시 반박을 하며 끝맺는 최재천교수의 생각처럼 나역시 '동물의 언어세계'를 무시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굴뚝같다. 그리고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다우며' 동시에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저마다의 언어(세계)를 가지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기 때문이다.
덧붙여, 최재천 교수의 글이라할지라도 국어교과서에 실릴 때에는 어느정도 다듬기가 필요한 것은 분명히 해두어야겠다. (현재 중학교,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최재천교수의 글들이 소단원지문으로 실려있다) 대체적으로 좋은 글이기는 하지만, 주제가 분명하지 않거나 글이 일관되게 전개되지 못하는 부분들이 간혹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