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 - 수호믈린스키의 전인교육론
바실리 알렉산드로비치 수호믈린스키 지음, 수호믈린스키 교육사상연구회 옮김 / 고인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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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벽교수의 '인재혁명' VS 수호믈린스키의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 

방학을 맞으면 

지난 학기에 폭풍처럼 오고 갔던 수많은 교육현장의 이슈들을  

큰 호흡으로 되짚어보게 된다. 

그래서, 학기중에는 집중해서 읽기 힘들었던 바로 '교육'자체를 화두로 하는 책들을 읽는다. 

이번 겨울방학 

내 손안에 쥐어진 두 권의 책도 바로 교육 자체를 화두로 하는 뜨거운 책이었다. 

조벽 교수의  교육관련 저서들은 

그동안 꾸준히 읽어왔기에  

이번의 신간 '인재혁명'도 대략 그 주제의식을 짐작하며 

무난하게 읽어갈 수 있었다. 

반면 

생소하기만 한 러시아 교육가 수호믈린스키라는 인물에 대한 정보가 없어 

'선생님들에게 드리는 100가지 제안'은 한 편 한 편 작은 글들을 읽어갈 때마다 

남다른 문제의식, 노련한 분석, 은근한 열정 등에 계속 놀라며 읽어야 했다. 

자, 그렇다면 이 두 책이  

지금 우리 교육현실에 대한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점검해보자. 

 

 

먼저, 조벽교수의 '인재혁명'을 살펴보자. 

부제는 "대한민국 인재 교육을 위한 희망선언"이다. 

나는 이 분의 열정적인 강연을 부산시교육청 소속 당시 직접 들은 적이 있다. 

뛰어난 프레젠테이션 실력, 재치있는 말투, 중심을 벗어나지 않는 집중력, 

그리고 대중들을 향한 진심어린 호소... 

함께 강연을 들었던 교사들의 박수가 절로 울려퍼졌었다. 

역시 공대교수, 뛰어난 교수법을 가지신 분답게 

골치 아픈 대한민국 교육현실을 진단하시고 분석하시고 대안과 비전까지  

착착 제시하셨다. 

현실진단 자체가 잘못되면 엉뚱한 데서 원인을 찾게 되고 대안도 없기 때문에... 

이분은 현실진단을 대전제로 이야기를 전개하셨다 . 

목차의 제 1장 <글로벌 시대의 인재 혁명이 시작되다>...이것이 바로 진단이다. 

목차의 제 2장~5장 <천지인에 따른 교육~ & ~희망선언>..이것은 원인분석과 대안제시다. 

목차의 제 6장 <천지인의 나라, 한국>은 비전제시다. 

이 분은 자신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교사는 '공부의 신'이 아니라 '희망의 신'이 되라고 강조하신다. 

교육장면은 '단면적인 쌍방향 순차적 소통'이 아니라 

'다면적이고 다층적인 쌍방향 동시 소통'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소위 '인재교육'이라면 '영재교육'을 연상하지만, 

학생 개개인 모두들 저마다의 잠재능력을 가진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로 보시기에, 

교사 모두에게 모든 아이들을 다양한 인재로 키워내라고 강조하신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 평생교육 시대~필요한 인재의 상이 

다소 '영재'의 모습에 가깝게 그려지고 있어 

'비범한 영재'를 뛰어넘는 '평범한 영재'를 길러야 할 부담감이 느껴졌다. 

내 생각으로는 '영재''천재''인재'라는 개념 자체가 

인간의 존재 가치를 '용도/기능'에 맞추어 평가하고 있는 것 같아 다소 거부감이 든다. 

아이들은 '영재', '천재', '인재'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소중한 존재이고 

특별한 기능을 갖추지 않아도  

누구나 하는 만큼의 기능만을 평균적으로 수행한다 하더라도 

모두 다 제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결국, 조벽교수의 '인재혁명'은 

사교육의 '영재교육'경쟁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공교육의 대중적 '영재교육론'이 아닐까 싶다.

 

 

수호믈린스키의 '100가지 제안'은 

교육공학의 원형을 확인하게 해준다. 

교육철학을 담인 우화가 '에밀'이라면 

교육공학을 담은 에세이가 바로 이 '100가지 제안'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수호믈린스키는 논리력이 뛰어나서 

문장과 글의 내용전개에 군더더기가 없고  

표현 또한 담백하고 명료하다. 

매우 바람직한 '교육학 저서'의 전형으로 삼을 만하다. 

(교육에 대한 뭣도 모르는 사람들이 머리를 쥐어짜서 만든  

국내의 온갖 교육학 총서들과 비교해보면,  

이 책은 내용의  질적 우수성이 무엇인지 확실히 가르쳐준다.) 

목차별로 읽어도 무방하지만 

흥미롭거나 궁금한 것들을 골라서 마음대로 읽어도 좋다. 

글 한편 한편의 제목 또한 명료해서 

글의 내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32장 처음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위해 

33장 교육자로서 첫발을 내딛는 교사들에게 

21장 흥미는 어디에서 생길까? 

12장 숙제검사 

17장 관찰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2장 하루는 24시간뿐인데 교사는 어떻게 시간을 낼 수 있나? 

91장 농촌학교의 특수한 사명 

77장 청소년 시절 학생 사고의 특징 

... 모두 다 내가 언젠가 꼭 에세이로 쓰고 싶었던 주제목록들이다. 

교사로서, 교장으로서 평생을 살아온 수호믈린스키이기에 

이렇게 생생한 교육의 화두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대안까지 각각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최근 3년 시골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내 입장에서는 

한 편 한 편이 무릎을 치게 하는 멋진 조언으로 다가왔다. 

(이 책으로 세미나를 하면 엄청 매력적이고 유용한 논문주제들이 쏟아질 게 분명하다... ^^) 

어쨌든, 

이 책 '100가지 제안'은 그야말로 '교사들을 향한, 교사들을 위한, 교사들의 안내서'이다. 

교육학 강의 몇 개 대충 듣고 2급정교사 자격증을 받고 나오는 

우리나라 사범대 졸업생들, 예비교사들이  

이 책의 100가지 주제의식들을 미리 가슴속에 품고 치열하게 고민해본다면 

신규임용교사의 수준이 팍팍 올라갈 것이다, 분명^^ 

 

 

결론적으로 두 책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정리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공통점... 

시대를 초월하여 

당대의 교육현장-교육사상-교육정책 등을 모두 아우르는 교육전문가의 저서라는 점이다. 

그래서 이 두 책의 밑바탕에 깔린 '학생에 대한 애정', '국가의 발전에 대한 책임감' 등은 

교사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과 일치한다. 

다음으로, 차이점...  

조벽 교수의 현실분석과 대안제시는 '도시중심이고 정책중심'이다. 

수호믈린스키의 현실분석과 대안제시는 '농촌중심이고 교사중심'이다. 

조벽 교수는 교사들에게 제발 '업그레이드 되어 희망이 되라'고 선도하고 있고 

수호믈린스키는 교사들에게 '지금 당장 이것부터 해야하고 순서대로 하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연 교사입장에서 

그것도 긴 방학을 이용하여 깊이 음미해보고 곧장 적용해보게 되는 내용은 

수호믈린스키의 따끔한 지적과 생생하고 구체적인 모색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동안 끄적거려온 교육에 대한 나의 고민들을 이렇게 정리해보면 되겠구나'라는 

영감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준 수호믈린스키의 '100가지 제안'이었다. 

이제 일주일 정도 지나면, 새학년도와 새학기가 시작된다. 

100가지 제안을 가슴속에 품고 인재혁명에 조금이라도 일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노력해야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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