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1반 34번 - 종잡을 수 없는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잡아주는 이야기
언줘 지음, 김하나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학급문고용으로 사서 교실에 꽂아놓고는 

어언 반 년이 지나서야 찾아 읽었다. 

아이들은 벌써 다 읽었겠지?  

이걸 읽으면서 아이들은 

담임인 내 모습을 160쪽의 험상궂은 어른들의 모습처럼 느끼진 않았을까? 

문득 새삼 두렵고 가슴이 서늘해진다. 

나도 한때는 1학년 1반 34번이었던 적이 있었다. 

한 학급에 60여명이 넘는 교실에서 보낸 국민학교시절... 

나는 늘 학교가기가 망설여졌고 집에 가는 것도 마음이 편칠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나 나름대로 도시 한복판의 차로와 동네 시멘트골목길을 

수없이 홀로 헤매며 여름매미 소리, 도망치는 생쥐의 꼬리, 땟국물 흐르는 똥개들을 

구경하며 '어른'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며 자라왔다. 

그러다, 문득 나는 올챙이에서 개구리가 되어 병을 뛰쳐나간 '샤오헤이'처럼 

세상의 한복판에 던져져 '어른'으로 불려졌다. 

하지만, 그렇게 '어른'으로 불려지는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 

'어른스럽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가?' 

'언제즘 제대로 어른노릇을 할 수 있나?'로 

푸념과 하소연을 늘어놓으며 살고 있다. 

요즘은 

'아이'와 '어른'의 구분이 예전과 같질 않아 

'어른같은 아이'도 많고  

'아이같은 어른'도 정말 많다. 

'누구 탓도 하지 않을 거'라며 주인공이 눈물을 흘릴 때 

나는 그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살아야 하는  게 우리 '어른'이고 

그런 눈물을 흘릴 줄 알도록 끊임없이 도와야 하는 게 바로 '교사'라는 생각을 해봤다. 

 

올해도 새학급을 맡았다. 

아이들이 *학년 *반 **번으로만 살지 않도록 

하루 한 번씩 그 이름을 불러보며 무슨 고민을 하는지 눈을 들여다봐야겠다. 

나도 *학년 *반 담임으로만 기억되는 건 원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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