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사는 즐거움
허균 지음, 김원우 옮김 / 솔출판사 / 199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이나 지금이나 글을 쓰려면 먼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만의 글을 쓰기위해서는 타인의 글들을 많이 읽지 않으면 안된다. 허균의 '한정록'은 바로, 그렇게 남의 글들을 뽑아 읽은 흔적이자, 그 글들을 뽑아 자신만의 글로 나아가기 위해 중간정리를 해놓은 과정을 짐작케해주는 증거이다. 허균이 두루 읽고 깊이 생각했음에도, 자신만의 이상세계를 추구하는 열망이 더 강해졌음을 바로 이 '한정록-숨어사는 즐거움'을 통해 알 수 있다. 역사속에서 진정한 은둔자들은 그 흔적조차 없는데, 은둔을 매개 삼아 속세를 낮추어보고 허구의 이상세계에 더욱 집착하게 되는 은둔자들을 허균은 눈여겨 보았기 때문이다. 허균의 삶을 이해하는 데에..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숨어사는 즐거움이 과연 무엇인지 집중적으로 고민해보는 데에 좋은 자극이 되는 글모음집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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