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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MBC 느낌표 선정도서 ㅣ 소설로 그린 자화상 2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199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개인의 삶들이 모여서 역사가 되는가? 아니면, 역사는 개인의 삶들 그 이상인가? 박완서에게 개인의 삶과 역사는 씨줄과 날줄의 관계인 듯 싶다. 이 책에서 그녀의 삶은 역사적 사건에 따라 펼쳐지고, 그것이 슬픔과 절망의 지평을 이루고 있다. 이데올로기의 전쟁터에서 한 개인의 삶은 희망보다는 절망적 존재로 위치지워질 수 밖에 없었음을 그녀의 기억은 말하고 있다. 아쉬운 것은, 이데올로기 너머의 시선으로 자신의 기억을 다시 짜는 작업이 이 작가의 여생속에서 가능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여전히, 박완서는 이데올로기의 상흔 속에서 몸부림치며 고통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공감을 바라고 있지만 이 책의 분위기는 불안하기만 하다. 씨줄과 날줄... 그 만남이 너무나도 평면적이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