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일기
목수 김씨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문체에 관심이 많다. 글쓴이들의 문체를 분석하고 분류해보는 데에 가장 적격인 형식이 수필인 듯 싶다. 제목이 '목수일기'라고 해서 어떤 문체로 써내려간 글일까 궁금해져 그만 손에 쥐고 말았다. 읽다보니, 삽화로 제시된 나무작품과 스케치와 어우러져 글의 내용을 전개시켜내는 글쓴이의 필력에 그만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 읽다보니, 그만 내릴 역을 지나치고 마는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난 책을 별로 집중해서 읽는 편이 아니건만, 이 책은 엄청난 흡입력을 내게 발휘한다.)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글쓴이는 나무를 보며 나무결과 특징과 전체모양속에서 작품을 구상해내듯이 독자의 정신세계를 나름대로 미리 읽어내고 글을 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적절한 전개와 갑작스런 반전은 참으로 범상치 않은 일기체이다. 또, 사람과 사람을 아우르는 따스한 시선도 남다르다. '벚나무'와 '미친 대추나무'와 '염소 등에 올라타기'와 '게으름뱅이를 위한 테레비 시청용 두개골 받침대'.... 제목에서 제시되는 소재들을 자유로운 연상기법으로 글로 그려내는 재주에 감탄하며, 난 그의 나무작품이 아니라 글재주가 참으로 탐이 나 미칠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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