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 생물학자가 진단하는 2020년 초고령 사회 SERI 연구에세이 18
최재천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나의 친할아버지는 환갑이 조금 넘어 돌아가시고

나의 친할머니는 전쟁통에 전염병으로 일찍 돌아가셨다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는 아픈 현대사의 한 장면이었던 **양민학살 사건의 희생자로 돌아가셨다 하고...

그렇게 나이드신 조부모는 내곁에 아예 없었다.

그리고,

지금 나의 부모님들은 벌써 환갑들이 넘으셨는데도

손주들 앞에 건재하시다.

경제에 대한, 생활에 대한, 문화에 대한 당신들만의 감각과 정보를 가지고

굳건하게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고 계신다.

언젠가는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옛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환갑때 잔치를 벌였다고 하는데...

 요즘은 환갑 따로 차리는 게 오히려 어색한 시대같다..'라고...

최재천교수님이 인간이라는 동물에게 '인생의 이모작'이라는 식물성 표현을 쓴 점은,

우리 인간이 간단한 동물이 아니기 때문이었으리라.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며

자아실현이라는 영적이라는 영역을 추구하는 무척 우주적인 존재이다.

그래서, 주어진 생물학적 시간이 길어지는 데에 따른

자신들의 삶을 설계하고  디자인할 수 있다.

그점에 착안해서 '고령화 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보려는 저자의 노력은

참으로도 순수하게 느껴진다.

나는 그렇게 누구 눈치 안보고 '그냥 그렇게 걱정되면 되는대로 순수하게 걱정을 쏟아놓는'

저자의 모습이야말로 성실한 사회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과제들을 고민해가는 것은

정말 소중하고 당연한 지식인들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나는 생물학적인 연령과 상관없이

벌써 이모작째 인생을 시작하였다.

그래서, 이모작 인생의 매력을 잘 안다.

하지만, 내게 생물학적인 연령이 더 주어진다면 내 경우에는 삼모작을 해야할 듯 싶은데...

너무 앞서가는 나같은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저자는 뭐라고 말해줄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삼모작 인생~~~' 혹은 '사모작 인생~~~'에 대한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기가 언제쯤일지...

친절하고 진지한 이 생물학자님에게 묻는다면 분명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서 답변하시지 않을까라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애써 묻지 않아도 나는 알고 있다.

'최소한 이모작'일 뿐이지... 열정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아름답게 불태우는 이들에게 '삼모작, 사모작'도 거뜬하다고 분명 최재천 교수님은 격려의 박수를 치시고도 남으리라는 것을...

어쨌든,

현재 30,40대인 분들에게 한번쯤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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