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이 된 철학교수
프랭크 맥클러스키 지음, 이종철 옮김 / 북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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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프랭크 맥클러스키는 그냥 '철학교수'는 아니었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철학,

그 속에 녹아있는 진리에 대한 사랑과 자아에 대한 탐색의 길을

사색하고 느끼고 실천하려하는 이였다.

그가 소방서에 간 이유도 그러한 것이었음을

재구성된 짧은 일화들과 그 제목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가르침, 준비, 도착, 배춤, 사소한 것에 주목하기, 영웅, 꿈,탄생, 이직, 차이, 용기, 주기, 스타일,죽음, 전통, 공포, 완벽, 백조,빛, 나이들기,행복, 신뢰, 여행의 끝...

우리의 삶의 본질적인 단면들을 드러내는 주제어들이 모든 에피소드의 제목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도, 이 책과 함께 '월든'을 읽고 있었는데...

'헨리 데빗 소로'가 사색의 과정에서 중국과 인도의 현자들을 만났듯이

프랭크 맥클러스키 또한 중국와 인도의 현자들(불교, 도교)의 가르침을 끌어들여 성찰을 시도하고 있었다.

'헨리 데빗 소로'가 월든 호수로 뛰어들었다면,

'프랭크 맥클러스키'는 마호팩 펄스 자원 소방서에 뛰어들어간 셈이다.

더 깊고 섬세한 세계를 느끼기 위해 스스로 허울 좋은 가짜세계를 허물고

진짜세계속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담금질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의 고백의 절정을 확인해보자.

p.282

"내가 처음 펄스의 소방서로 걸어 들어왔던 이래로 많은 것이 변했다.

서서히 나는 다른 일들을 접어갔다.

명상을 중단하고, 학술논문 쓰는 일을 중단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내가 인생에 대해 분노하는 일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나는 또 하나의 가족, 내가 무슨 일을 하던 간에 나를 받아들여줄 가족도 발견했다.

그들은 아들 브랜든과 딸 켈리만큼이나 끔찍하게 사랑하는 내 가족이다.

토니와 토미는 나의 새로운 형제이며,

월트는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해줌으로써 우리를 보살펴준 사랑하는 아버지였다.

나는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p.284

"일생을 두고 찾는 신비한 성배, 젊음의 샘, 마법사의 돌,

이 모든 것은 바로 당신의 곁에 있다.

진실을 보는 눈만 있다면."

무엇이 더 고상하고 매력적이고 아름다운가라는 목표의식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성역(聖域)을 설정해놓고 결국 우리 삶을 짓누르며

삶의 생명을 단축시켜버린다.

애초에 성(聖)과 속(俗)이 따로가 아니었음을 깨닫기 위해서

즉, 진실을 보는 눈을 얻기 위해서

누구는 호숫가에 머물고 누구는 소방서에서 근무도 해야했다면...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하는지....... 어디에서 제대로 담금질을 해야하는지.......

이제는 자문해보고 자답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런 격려와 충고를 내게 전해준 저자의 의도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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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1 09: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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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31 2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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