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징크스
청년인지 학생인지...... 매우 단정한 남자가
미니스커트만 입으면 따라오는 징크스가
그녀에게는 있었다 그녀만 모르는 스캔들이
그녀에게는 있었고 천사야 당신은 정말
천사라고 부르는 나무꾼이 그녀에게는 있었
다 첩이 되어달라고 꿈만 꾸면 애원하는
하얀 가운을 걸친 약사가 그녀에게는 있었
고 모델이 되어달라고 지하철을 타고 가는
그녀를 계속 설득하는 코가 유별나게 큰
초록색 말이 있었다 악마가 아니냐고 푸-
하하하 무조건 웃길 잘하는 친구가 그
녀에게는 있었고 장난감이 되어 어느 날은
아기가 되어 천사가 되어 화가가 되어 아나
운서가 되어 빗자루를 타고 올라가는......
무작정 중앙선을 넘어 날아온 아름다운
컴퓨터가 그녀에게는 있었다 쌓아지지 않는
모래성을 거대하게 쌓아놓고 가곤 하는 그녀
에게는 꿈이 있었고 일 년 만에 미니스커트
를 입고 외출했다가 그러니까 바지만 입고
일 년 동안 다녔는데 그만 두세 권의 책을
한쪽 팔에 낀 채 믿기지 않는 저, 있잖아
요...... 잠깐 글쎄 세월이 약이라고 했던가(?)
조심스럽게 반지를 보여주고...... 돌아서는 거
짓말 같은 징크스가 그녀에게는 (있었지!)
(비로소) 생각났다
詩 : 정남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