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부질없는 시

시로서 무엇을 사랑할 수 있고
시로서 무엇을 슬퍼할 수 있으랴
무엇을 얻을 수 있고 시로서
무엇을 버릴 수 있으며
혹은 세울 수 있고
허물어뜨릴 수 있으랴
죽음으로 죽음을 사랑할 수 없고
삶으로 삶을 사랑할 수 없고
슬픔으로 슬픔을 슬퍼 못하고
시로 시를 사랑 못한다면
시로서 무엇을 사랑할 수 있으랴

보아라 깊은 밤에 내린 눈
아무도 본 사람이 없다
아무 발자국도 없다

아 저 혼자 고요하고 맑고
저 혼자 아름답다

詩 : 정현종



밤새도록 시만 읽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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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3-18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라는 노래 가사가 생각나는 것은...

마태우스 2005-03-18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현종 씨 참 시 잘쓰는 분이죠? 제가 시에는 문외한이지만 이분의 명성은 알아요. 왠지 시의 역할을 부정하는 듯한 이 시, 참 마음에 드네요^^

2005-03-18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5-03-18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노래 좀 불러주세요, 복순이언니님 ^^ 저두 무척 좋아하는 노래에요. 김광석의 노래 중에서...
마태우스님, 저는 이제서야 그분의 시를 읽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