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포에 가는 길이었다. 영덕에 게를 먹으러 갈 계획이었으나, 제주의 다금바리를 먹으러 갈 계획이었으나!... 너무 더웠다. 더위에 지친 몸, 가까운 곳으로 가는 데 쉽게 타협하고 말았다. 경주 사람들은 감포를 동해안, 이라고 부르는가 보다. 표지판에 동해안, 이라고 써 있고 영문 표기는 east coast. 동해안이라고 해서 강원도의 동해안을 떠올렸다가 east coast에서는 싱가포르 east coast beach 를 떠올렸다. 그러다 문득 발견한 또 하나의 표지판. 감은사지 3층 석탑. 이번 여행의 최대 수확, 감동의 장이었다.

감은사지 3층탑은 두 개의 탑이 나란히 서 있는데 서탑은 현재 보수중이다.
어마어마한 크기도 크기지만 소박한 마을에 아무렇지 않은듯 서 있는 문화유산.
경주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것이다. 일상과 어우러져 있다는 것.


감은사지 석탑이 있는 마을.







감포에 도착해 바다를 보며 맛나게 회를 먹었다. 모처럼 맥주도 한잔. 어스름해지던 바다와
갈매기들. 뚱뚱한 갈매기는 영화 <카모메 식당>의 그 갈매기일런지도.

몇 년 전, 가족들과 함께 경주에 왔을 때 감포 어느 허름한 집에서 회를 먹었다. 감포 가는 길은 비포장도로였다. SUV 자동차도 감당 못할 만큼 울퉁불퉁한 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비게이션의 카랑카랑한 설명만큼 반듯한 길이 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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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8-27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와우~ 상상했던 모습과 거의 비슷해요. 멋지십니다^^
감포바다와 바닷길, 횟집은 제 스물 한 살의 잊지 못할 곳이지요. 옆지기랑 처음으로
하루 데이트 코스로 간 곳이에요. 그때 참, 지금 생각해보면 가난한 대학원생이었던
옆지기가 횟집의 비싼 밥값 내느라 엄청 돈 모아왔을 텐데,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런 추억으로 미운정도 다독이며 사는 게지요. 님, 감은사지 석탑은 정말 아무렇지
않게 턱하니 버티고 있지요. 그래서 좋아요. 님, 여행이야기가 도란도란 그러네요^^

플레져 2007-08-27 19:44   좋아요 0 | URL
넘 더워서 풍경 사진도 제 사진도 많이 못 찍었어요 ^^;;
그나마 사람답게 나온 사진이 저 한장 뿐이랍니다.
옆지기님의 풋풋한 마음이 바닷물처럼 푸르네요.
그마음을 읽는 혜경님도 멋지시구요 ^^!
우리들의 연애는 참... 따스했어요. 그죠? ㅎㅎ
추억이 너무 많아 못 헤어져!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답니다 ㅋ

미설 2007-08-28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도도 없는 신혼때 여름휴가로 경주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런데 무지 더웠던 것이 젤 기억에 남아요^^ 그때는 디카도 일반화되지 않았던 터라 필름 사진이 몇장 남아 있네요^^

플레져 2007-08-28 08:40   좋아요 0 | URL
선선한 가을에 가면 경주는 또다른 모습일 것 같아요.
한여름과도 잘 어울리는 경주였지만..ㅎㅎ
미설님, 잘 지내셨지요? ^^

Mephistopheles 2007-08-28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문화 유적지 중에 저렇게 덩그라니 홀로 서있는 경우가 제법 많아요..
전..그 중에(많이 본 것도 아니지만..^^) 강릉에 있는 객사문이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아주아주 오래 전 페이퍼에 한번 언급한 적이 있었음)

플레져 2007-08-28 08:41   좋아요 0 | URL
아주아주 오래 전 페이퍼...가 떠오르지 않네요. 에궁 ^^;;
강릉에도 몇 번 갔었는데 또 들를만한 구실이 생겼네요.
객사문 기억하겠습니다.

2007-08-28 0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30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