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없어져야할 사회악이 많이 있다. 과격하게 말해서 이 사회의 공동선과 이익을 위해서, 또는 역사 발전과 사회 안정을 기하기 위해서 없어져야 될 또는 감옥에 가야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식의 주장은 그다지 옳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간 사회이고, 다양한 삶의 양식을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 현대사회에서 요청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회에 존재하는 함으로 인하여 다른 구성원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만두파동을 겪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도대체 그 쓰레기 같은 재료들로 만두 재료를 공급하는 자의 머리는, 그리고 그의 양심은 그 만두 재료로 만들었단 말인가? 어떻게 입에 갖다 댈 수도 없는 그런 저질의 축에도 못끼는 음식 재료를 생산하고, 주의조치를 받았음에도 버젓이 계속 영업을 한다는 말인가? 모르긴 몰라도 그 업자들도 자식들과 처에게는 자상한 남편이고 따뜻한 아버지이리라. 하지만 그는 정죄받아야 마땅하다. 불특정 다수가 입는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나도 고향만두는 어느 정도 먹었다는 사실이 불쾌하기만 하다. 그러하기에 만약 그 사람이 항변하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다면, 나는 감옥에서 면회하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하라고 하겠다. 얼른 경찰에 출두하여 죄값을 받아라.
사실 사형이 마땅함에도 뻔뻔스럽게 얼굴을 들이미는 인간들도 있다. 전두환이 그런사람이 아닌가? 그의 죄들을 다 합치면 사형이 아닐 수가 없다. 하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태우의 삼당합당으로 역사 청산, 즉 전두환 노태우 일당의 처리가 막말로 똥이 되어버렸다. 그러하기에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고, 비자금을 국가에 되돌려 주지도 않으며, 저다지도 염치가 없을 수 있는 것이다. 잘못된 역사 청산의 대가가 어떤 것인지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음에도 이러한 실수는 이렇게 반복되고 있다.
만약 누군가가 한국의 20세기를 수난과 오욕의 역사로 많든 세 명의 '똘아이'를 꼽으라 한다면, 제 일은 전두환이요, 제 이는 이승만이요, 제 삼은 이완용이라 하겠다. 전두환의 죄는 그다지도 큰 것이다. 사실 박정희는 유신과 5.16쿠데타에도 불구하고 3공화국 불후의 양적인 경제성장으로 그 벌을 어느 정도 감할 수 있다. 또한 5.16같은 경우에는 장준하와 같은 지식인들도 용인했을 정도로 그 역사적, 민족주의적 의미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12.12 사태와 5.18 광주민주화 운동 때의 광주 시민 학살은 분명 역사의 반동인것이고, 더 나아가 박정희 유신정권을 능가하는 폭압 통치의 시작인 것이다.
부정 축재는 또 어떠한가. 전두환의 친인척들이 사업으로 성공한 것은 MBC의 '신강균의 사실은...'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미 많이 밝혀진 바 있다. 또한 누군가가 전두환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는 이렇듯 역사를 강간했으며, 대기업 총수의 등을 쳤으며, 또한 지금은 우리 국민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는 명백한 사회악이다.
나는 전두환 같은 명백한 사회악이 뻔뻔스럽게 얼굴을 들고다니는 것도 아니꼽거니와 쓰레기 만두를 만든 업자들을 저주한다. 앞으로 이런 사람들이 사회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하려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감시, 견제가 필요함은 지당한 사실이다. 우리가 우리의 일에 관심을 가질 때 우리의 주위가 더 밝아지고, 더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