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의 불빛
오세영 지음 / 문학사상사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시집을 읽기 전에는 항상 논픽션을 위주로 읽어 왔었다. 딱딱한 산문체에다 어려운 용어와 난해한 내용이 있는 인문 사회학 서적들을 말이다. 하지만 학교 서점에서 깔끔한 표지를 보고 산 이 시집은 내가 서정주, 백석, 한하운, 윤동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시를 감상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이 시집은 읽기도 쉬우면서, 이해하기도 대단히 쉽다. 황지우나 황동규 시인의 시집을 읽으며 느꼈던 그런 난해함은 좀처럼 볼 수가 없었다. 어려운 낱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그러한 소재들을 사용하고 있다.

궂이 시들의 종류를 말하자면 거의가 서정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삶의 다양한 모습들 그 자체에 천착하면서도 우리들에게 잔잔하 감동을 전달하는, 그러면서도 생에 대해서 조금은 독특한 시각을 열어주는 매우 훌륭한 시들이다. 서정시들이 으레 가질 수 있는 현혹적인 수사나 자극적인 기교는 그리 많지 않으며, 여유있고 수수한 삶에 서 가질 수 있는 성찰, 특히 불교적 성찰이 눈에 띈다.

난해하지 않고 잘 읽히면서도, 풍부한 감성을 전달하는 서정시를 읽기 위한다면, 그러고도 우리의 심층 깊숙이 무언가를 새기고 싶다면 이 시집을 권하고 싶다. 괜찮은 시들은 외우기에도 매우 좋을듯하며, 머리맡에 두고 자기 전에 부담 없이 읽을 수도 있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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