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내공 - 내일을 당당하게
이시형.이희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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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는 뉴스를 종종 듣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100세라는 이야기가 낯선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곤 한다. 20대가 영원할 것만 같았던 나에게 서른이라는 나이도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먼 미래인 듯만 했으니 아직도 까마득한 100세라는 나이라는, 그러니까 언젠가는 노인이 될 것이라는 그 시간들은 여전히 나에게만큼은 오지 않을 것만 시간으로 남아 있다.

노년이 오기 전에는 노년은 현실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청춘이 영원하다는 착각 속에 산다. 한순간일 뿐인 것을, 오늘이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사는 사람과 영원 속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는 하루의 의미도 완전히 다르다. 앞으로 생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인생의 선골를 받는다면 하루하루의 의미가 달라지지 않겠는가. -본문

자신들이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자식들에게만큼은 모두 누리게 해주리라던 마음으로 자신들이 번 모든 것들을 자식에게 투자한 우리네 부모 세대는 당신들의 노후에 대해서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너무 빠른 번영과 은퇴를 마주하고 있다. 70~80세 정도의 인생을 생각하고 있던 그들에게 더 최소 20년 이상의 시간은 더 주어졌지만 이 시간은 축복이 되기 보다는 부담이 되는 시간이 되고 있다는 것이 지금 이들에게 주어진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경영학의 구루로 칭송받는 피터 드러커는 95세로 사망할 때까지 현역으로 일했다. 80대 후반에 '지금까지 쓴 책 중 어떤 책이 가장 자랑스러운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 "다음에 쓸 책이지." 100여 권이나 되는 그의 저서 대부분은 인생 후반전에 나왔다. 하프타인 이후 그는 최고의 지성을 발휘했다. 후반전의 승자가 최후의 승자다 당신 인생의 중요한 승부는 이제 막 시작되고 있다. -본문

청춘이라는 짧은 찰나에 인생이 모두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수능만 보고 나면 모든 것이 해결 될 것 같고 대학만 들어가면 세상이 내 것이 될 것 같았지만 그 순간의 결과가 나의 인생을 쥐락펴락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 시기를 지나고 나니 또 알게 된다. MIT 대학생들의 졸업식에서조차 그들에게 MIT의 졸업장이 2년 동안은 free pass와 같은 천하무적의 힘을 전해주지만 그 시간도 단지 2년 뿐이며 그 이후에는 자신들이 갈고 닦아야 한다고 연사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걱정하고 있는 시간들은 지금 당장 눈앞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걱정하고 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빨라진 퇴직과 아직 남아있는 인생의 시간들을 위해서 수 많은 이들이 퇴직금을 기반으로 하여 자영업을 하는 이들이 점점 들어나고는 있지만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가게들 중 자리를 보존하고 있는 것은 채 10%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10명 중 9명이 울며 손을 털고 나가야만 하는 이 불안정한 미래가 우리의 것이라니. 우리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원하던 원치 않던 우리에게 마주하게 될 100세 시대를 살기 위해서 노년에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그 안에 담고 있는 인생의 지혜를 들여다보아야 함을 알려주고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더 이상 필요 없는 세대의 연장이 아닌 그 젊은이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진중함과 현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긴 세월을 지내온 그들이 안고 있는 시간의 힘을 마주하고 있다.

프랑스의 한 와이너리에서 일주일간 와인스쿨을 다닌 적이 있다. 그때 보니까 와인용 포도나무들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포도송이도 말라 비틀어져 있고 찌그러지고 못생겼다. 포도나무가 자라고 있는 땅은 자갈밭이었다. 그 아래 지하수를 찾아 뿌리가 13미터를 내려간다고 했다. 자갈과 모래, 그 열악한 환경에서 물을 빨아 올려 겨우 익어 간 포도들이 가장 그윽한 향을 낸다고 했다. 척박한 땅에서 나는 포도일수록 맛있는 포도주를 만든다고 했다. . -본문

 

중년이 된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안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자리하고 있는 동안 계속해서 자신을 가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4시 반이면 항상 하루를 시작했다는 저자의 이야기처럼 하루의 한 시간만 일찍 시작하면, 그렇게 해서 모아진 시간들을 활용하면 1년에 150여 권의 책을 읽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회사에 있는 동안 그 안에서의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이용하는 등, 탄탄한 중년을 넘어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 앞으로의 우리가 인생을 마주해야 하는 점들을 알려주고 있다.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는 중년과 노년이라는 시간에 대해서 두려운 것이 아닌 준비하며 당당히 나의 것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먼 미래이자 도래하지 않을 내일일 것만 같은 그 시간들을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암흑으로만 남아 있을 것이다. 작은 변화일지는 모르겠지만 오늘부터 책상에 앉아 하루 한 시간 내일을 위한 준비를 한다면 언젠가 노년이 될 나도 웃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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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 사색의향기문화원저

 

 

 

 

 

독서 기간 : 2014.02.14~02.1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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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솔로몬 노섭 지음, 이세현 옮김 / 새잎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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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한 가족의 가장이었던, 다분히 평범했던 그가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노예로서의 삶을 살다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편의 소설인가보다, 했다. 실제라고는 믿을 수 없었던 이 이야기가 이 책의 저자인 솔로몬 노섭이 직접 겪은 이야기이며 자유인이었던 그가 노예로서의 삶을 살다가 겨우 구조되었던 이야기를 닮고 있다는 것을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면서 비참하리만큼 운이 없었던 한 인간의 가혹한 이야기라기 보다는 그를 둘러싼 수 많은 우리들의 이기심과 물질에만 젖어있기에 참혹한 인간 군상을 마주할 수 있다.

 가족이 잠시 자리를 비웠던 그 틈을 타서 조금이나마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떠난 여정 속에서 친절하기 그지 없었던 메릴 브라운, 아브람 해밀턴과 함께하는 순간 이미 그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비단 그가 운 좋게 이 악의 구렁텅이를 넘어섰다 한들 제 2, 3의 솔로몬 노섭, 아니 플랫은 계속 되었을 것이다. 당시의 지배층에게 있어서 노예는 인간이 아닌 하나의 사유물이자 재산이었고 그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줄 합당한 노동력이기에 납치를 가장한 노예 매매는 물밑에서는 더욱 활성화되고 있었으니 말이다.

 .노예제도가 있는 곳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지만 대부분의 노예의 주인들은 악덕하기 그지 없는 인물들이었다. 몇 백에서 몇 천 달러를 주고 사온 노예들에게 그 주인들은 그에 합당한, 아니 동일한 인간에게 그렇게 가혹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의 무자비한 노동 착취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노예에게 지급되는 것은 일주일치의 옥수수와 베이컨이 전부였는데 제대로 된 조리 도구도 없었기에 조롱박을 가지고 음식을 만드는 그릇이 되기도 하고 보관하는 보관도구로 쓰기도 하는 그들을 보면서 한 인간의 삶이 이토록 비참해야만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다음 날 프리먼의 신상품을 보러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프리먼은 우리의 장점과 특기에 대해 한참 동안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고 우리에게 고개를 똑바로 들고 앞뒤로 빠르게 걸어보라고 지시했다. 그러는 동안 손님들은 우리의 손, , 몸을 여기저기 만져보거나, 한 바퀴 돌아보라고 하거나, 잘하는 일이 뭔지 물었다. 마치 말을 검사하는 것처럼 입을 벌리게 하고 치아의 상태를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본문

 이 노예제도에 젖어 있던 주인들은 물론이거니와 자유인이 아닌 노예로서의 삶을 계속 살아온 이들은 자유에 대한 갈망이 무엇인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고 더군다나 노예의 주인들은 자신들이 내두르는 채찍과 그들에게 내리는 형벌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이 노예를 사들였으니 이 노예를 살리든 죽이든 그 자유는 자신의 손아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들에게 있어서 노예는 인간이 아닌 하나의 상품일 뿐이다

 내가 아는 한 이 근방에서 살아서 도망친 노예는 없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수영을 배우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물살이 험한 강을 건널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강을 피해서는 그다지 멀리 도망갈 수 없었다. 결국 강물에 빠져 죽거나 사냥개에게 따라 잡히거나 둘 중 하나였다. –본문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수십 명의 노예들의 이름보다도 그들을 소유하고 있던 몇 몇의 주인들이 오래도록 머리 속에 남아있다. 물론 윌리엄 포드나 피터 태너와 같이 이른바 좋은 주인들도 있었지만 그가 만났던 대다수의 주인들은 포악하기 그지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손에 아스라히 사라져야만 했던, 노예로 삶을 마감해야 했던 수 많은 이들은 과연 편안히 잠들어 있을까. 일라이저로 태어나 아이들을 모두 빼앗기고 드레이드의 삶을 살아야만 했던 그녀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슴이 아련해 지고 주인 부인의 쓸데 없는 질투로 인해 이유 없이 매를 맞아야 했던 패치를 보노라면 노예의 삶을 가혹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인간들이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그 순간까지도 그를 노예로서 잃었다며 분개하는 이들을 보면서 이 근거 없는 당당함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인가, 라며 분노가 들끓게 된다. 우리와 동일한 인간이자 누군가에게는 부모이며, 또 누군가의 자식이자 형제자매인 그들에게, 노예라는 주홍글씨를 새겨 그들의 인생을 물론 삶과 죽음까지도 쥐락펴락 한 것은 바로 자신들의 이기심이자 인간의 인권마저 유린한 범죄였음에도 어찌 그들은 그토록 당당할 수 있는 것인지. 모든 인간에게는 태어나는 순간 보장되어야 하는 그들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느 누구도 타인의 삶을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널리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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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날들 / 장미정저

 

 

독서 기간 : 2014.02.08~02.11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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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들을 너무 모른다 (예담Friend) - 두려움과 불안을 자신감과 행복으로 바꿔주는 아들 교육법
창랑.위안샤오메이 지음, 박주은 옮김 / 예담Friend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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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아직 미혼이기에 아들에 관한 육아서를 읽는 다는 것이 생경하기도 하고 지금 굳이 읽을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물론 이전에는 생각조차 못했던 내용들이지만, 과연 아들을 낳으면 나는 별 문제 없이 키울 수 있을까? 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커지곤 했다.

 오빠나 남동생은 없이 자매끼리만 자라 왔던 유년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집에서 남자는 아빠뿐이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에 남자라는 이성과 지낸 것은 성인이 된 이후의 아빠의 모습뿐이며 그렇기에 과연 유아기와 청소년기의 남자들의 특성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그저 지나가는 TV 프로그램 속의 스쳐지나 가며 주워들은 이야기들뿐이었으니, 만약 딸을 낳는다면 내가 지나왔던 나날들을 더듬어 가늠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아들을 낳는다면 어떡해 풀어나가야 하지? 라는 난제에 대해서는 어디서 답을 구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을 마주하면서 이번 기회에 궁금했던 점들이 가득할 것만 같은 이 책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준비하고 될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것이라도 배워보자는 마음에서 읽기 시작한 것이 읽으면서 끊임없이 머리를 끄덕이면서 읽어내려 갔다.

 엄마와 아들이기 전에 여자와 남자이기에 이 둘은 기본적으로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이기에 다분히 여성의 감성으로 아들을 대하게 되는데 이는 잘못된 접근이라고 한다.

 엄마는 아들을 언제나 따뜻하게 감싸 키우려고 하지만 남자의 세계에서는 그런 사랑이 항상 유효하지는 않다. 남자의 세계는, 관계 중심적인 여자의 세계와는 달리 비정한 승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엄마들이 아들을 약한 존재로만 여겨, 사소한 실패와 좌절도 겪지 않게 하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이들은 작은 시련에도 견디디 못하는 온실 속 화초가 되어 자기를 그렇게 키운 엄마를 원망할 가능성이 높다. 엄마는 같은 아들이 답답해서 때로는 가슴이 터질 것 같더라도 인내심과 사랑을 지속적으로 발휘해야만 한다. –본문

 산만하고 주의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들 때문에 고심하는 엄마들을 종종 전철이나 버스에서 마주하게 된다. 다소곳이 앉아 있는 여자 아이들과는 달리 남자 아이들 짧은 시간 내에도 계속해서 움직이곤 하는데 제 3자의 입장에서 보고 있노라면 아들을 키운 다는 것이 참 힘든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스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배운 바로는 이러한 특성 역시 다분히 정상적인 현상이기에 조바심을 내지 말고 아이들이 하는 대로 두면 된다고 한다.

 엄마의 관점으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들이 답답해서 가슴이 터질 지경이다. 아무리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엉뚱한 핑계를 어눌하게 늘어놓는 아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엄마들이 알지 못하는, 거부할 수 없는 진실이 있다. 남자아이들은 언어 발달이 또래 여자아이들에 비해 더딘 경우가 많고, 남자의 특성상 관계 맺기에 서투를 뿐 대부분은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점이다. –본문

  

 다른 아이들에 비해 성적이 떨어지거나 발달 상황이 자신의 바람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서 초조해하는 것을 넘어 아이에게 그 화를 전가 시키는 실수를 하지 말 것을 요청하고 있다. 오히려 무관심한 듯이 아이를 믿고 지켜보는 것이 아이나 엄마에게 더 유용한 행동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주변에 있는 아이들과 비교해서 평균도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라는 그 불안감 때문에 엄마는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려 하고 있지만 이러한 과잉 행동은 아이는 물론 엄마마저 지치게 하게 만든다고 한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서 내 아이가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것은 그 분야에 대해서는 적응력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아직 더 많은 분야에 아이의 비범함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 초초해하지 말라고 기다리라고 한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아들은 없다. 아직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어떤 가능성은 잠깐의 노력으로는 금방 찾을 수 없다. 다양한 시도와 시행착오, 좌절, 고난을 거쳐서야 약간의 실마리를 건질 뿐이다. 늦된 사내아이들이 대부분 이렇다. 엄마는 답답해서 터질 것 같은 가슴을 누르면서 인내심과 사랑을 발휘해야만 한다. -본문

 

언제나 말을 잘 듣는 공손한 아이로 키우는 것이 최대의 목표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아들의 손을 놓는 것도 사랑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모든 안전으로부터 아이를 지키며 내가 판단하고 좋은 것들만을 아이에게 전해주고 그렇게 따라오기만을 바라고만 있다면 그것은 차후 엄마의 품을 떠나 사회에 나갔을 때 아이가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그들만의 섬에 갇혀 더 많이 깨지는 아픔을 견뎌야만 한다고 한다.

 제 아무리 독수리 새끼라고 해도 병아리들과 같이 키우면 제 본능을 깨우치지 못하듯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본능을 억제 시키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잘 드러내고 조절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다.

 엄마는 언제 어떻게 아들을 품에서 날려 보낼 것인지 늘 염두에 두어야겠지만, 손은 놓되 시선은 떼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나아가 시선은 떼더라도 마음은 떼어놓지 말아야 한다. 이를 관망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겠다. 내버려두기는 하되 방치하는 게 아니라 늘 관심을 가지고 살핀다는 뜻이다. 아들 역시 그런 엄마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안심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다.. –본문

친구와 싸우고 씩씩거리며 들어와서는 화풀이를 하는 아이에게 버릇이 없다며 나물하기 보다는 시간이 지난 후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 다독여 주기도 하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아이를 대신하여 아파해 주려 종종거리기 보다는 조금 거리를 두고서는 그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대안을 하나씩 던져줄 수 있는, 무언가 아들과 엄마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 유지가 필요한 듯 해다.

 엄마이기 앞서 여자이기에 여자의 감성으로만 아들을 이해하기 이전에 남자의 감성은 어떠한 모습인지에 대한 전반적인 인지를 통해서 그들의 모습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한 듯 하다. 

 아직은 먼 일이 아닌 언젠가는 나에게도 도래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이 시간이 꽤나 즐거우면서도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들을 배우면서 이 책이 아니었다면 전혀 알 수 없었던 것들을 마주할 수 있었기에 너무나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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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젤 라타의 엄마 아들을 이해하기 시작하다 / 나이젤 라타저

 

 

독서 기간 : 2014.02.0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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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시간
파비오 볼로 지음, 윤병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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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소설 속 주인공을 마주하는 그 첫 장에서부터 나는 이 소설에 매료되고 말았다. 뭐랄까, 어디서도 읽어본 적 없는 느낌이었지만 조목조목 나열하고 있는 그가 선택한 단어들로 인해서 이 소설의 주인공 로렌초는 오롯이 살아있게 느껴졌으며 그가 처해진 상황은 나로 하여금 그가 있는 곳에 함께 있게 만들었다.

 

 과거의 그는 너무도 암울한 시간 속에 살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도 가난했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먹고 살기 위한 그야말로 전쟁과도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고 그럼에도 누구에게도 피해조차 주지 않기 위해서 그들의 아들인 로렌초에게 마음껏 ,TV를 즐기게 할 여유도 의자를 마음껏 끌 수 있는 기회조차 없이 그들은 그들만의 성에서 살고 있었다.  

 

 

 

 로렌초의 어린 시절과 함께 그가 가장 아련했던 시간인 페데리카가 떠나버린 시간이 오버랩되어 함께 나타나고 있다. 아버지의 오롯한 사랑을 원할 수록 더욱 혼자만의 시간으로 잠식했던 그에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연극과도 같은 것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할 수록 그는 더 깊은 자기 연민에 빠져 있었으며 더 없이 완벽한 순간이라고 믿었던 그 순간, 로렌초에게서 사랑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페데리카는 유유히 그의 곁을 떠나버린다.

 사실 그녀가 떠나는 그 순간까지만 해도 그는 그녀가 사라진 그 이후의 날들에 대해서 전혀 그려보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로렌초는 그녀가 떠나는 그 순간마저도 내가 다 그렇게 만들었다며 그를 오롯이 통해 나오는 말이 아닌, 어느 대사 속 한 문장을 읊조리고만 있었으니 말이다.

 

 우리는 죽는 순간을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은 그렇지 않다. 사랑을 계획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랑은 마음먹는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를 사랑으로 공격하게 될 어떤 여자, 어떤 남자가 언제 우리 삶 속에 들어올지 알지 못 한채 살아간다. 하지만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불행히도 그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다. -본문 

 

 서먹서먹함을 넘어 남과도 다르지 않던 아버지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와 동시에 페데리카는 한 달 반 후면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아버지와의 따스한 정은 물론 아직 못한 말이 많지만 갑작스레 도래한 이 암흑과도 같은 이야기는 곧바로 그에게 이전의 그의 모습이 아닌 다시금 자신과 아버지를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으며, 더 이상의 시간이 지나면 기회가 없을 것만 같은 그녀를 찾기 위한 마지막 시간으로의 도래를 그는 어떻게든 찾으려 하고 있다.

 

 어느 순간 나는 아버지가 이전과는 만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내가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는 신이 어제 막 내게 선사한 새로운 아버지였다. 잃은 거나 마찬가지라고 믿었던 바로 그 순간 다시 되찾은 셈이었다. -본문 

 

 로렌초의 이야기만을 읽어내려 갔다면 나는 그의 아버지를 원망했을 지도 모른다. 왜 그토록 자식에게 냉정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원망만 하고 있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이란 누구나 자신의 그릇으로만, 자신이 보는 세상이 전부일 것이라고만 생각하며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세상이라 판단하곤 한다.

  

 본문의 내용 중 '문은 열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곧 닫힌다' 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과거의 시간을 현재로 끌어오기 위한 타임머신과도 같은 시간이 열려 그와 아버지의 관계가 이토록 다시 이어졌듯이 페데리카가 나간 그 이후, 반쯤 열려 있는 그 문틈의 간격은 남아있는 한달 반이라는 시간을 변모시킬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들의 시간이 다시 이어질지 아닐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알 수 없기는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이제는 로렌츠가 현재를 어떻게 지내야 할지에 대한 것을 제대로 인식했으니, 이제부터는 그가 원하는 시간을 살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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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 기욤 뮈소저

 

 

 

독서 기간 : 2014.02.04~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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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내가 아빠가 돼서 - 아빠, 그 애잔한 존재들에 대하여
유승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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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제목을 보고서는 순간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원하지 않는 순간에 아빠라는 직위를 얻은 남자의 고백을 말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에서부터 과연 이것의 나의 아버지의 고백이었다면 나는 얼마나 처량하면서도 서글펐을까, 라는 마음이 일었다.

다행히 이 책은 내가 생각했던, 아버지가 되어 서글픈 그들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아버지가 되어 점점 더 강해지고 어른이 되어가는 그들의 모습을 담고 있었는데 한 아이의 부모가 된다는 것이 모두에게도 처음이고 낯선 경험이기에, 그리고 아빠라는 자리는 한 가정의 경제적인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또한 가정의 축이기에 어깨의 부담은 그 누구보다도 크게 느껴질 것이다. 이전에는 그저 한 남자로서의 세상과의 결투였다면 아빠가 되는 순간 아이들까지 방어해야 하는 그야말로 슈퍼맨이 되야 하기에, 표지 속의 이 아빠의 모습이, 회피가 아닌 고난이 담긴 모습처럼 보여 아련하게만 느껴진다.

특히나 이런 문제를 별로 고민해보지도 않은 채 어느 날 갑자기 덜컥 아빠가 되어버린 신참 가장들, 활화산처럼 뜨겁게 사랑하는데 결혼해서 아빠 되는 일쯤이야 대수겠냐 자만하는 예비 아빠들,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데 아직도 아빠 노릇 하는 게 너무 버겁고 힘겹기만 한 초보 아빠들, 그리고 그런 남편을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애태우는 젊은 엄마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본문

책이나 영화 속의 아빠의 모습들을 통해서 현 사회에서 원하는 가장의 모습은 물론이거니와 그 안에서 다양한 아빠들을 마주하면서, 그들이 안고 있는 모습은 우리네 아빠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구나, 하면서도 내가 마주하지 못했던 다른 아빠들을 보면서 녹록치 많은 않은 그들의 삶을 통해 ‘아빠의 삶’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이전에 이미 보았던 영화나 책들도 있고, 들어는 봤지만 보지 못한 것들, 그마저도 아니면 세상에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책과 영화들이 이 안에 가득 담겨 있는데 아빠에 관한 이야기가 이토록 많았던가,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너무 익숙해서 존재의 가치조차도 별 다른 생각지도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여기서 마주하게 되면서 父情이 어떠한 모습이었는지에 대해 하나씩 그 형태들을 마주하게 된다. 무뚝뚝하고 별 다른 표현도 하지 않는 그들을 보면서 아빠, 보다는 엄마, 가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던 나에게 보여지는 것이 아빠의 전부가 아님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빌리 엘리어트>라는 영화를 이전에 여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잠깐 마주한 뒤 꼭 봐야겠다, 해 놓고서는 까마득하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탄광에서 하루하루를 삶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에게 있어서 생존을 위한 투항 이외의 사치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열 한살이 된 빌리 엘리어트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돌보고 있고 아버지와 형은 탄광을 상대로 파업을 벌이도 있다.

하루살이와 같은 이들의 삶에 있어서 유일한 희망의 빛으로 아버지는 빌리가 권투선수로서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아버지는 알고 계셨을 것이다. 이 지리한 삶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와 같은 삶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 더 빨리 날아오를 수 있도록,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았던 알리와 같은 유명한 권투선수가 되어야 이 곳을 벗어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아버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최선의 방법을 아들 빌리 엘리어트에게 알려주고 그 길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겠느냐 만은 빌리에게는 권투보다는 다른 꿈이 그의 눈앞에 아른거리게 된다. 바로 '발레'였는데 탄광 마을의 권투 선수는 어느 정도의 맥락이 이어지는 듯하게 보이지만 재가 가득한 탄광 속에 발레라는 꽃이라니.

그야말로 말도 불가능한 이 조합의 꿈틀거림이 바로 이 영화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물론 그의 아버지도 처음에는 그가 발레를 한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빌리가 발레 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한 마리의 나비와 같이 춤추고 있는 아들을 보면서 그는 직감적으로 아들이 발레의 천재라는 생각이 스쳤고 그 생각이 스치자 마자 이후에는 반대했던 발레리노로서의 성공을 위해 그는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아들을 위해 온전히 내어 주고 있다.

신기한 듯, 어색한 듯, 초조한 듯, 겸역쩍은 듯, 그러면서도 설레고, 기쁘고 뭔가 확인에 찬 것 같은 그 얼굴에서 나는 아빠의 진정한 표정을 보았다. 그것이 바로 아빠의 얼굴이었다. 가난하더라도, 비록 능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해줄 수 있는 게 변변치 않다손 치더라도, 아들의 손을 잡고 같은 길 위에 서 있는 것, 그것이 아빠가 있어야 할 자리다. -본문

백조의 호수 노래에 맞춰 공연을 하고 있는 빌리는 보러 가기 위해 아빠는 형과 함께 공연장을 찾게 된다. 발레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그지만 자신의 아들이 자리하고 있는 그곳만큼은 또렷하게 바라보고 있는 장면을 그려보는 것 만으로도, 세상 그 누구보다도 든든한 후원자이자 자신을 믿어준 아버지를 위해 빌리는 더 없이 행복한 날개짓을 펴고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아마 찾아보지 않았을 <파 송송 계란 탁>을 보면서 물론 제목은 몇 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굳이 보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은 이 영화 속에서 뒤늦게 철이 드는 아빠 또한 마주할 수 있다.

자유로운 영혼이나 다름없이 지내던 대규 앞에 어느 날 한 아이가 갑작스레 찾아오게 된다. 자신이 대규의 아들이라 주장하고 있는 인권을 몇 번이고 돌려 보내려 하지만 아이는 돌아가지 않는다. 대신 함께 국토대장정을 완주하고 오면 그의 곁을 아무런 조건 없이 떠나겠다는 약속을 믿고서 이들은 이별을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을 하는 도중에도 음주가무를 즐기며 다음날이 되면 헐떡거리는 대규는 한 걸음씩 발을 옮기면서 과연 이 아이가 내 아이가 맞을지에 대한 의문을 안기도 하고 대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회한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 이틀 함께 하는 날들이 오래될 수록 결국 그들에게는 서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시련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게 되는데, 그 사건을 이후로 그들은 몇 십 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진정한 부자 지간의 정을 나누게 된다.

"미안하다."
아빠의 따뜻한 등에 업힌 인권이 대답한다. 파리한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

"
괜찮아, 벌써 다 잊었어."
아빠와 아들의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진 것이다. 함께 걷고 땀을 닦아 주며 먹을 것을 마련하고 휠체어를 밀며, 등을 내어주고 등에 업혀가는 동안 지난 세월의 앙금이 다 녹아버린 것이다. -본문

이 책 속의 아빠들을 보노라면 문자 그대로 완벽한 그들의 모습 보다는 뭔가 하나 둘씩은 부족한 우리의 모습을 한 아빠들이 등장하고 있다.

<7번 방의 선물> 속의 아빠는 우리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지능을 다소 떨어지지만, 그 어느 아빠보다도 딸에 대한 자식 사랑만큼은 깊은 모습이었으며 세상이 바라보았을 때는 더 없는 악당으로만 비춰지는 영화 <나는 아빠다>에서는 딸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아빠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다. <마이파더>속의 아빠는 제 자식이 아니지만 가슴으로 낳은 아들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그 모습을 보노라면 아빠, 라는 그 단어에서 전해지는 묵직하면서도 그들이 우직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수 많은 영화와 책 속에 등장하는 아빠들의 모습은 우리의 아빠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그들이 오늘 하루, 우리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그들은 어떠한 고난과 역경을 지나고 있을지, 마음이 아련해지게 된다. 그들이 어떠한 삶을 살든 모든 것은 우리를 위해 향하고 있을 것이다. 아빠에게도 행복한 하루가 도래하길 하라며,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조용히 전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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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중하차 / 기카무라 모리저

독서 기간 : 2014.01.27~01.2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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