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너의 마지막 강의
B. F. 스키너 & 마거릿 E. 본 지음, 이시형 옮김 / 더퀘스트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아르's Review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하서 20대 초반만 해도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내왔다면 시간이 조금씩 흘러 20대 후반을 지나 30대에 진입한 지금, 눈을 감으면 대학 신입생 때의 모습이 선연하게 나타나 것만 이미 10여년이 지난 일이라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하루하루는 더디게 지나가는 것 같지만 어느 새 달력은 가속도가 붙은 것마냥 빠르게 지나가고 그렇게 한 살 한 살 나이가 더해져 30대에 진입한 지금, 20대만 해도 30대의 나의 모습을 그려보지도 못했거니와 도무지 오지 않을 시기라고만 생각했었다. 이것은 현재의 내가 마흔이라는 시간을 그려보지 못하는 것과 동일한 것 일 텐데 그렇게 10년의 미래의 모습조차 그리기 어려운 나에게 있어 노년이 된 나의 모습을 상상한다는 것은 아무리 그려 보려 해도 그릴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일 뿐이었다. 그러니까 언젠가는 주름이 하나 둘 늘어난 할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겠지만은 그럴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모습이 실제 그려지지 않는 이중의 생각이 공존하는 것인데 이토록 멀게만 느껴지는 그 시간들에 대해서 스키너는 이토록 아무런 준비 없이 노년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한창 젊음 속에 그 시간을 누리고 있는 현재의 나부터 노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노년이란 바로 이러한 낯선 타국과도 같다. 그곳에 가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하면 할수록 새로운 생활이 더욱 즐거울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들은 노년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다. ‘노년이라는 나라는 너무나 을씨년스러운 황무지처럼 보일 때가 많다. 이 나라는 관광회사에서 뿌려대는 화려한 안내책자에 나오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그와는 반대로, 수천 년에 걸쳐 슬픔과 질병과 가난으로 점철된 풍경이라고만 전해져 왔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대로, 사람들은 누구나 오래도록 살고 싶어 하지만 그 누구도 늙는 것을 원치 않으며, 대게는 늙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조차 하기 싫어한다. –본문

 언젠가는 도래할 나의 미래이고 준비를 통해서 그 시간들을 더 만끽할 수 있다면 현재의 내가 미래의 나를 위해서 투자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막연하게 그때 생각하면 되겠지, 가 아니라 현재 조금씩 준비하면서 나아가다 보면 준비를 해 나가는 나의 모습도 그러하지만 매 순간 준비를 해나가며 그 안에서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기에 오늘을 낭비하지 않고 내일은 준비할 수 있는 방안이리라. 스키너는 이 책을 통해서 노년에 있는 이들 이외에 그곳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이들에게 어떻게 노년을 준비하면 좋은 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데 끊임없이 세상과 접촉하면서 이전보다 느려지고 둔해진 몸과 정신을 계속해서 단련해야 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나타나도 있는 망각의 영역에 대해서 계속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기억을 더듬어야 한다 이야기 해주고 있다.

 인생의 초년은 말년을 위해 만들어진 것 아니다 우리는 늙기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며, 젊은 이들이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어.” 라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일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조금만 더 심사숙고 한다면, 앞으로 다가오는 순간을 즐길 수 있다. –본문

 언제나 남들보다 빠르게, 더 높이 날아올라야만 성공의 가도 위에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그리고 아직 더 나아갈 일이 많이 있기에 아직은 버둥거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내게 스키너는 매 순간을 재촉하며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만이 아닌 천천히 생각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고 삶을 변화하는데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전해주고 있다. 느리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며 자신의 능력에 맞게, 그러니까 노인의 느림에 있어 그 느림의 속도에 맞춰서 천천히 배워간다는 것은 충동적인 행동들을 미리 제약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늙는다는 것에서 막연한 두려움과 나에게는 아직 먼 미래이기에 생각지도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 스키너는 노년만을 위한 준비가 아닌 현재의 나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노년만을 위한다기 보다는 현재의 나를 다독이고 격려하기 위해서라도 좋을 이 책을 읽는 내내 조금 느리게 그러나 더 넓게 배우는 법을 알게 되면서 이전보다 평온한 시간들을 보내며 내일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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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듦에 대한 변명 / 김희재저


 

 

독서 기간 : 2014.11.28~11.29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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