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상징, 인간
유요한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종교의 자유가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 자체에 대한 탐색을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의 다양성에 대해서 존중하고 있기는 하나 그 다양한 종교에 대해서 마주할 수 있는 기회는 넓지 않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는데 그래서일까, 쉽지 많은 않지만 과연 종교라는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것들을 배워보고 싶다는 바람에 이 책을 열어보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은 우리가 이른바 종교라고 부르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 힌두교 등 기타 다양한 종교들에 대한 탐색이 아닌종교 그 자체에 대해서 마주하는 책으로 종교 안에 담긴 상징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러한 상징이 우리에게 남겨진 의미와 현재의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에 대한 수 많은 종교적 의미들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그야말로 종교에 대해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책이다.

 인문학은 결국 인간을 이해하려고 하는 학문이다. 종교학도 마찬가지다. , 초월적 존재, 초자연적인 현상, 혹은 절대적인 진리가 진짜인지 아닌지를 탐구하려 하지 않는다. 종교학은 남루한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이를 넘어서려는 인간의 꿈, 혹은 궁금적인 의미를 찾으려는 인간의 갈망을 단순한 거짓과 속임수로 치부하지 않으면서도 객관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삼으려는 노력 속에서 발전해왔다. 그리고 종교학이 이 노력을 치열하게 경주할 때 인문학의 사명을 다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본문

 평상시에는 별다른 생각조차 없다가 내 스스로 제어할 수 없는 큰 일들이 눈앞에 닥쳤을 때,나도 모르게 신에게 의지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현재는 종교를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종교를 가지기 이전에도 어느 신을 향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신을 향해 간절히 이번만큼은 도와주십사, 라는 기도를 마음속으로 하곤 했는데 그러고 보면 나 역시도 내가 인지하지는 않았지만 종교적인 면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저자의 학생들 또한 나와 비슷한 모습들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들은 자신이 이러한 면에서 종교에 의지하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는데 실제 우리의 사회를 돌아보면 영화와 소설은 물론, 정치, 경제적인 면, 심지어 폭력이나 전쟁 등 수 많은 곳에서 종교적인 요소가 기반이 되있음을 저자는 꼬집어 이야기하면서 어떠한 모습으로 종교의 의미가 우리의 삶에 스며들어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그리스도교인에게 골고다 언덕은 죽음과 관련된 상징적인 중심의 장소이고, 예수는 그리스도교인들의 모든 삶을 통해 본 받아야 할 가장 성스러운 존재이자 원형이다. 상징적인 중심의 장소는 확장이 가능하다. 골고다 언덕에서 가져온 흙 때문에 인골 교회가 있는 묘지는 그리스도교인들의 죽음과 관련된 성스러운 중심이 되었다. –본문

 일전에 한 다큐멘터리에서 뼈로 만들어진 성당을 본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그 모습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다른 것도 아닌 인간의 뼈로 만들어 진 성당이라니. 대체 이 곳에 무슨 일이 생겼던 것일까, 라는 호기심에 그 장면을 봤던 기억이 나는데 나에게는 꺼림칙하게만 다가오는 유골의 의미가 당시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 깃든 곳이기에 수 많은 이들이 이곳에 묻히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러한 염원은 끊이지 않게 되었고 그렇게 계속된 유골의 행차가 계속되던 때에 당시 성당을 건축하던 사람에 의해서 하나 둘 사용하게 된 것이 현재의 인골 교회로 된 것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회화 속에서도 유골의 모습들을 종종 볼 수 있게 되는데 현재의 나로서는 두려움만이 느껴지는 그 모습이 17세기의 유럽인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라고 한다. 그들에게 해골은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닌 삶의 허무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서 해골을 통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대해서 더욱 부지런히 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주는 것이라고 하니, 의미를 알고 나니 조금씩 물음표가 사라지고 있는 듯 하다.

 종교의 특정한 표식들에는 그 나름대로의 의미가 담겨 있는데 어떠한 형체를 새로이 만드는 것이 아닌 우리 곁에 늘 존재하는 것들 안에도 종교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면서 그저 지나가며 보았던 것들에도 수 많은 의미가 담겨 전해지고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 중에서도 자연 안에서 마주하는 종교의 의미는 애니미즘으로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마주하게 되면서 관심 있게 읽었던 부분이었다.

 물에서 우주가 창조되는 반면, 물은 전체 우주를 멸망시키는 힘도 지닌다. 수많은 홍수 신화는 물로 인해 전 세계가 멸망되었다고 말한다.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우트나피시팀은 폭풍의 신 엔릴이 일으킨 홍수 끝에 생존한 유일한 사람이었고 [구약성서]의 노아도 홍수로 세상을 심판받은 후살아남아 새로운 인류의 조상이 된다. –본문

 물에서 시작한 인류의 모습이 물로 인해 또 사그러지는 것들을 보면 인간은 자연 속에서 한낱 작은 미물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현재는 물론이고 당시의 인류에게 있어서도 대자연은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함이여 두려움이었을 것이며 그렇기에 그들은 그들을 감싸고 있는 모든 자연으로부터의 의미들을 하나하나 담아 자신들의 삶 안에 담아 놓고자 했을 것이다.

 종교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었기에 그 의미에 대해서 대략적인 큰 그림들만 알고 있었다면 이 책을 통해서 그 큰 그림 안의 담겨 있는 깊이 있는 실제를 마주하며 어렴풋이 알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 확실히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종교라는 단어 이전에 이미 우리에게 존재하고 있었던 종교의 의미들을 통해 우리의 안에 담겨 있던 종교를 마주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아르's 추천목록

 

종교의 철학적 의미 / 마이클 피터슨저


 

 

독서 기간 : 2014.11.04~11.0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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