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 - 조심하라, 마음을 놓친 허깨비 인생!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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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마음이라는 것이 내 안에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외부적인 요인들에 의해서 요동치곤 한다. 분명 나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주인이라기 보다는 내가 제어할 수 없는 순간들이 도래하곤 하는데, 정민선생의 <조심>은 내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그 방법들에 대해 고어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

팽팽 돌아가는 세상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덩달아 일회일비하다 보면 내 안에 나는 없고 세상으로 꽉 차버린다. 나를 잃으면 허우대만 멀쩡한 쭉정이 삶이다. 사람들은 마음을 돌보잖고 헛된 꿈을 향해 질주한다. 성취할수록 허탈하고 가진 것이 많아질수록 허망하다. 모든 것을 다 쥔대로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본문 

  

 퇴근하는 길에 주로 책을 보고 집에 들어서서는 이른바 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는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기 보단 엎드려서 책을 보는 것이 익숙해져 있는데 작은 탁상에 앉아서 책을 보다가도 어느새 자세는 흐트러져서 이불 위를 가로지른 자세로 책을 보다 잠이 드는 일이 허다하기에 나에게 책을 읽는 자세를 묻는다면 그야말로 널브러져 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가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자세가 어찌되었건 책을 읽으면 되겠지, 라는 생각을 하는 나에게 이 책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모름지기 시간을 아껴 무릎을 딱 붙이고 글을 읽도록 해라. 의문이 나거든 선배에게 물어 완전히 이해하고 입에 붙도록 해서 가슴 속에 흐르게끔 해야 힘 얻을 곳이 있게 된다. 절대로 대충대충 지나치면서 책 읽었다는 이름만 얻으려 해서는 안 된다. –본문

책을 읽는 대에 무어 그리 필요한 것들이 많은가, 라는 생각이 스칠 수도 있지만 독서의 자세는 책에 담긴 내용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시초가 되는 것으로 자세는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닌 마음을 먼저 다잡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거나 회사에서 일을 하는 동안에도 우리가 책상을 마주하고 있는 것도 그 마음을 다잡기 위함인데 왜 책을 읽을 때는 이토록 흐트러진 마음을 안고서 봤던 것인지. 오늘부터라도 조금씩 책을 읽는 자세를 바로 잡아보려 노력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한 순간에 잿더미로 변해버린 집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있을 지인에게 위로 드리려다 외려 축하한다는 말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당나라의 유종원이란 어르신이 실성을 하신 게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처럼, 누군가가 잘 되면 속이 쓰리고 누군가 나보다 못되면 내심 기뻐하는 심성을 가지신 분인 건지, 라는 생각과 대체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상황인가, 라는 의구심을 안고 계속해서 문장들을 좇아가다 보면 그가 말한 저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화마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이나 그에게는 아직 그 자신이 남아 있다. 살다 보면 이보다 더 큰 일들을 겪을 수 있고 이 일을 기반으로 하여 앞으로는 더 좋은 일들이 도래할 것임을 예견하며 전해준 이야기라고 하니 유종원 선생을 의중을 몰랐더라면 나는 그에게 배신감을 넘어 분노에 휩싸여 어떠한 답변을 퍼부었을지 모를 일이다.

 

 

공공연하게 남녀 관계 이야기를 입에 담거나, 남의 신상을 농담 삼아 얘기하는 일. 늙은이가 젊은이 틈에 끼어 남을 웃기려고 지껄이는 꼴. 시시한 신분이면서 점잖은 분들을 친구처럼 허물 없이 함부로 대하는 모양. 가난한 집에서 술잔치를 좋아하는 것.

 대목마다 주변에서 일상으로 대하는 낯익은 풍경들이다. 대체로 인간이란 변하는 존재가 아니다. –본문

 언제나 내가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가지려 손을 뻗고 그 욕망의 실체를 알면서도 그것들에 휩싸여 갈대처럼 휘날리곤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행태처럼 나 역시도 타인을 향해서 무수한 화살들을 날리고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 그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내 마음대로 재단하고 판단하며 그것이 진실인 냥 떠들어대곤 했다. 언젠가는 그것이 내게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오늘만을 사는 사람처럼 살아왔다면 이 책의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인생이라는 긴 세월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아낌없이 전해주고 있다.

 예전이든 지금이든 사람 사는 모습은 매양 변하지 않고 같은 듯 하다. 오늘을 살면서 어제를 후회하고 내일이 되면 오늘을 또 다시 후회하는 그러한 삶이 아닌, 오늘을 오롯이 살기 위해 내 마음부터 다잡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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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침 / 정민저

 

 

독서 기간 : 2014.06.15~06.16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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