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누구의 편에 서는가 - 난징대학살, 그 야만적 진실의 기록
아이리스 장 지음, 윤지환 옮김 / 미다스북스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아르's Review

 

 

 역사는 우리가 지나온 이야기이며 그 시간들이 기록된 이야기들을 담은 것이다. 그러니까 역사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들을 담아 놓은 기록이며 이전의 있었던 일들을 기록해 놓은 사실을 담아 놓은 것이란 의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건이 발생된 이후에 기록되는 것을 의미하는 역사는 그 기록의 주체가 누구였는지에 따라서, 그 기록을 기록하는 자의 의도에 따라서 잘못된 역사로 기록될 수도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그 약점. 과거의 일을 현재에 기록할 수 있다는 그 약점을 이용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바로 이 한 권의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래, 읽으면서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랐다. 어찌하여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이토록 참혹할 수 있는지. 이 모든 것들이 진실이었다는 것에서 그리고 이를 덮으려 했던 이들의 그 뻔뻔한 이들의 모습들이 읽으면 읽을 수록 가슴을 치며 그 잔인했던 이야기들에 소름 끼치는 것을 넘어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자국에서 펼쳐졌던 엄청난 사건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에서 제대로 된 기록들을 찾을 수 었었기에 그 당시에 난징에 있었던 외국의 관계 기관 사람들을 기본으로 하여 살아 남은 이들의 증언들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는 그녀는 이 책이 1997년 발간 된 이후 일본의 우익 단체들에게 매일같은 협박들에 시달리며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결국엔 스스로 자신의 손으로 이승과의 끈을 놓아버렸다고 한다.

 

 어떠한 일들이 있었던 그 기록을 바로 잡는 일이 그 누군가에게는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리만큼 가리고 싶었던 것들이었다니. 과연 그 어마어마한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목도하는 순간, 그들은 자신들이 잘못했다는 것의 시인을 이렇게 감추는 것 밖에 할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한 한탄이 이어져 나온다. 자신들이 한 이 끔찍했던 학살의 기록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텐데도 여전히 덮으려고만 하는 그들의 눈과 귀가 원망스러운 뿐이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드은 그 과거를 되풀이한다. -미국의 철학자, 조지 산타아나 -본문

 

 책을 펼치자마자 등장하는 수십장의 사진들을 보노라면 그 어떠한 말들을 꺼낼 수도 없게 된다. 언제나 그렇듯이 잠들기 전 엎드려 이 책을 펼쳐보던 나는 다시금 방안의 불을 켜고 똑바로 앉아 이 책을 마주할 수 밖에 없게 되었고 그 끔찍했던 사건의 실체를 이제서야 마주하게 된 나는 역사의 흐름조차도 모르고 편히 오늘을 살았다는 것에서 뒤늦은 반성만을 해보게 된다.

 

 1937 12 13일 이 도시가 함락되자 일본군은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잔학 행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수천, 수만 명의 젊은 남성들이 짐승처럼 도시 외각으로 끌려나가 기관총 세례를 받았고, 총검 훈련의 대상이 되었으며, 휘발류 세례를 받은 후 산 채로 불태워졌다. 몇 달 동안 거리에는 시체가 산을 이루었고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했다. 몇 년후 극동군사법정의 전문가들은 1937년 말부터 1938년 초까지 난징에서 일본군에 의해 살해된 민간인의 수는 26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고 또 다른 전문가들은 35만명 이상의 난징 시민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 -본문

 

 섬이라는 자국 영토에 대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타국의로의 침략을 너무도 당연하며 무지한 우리나라며 중국으로의 진출은 일본이 우리를 돕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하에 쳐들어와서는 행했던 그 엄청난 일들을 보노라면 절로 욕지거리가 넘쳐나게 된다.

 

 아버지에게는 딸은 강간하게 하고 아들에게는 어머니를 강간하게 만들었던 난징의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총검술을 실습하는 대상으로 중국인들을 사용함은 물론 하루 동안에 얼마나 많은 중국인들을 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기는 물론, 수 많은 여성들은 겁탈하고 그 과정 속에서 피해자들에게 추악한 행태를 버렸으며 그렇게 세상을 떠난 이들의 육체마저도 그들의 손아귀 속에서는 편히 쉴수가 없었다. 당시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일본인의 손 안에서 몇 조각의 시신으로 나뉘었어야 하며 당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중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남아있던 시체마저도 갈아버렸다는 이 이야기를 보면서 어찌 그들과 함께 이 곳에서 숨쉬고 있는지에 대한 분노만이 남게 된다.

 

 그럼에도 그들은 이 모든 사건의 전모가 자신들이 아닌 중국인들이 저지른 폭도라고 포장하려 했다는 장면을 보노라면 그들의 뻔뻔한 전모에 혀를 두를 수 밖에 없게 된다.

 

 3월 도쿄의 국영 라디오 방송은 이런 내용을 전 세계에 알렸다. "난징에서 살인과 파괴를 일삼은 폭도들이 체포되어 처형되었다. 이들은 장제스 군대에 불만을 품은 군인들로 밝혀졌다. 이제 도시는 조용해졌고 일본군이 30만 명의 피난민을 먹여 살리고 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소개도니 조지 피치의 일기 중에서  -본문

 

 이들의 역사 왜곡은 어디까지 계속 될 것인가. 당시의 증인들이 사라진다고 해도 그들이 했던 일들마저도 사라지는 것이 아닐지언데 여전히 그들은 제 2차 세계 대전 중 일본인의 위안부였던 할머님들에게 혹은 강간을 당한 여성들에게 강압적인 성적 노예가 아니었다고만 이야기 하고 있고 이 엄청안 난징 대학살에 대해서도 그들은 여전히 침묵은 물론 모르쇠를 주장하고 있다.

 일본의 교육 실태에 대해서 기억상실증을 가진 것이라 말하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연 그들에게 있어서 역사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

 

 당신들이 가리면 가릴 수록 더욱 선명해 지는 역사 속의 사실을 이제서야 마주했다는 것에서도 부끄러운 마음이 들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그들에게 이 모든 역사를 더해주고 싶다. 정치라는 이유로 덮어져만 있었던 과거의 사실 속에서 살아난 이 이야기들이 이제는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하는, 수 많은 이들의 피와 눈물이 담긴 진실일테니 말이다. 

 

아르's 추천목록

 

존 바레 난징의 굿맨 / 존 라베, 에르빈 비케르트저


 

 

 

독서 기간 : 2014.04.26~04.27

by 아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