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의 원리 Vol. 2 - 적용 및 실전편 국어의 원리
구자련 지음 / 다섯번째사과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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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중고등학교 영어시간에 영어의 문법에 대한 내용들이 나오면 열심히 필기하고 그 내용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꽤나 많은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임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우리나라에 있어서는 모국어 못지 않은 실력을 요구하고 있는 이 사회에서, 나의 학창시절에서부터 영어에 대한 깊이있는 접근은 문제도 문제이지만 어떻게든 영어라는 장벽을 넘기 위한 요소들이었다.

 

 그렇게 영어의 문법부터 단어, 회화 등 모든 분야에 대해서 한걸음 한걸음씩 배워나가는 노력을 해왔던 것에 비해 국어에 대해서는 별다른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자연스레 습득한 것들이기에 그 이후에 국어 자체에 대한 공부나 관심을 기울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모국어이기에 내가 인지하고 있던 훨씬 그 이전부터 나는 한글을 듣고 배워왔으며 그렇기에 자연스레 어떠한 말이나 단어, 문장에 있어서 옳고 그름에 대해서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은 마치 딱히 이유를 말할 수는 없어도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과 같은 센서가 장착된 느낌으로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렸다는 것에 대해서 국어의 문법을 들이대지 않아도 당연히 알게 되는 것들이었다. 

 

 그 언젠가 한 외국인이 나에게 깻잎의 발음이 [깨씹]이 아닌 [깬닙]으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한 적이 있었다. 물론 자음동화 현상에 대해서 배운 적은 있기는 하다만 그 순간 나는 왜? 라는 질문에 그저 새로운 세계에 와 있는 듯한 표정으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며 그 찰나의 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랬던 것 같다. 

 

 당연히 알고 있는 것이기에 구태여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알 수 밖에 없는 것이 국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학창시절 이과에서 문과로 전공을 바꾸는 그 순간에도 언어영역의 점수에만 미련을 안고 있었지 오르지 않는 점수에 대해서는 국어 자체에 대한 인식의 부족때문이라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한 생각은 작년에 <국어의 원리>라는 이 책을 마주하기까지도 못했었던 생각이었는데 이번 <국어의 원리 Vol.2>를 다시금 마주하면서 그 동안 내가 모르고 있었던 것은 문제를 푸는 스킬이 아닌 국어 자체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우리들이 즐겨 부르는 가곡은 가사가 있는 만큼 소리 그 자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본문

 

 위의 이 한 문장을 읽고 이해하는데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 3초 이내면 이 문장을 다 읽고 그 안의 의미를 바로 파악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한 문장을 가지고서는 이 책 안에서는 문장의 구조에 대해서 파악하고 이 문장 안에서 의미 전달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데 지극히 당연한 것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이렇게 자세히 마주했던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운 일련의 과정으로 알고 있기에 우리는 그동안 이런 분석적인 사고를 한 적이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분석적인 사고를 한 적이 없었기에 나는 몇 십 권의 문제집을 풀었어도 언어영역의 점수가 오르지 못했던 것인지에 대해 반성하며 계속 읽어내려가게 된다. 

 

 

 단문 속의 의미들을 배워나가면서 이후에는 장문의 문장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장문의 문장들 속에서 각 문장들이 어떻게 연계가 되어있는지에 대한 분석들을 통해서 텍스트 안의 연결이 어떻게 되어 있고 그 문장들이 연결되어 있는 방식을 통해서 우리는 사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고 있다. 자칫해서는 문법이라는 딱딱한 형태로서 끝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저자는 문법과 그 이후에 예시를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국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그 동안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생각하는 것 조차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이번 기회에 실제로 목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는 것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자세히 분석해보지 않았던 이론들을 가지고서 뒤의 실전 문제들을 풀어보면 그저 문장을 읽어내려갈 때에는 인식하지 못했었던 문장의 구조나 흐름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그 전에는 그저 스킬이라고만 느꼈었던 문장의 분석을 이곳을 통해 10여년 만에 다시금 문제를 풀어보게 되면서 10년의 세월 동안 쌓여왔던 지식의 체득보다 이 한 권을 통해 배우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10여년 전에 이 책을 마주했더라면 나의 졸업장이 바뀌지 않았을까, 라는 회한이 밀려들기도 하지만 지금에라도 이러한 것들을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지금부터의 나의 글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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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의 원리 Vol.1> / 구자련저 



 

 

독서 기간 : 2014.03.20~03.22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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