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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어떻게 살 것인가 (양장) - 톨스토이가 인류에게 전하는 인생의 지혜 ㅣ 소울메이트 고전 시리즈 - 소울클래식 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선미 옮김 / 소울메이트 / 201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톨스토이 스스로 자신을 관통했던 삶의 지혜를 이 한 권에 고스란히 담아놓고 있다. 그가 읽었던 원문이 어떤 것이었던, 자신이 이 안에 담아놓은 문구들은 절대로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담기길 원한다는 그의 이야기를 보면서 그가 이 책 안에 담긴 내용들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가늠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단상들이기에 읽는 대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는 별 것 아닌, 그저 그런 책이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 짧은 단상들을 읽을 때마다 매번 고개를 주억거리게 하는 힘을 안고 있는 것들이라면, 문장의 길이를 떠나 이 안에 들어있는 이야기들이 실로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마주하는 단상부터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 이야기 하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우리가 이렇게 아등바등하며 살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것일까? 별 다른 생각 없이 그저 어제와 같이 오늘도 보내고 있는 나를 보면서, 과연 나의 둥지는 어디로 틀어야 하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흘러가는 대로, 시간이 알아서 해결해 주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들은 언젠가 도래할 미래의 나에게 주는 고통이 될 것이므로 내일의 나를 위해서라도 지금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나침반을 설정해야 할 때인 것이다.
어릴 때는 어른들이 나이라는 숫자를 유일한 무기로 그들만의 방식을 관철하는 것들에 대해 불만을 품곤 했었다. ‘나이 어린 너희는 모른다 혹은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가 다 맞는 거야.’ 라는 이야기들을 들을 때면 나중에 커서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나보다 나이 어린 이들의 이야기를 무시하거나 방관하지 않으리란 다짐을 하곤 했었다. 그렇게 하나 둘 나이가 들어 이제는 그 누가 보아도 어른이라 이야기하는 지금의 내가 되어 보니 어느 새 닮지 않으리라 맹세했던 어른들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아니 어른이 되어가면서 더 많은 것을 알아가기 보다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기반으로 점점 더 철옹성과 같은 나만의 장벽을 쌓아가고 있다는 것에서 내 자신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열린 마음과 열린 생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점점 닫혀가는 나를 보면서, 과연 나는 지금 어디를 표류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반성을 해본다.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함께 알고 있는 그 누군가를 험담하라, 라는 우스갯소리처럼 둘 만 모인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자리에 없는 제 3자를 이야기 도마 위에 올려놓고 그 사람에 대해 마음대로 재단하곤 한다. 10대의 나와 20대의 나와 30대가 된 나는 동일하게 나라는 허울을 안고 있지만 내 스스로가 바라보아도 각 시간 별로의 나는 다이나믹할 정도로 변화를 겪어 온 듯 하다. 내가 인지하는 나도 이렇게 다를 지 언데 타인인 그들 역시도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톨스토이가 이야기한대로 내가 말하고 있는 시점의 상대방은 이미 과거의 시점 속에 있었던 사람이기에 우리는 타인에 대해 함부로 안다, 라고 단언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고서는 그 부분 부분이 전체인 듯 설명하는 것과 비슷한 현상으로 그저 우리가 흘리는 말로 때로는 한 사람을 죽이는, 날카로운 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 말이다.
이미 알고는 있으나 아는 것에서 멈추는 것은 모르는 것보다도 못한 것이라고 한다. 톨스토이가 사는 동안 그를 관통하여 뼈 속 깊숙이 전해지던 지혜가 이 책 속에서 되살아나 지금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짧지만 굵직한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그의 지혜를 마주하면서 이제부터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다시 세운 기분이다. 이 모든 것들을 단시간 내에 내 삶 속에 녹여내기는 힘들겠지만 계속해서 마주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의 삶이 이 책과 같이 되지 않을까. 그러한 날이 도래하길 바라며 틈틈이 이 책을 마주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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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 레프 톨스토이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