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단 하루, 15분동안만 주어지는 이 사막 한가운데의 고기잡이는 도곤족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고기잡이가 아닌 축제라고 한다. 남자들에게만 주어지는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 도시로 나가있던 이들마저 15분의 축제를 위해 귀향한다고 하니 이들에게 있어서 이 축제는 축제라는 이름 이상의 의미가 있는 듯 하다.
건기가 되면서 드러나는 호수의 바닥 사이에 있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수 많은 사람들이 뛰어가는 그 장면을 보노라면 인류에게 있어서 물고기란 식량을 넘어 행복과 행운을 가져다 주는 의식인 것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호수를 향해 달려가다 보면 그들이 가만 서있기조차 버겁게만 보인다. 그렇기에 그 축제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물고기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도곤족은 이 축제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들은 스스로 축복받은 이들이라 생각한다고 한다.
호수에서 잡은 메기는 팔지 않고 확실하게 나눠 모든 마을에 적절하게 배포한다. 큰 메기들은 나이를 먹어 물고기를 잡지 못하는 사람에게 주기 위해 모은다. 물론 고기를 잡지 않은 대장장이들에게도 그 몫이 돌아간다. –본문
축제에 참여하든 하지 않든, 이 자리에 함께 하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끼는 이들을 보면서 이 축제가 주는 의미에 대해 되새겨보게 한다. 15분간의 축제는 우리나라의 보릿고개와 같은 시기에 유일한 단백질 보충원인 이 축제 속에서도 서로 나누며 함께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물고기를 잡는 행위를 넘어서 삶의 따스한 정을 느끼게 해준다.
이 다큐를 보면서 논에다 물고기를 함께 키우는 ‘벼논 양어’ 농사법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이 농사법은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라고 한다. 벼를 키우기 위해 일정량의 물이 있어야 하는 논농사에 물고기를 함께 키우면서 농부는 벼를 수확한 이후 그들의 단백질 공급원이 되는 물고기도 함께 잡는 것이다. 그야말로 1석 2조의 효과적인 농사법이 아닐 수 없는데 다큐에서는 농부가 모내기를 하며 치어를 방목하는 장면들이 나와서 이 치어를 어디선가 구입해서 온 것인가, 했는데 이 책 속에서 그 치어들이 어디서부터 오는지를 알 수 있다.
겨울 무렵, 이곳은 남쪽이라서 추수가 끝나도 논에 물이 마르지 않고 찰랑거린다. 당연히 다 잡지 못한 물고기들이 논에 남아 있다. 가장 씨알이 굵은 놈들이 나마 있는 논에, 말뚝을 박고 지푸라기나 나뭇잎들을 그 주위에 던져 놓는다. 살아남은 물고기들은 이 밑에서 웅크리고 겨울을 난다. 이곳의 겨울은 우리의 가을 날씨와 비슷한다. 내년 봄까지 살아남은 녀석들은 또다시 먀오족 사람들이 심어놓은 풀들 사이로 알을 깔 것이다. –본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