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에 적어도 한 두 번은 미술관에 가보려 하고 있다. 미술에 대해 무엇을 알고 가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겠거니, 라는 생각과 실제 명화들이 전시되어 있는 그 장소를 찾아가지 않는 이상은 마주하기 힘든 것들이기에 그에 비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입장료를 지불하고서는 보는 기회를 잡으려는 실속이 우선이 된 관람들이기는 하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 책 안에는 서양 미술사의 전반적인 흐름과 각 시대별로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기에 공부를 한다기 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어간다는 느낌으로, 그야말로 미술에 대한 문외한인 나에게 있어서는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인류가 본격적으로 이 지구상에서 활동을 한 그 시점부터 인간은 자신들의 생각이나 삶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했다. 구석기 시대였던 기원전 때에는 종이나 잉크와 같은 것들이 있을 리 만무했던 시절이기에 당시의 인류는 자신들의 생활상을 동굴의 벽이나 커다란 돌 등에 남겨 놓았다.
선사 시대의 벽화 대부분은 깜깜한 동굴 속에 그려져 있는데도 이처럼 매우 생생하고 기운차 보여요.
그렇다면 선사시대 사람들은 왜 동굴 벽에 그림을 그린 것일까요? 동굴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은밀한 장소입니다. 게다가 벽화를 보면 하나의 형상에 다른 형상들을 겹쳐 그린 것이 많지요. 이 사실을 고려한다면 감상용으로 벽화를 그린 것은 아닐거예요.
선사 시대 사람들은 동물이 잘 잡히기를 기원하고, 맹수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벽화를 그렸어요. – 본문
샤머니즘이나 토테미즘을 숭배하고 있는 그들에게 있어서 하루하루의 삶은 생과 사를 넘나드는 경계에서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이러한 예술의 흔적은 아름다움은 고양시키고 널리 퍼지기를 위한 바람이라기 보다는 자신들의 삶의 안위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올린 의식과도 같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