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전사, 마법사, 연인 - 어른이 되지 못한 남성들을 위한 심리 수업
로버트 무어.더글러스 질레트 지음, 이선화 옮김 / 파람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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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남성성을 바로 잡고, 소년에서 어른으로 가는 정신적 계단을 복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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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전사, 마법사, 연인 - 어른이 되지 못한 남성들을 위한 심리 수업
로버트 무어.더글러스 질레트 지음, 이선화 옮김 / 파람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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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면 가장 먼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문제점이 바로 ‘어른의 부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성이 상실된 주요 원인으로 참다운 의미에서의 성인 남성, 그러니까 소년 심리에서 벗어나 한층 더 성숙해진 남성으로서의 역할 모델의 부재를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는 우리에게 잘못 인식된 남성성의 왜곡된 의미를 바로잡는다. 파괴적이고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닌 생산적이고 성장시켜주는 것이 진정의 의미에서의 남성성이라고 한다. 어른인 척하는 소년들은 아무도 그들에게 성숙한 남성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지 못하는 사회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남성, 남성성에 대한 인상은 남성이나 여성 모두에게 오해와 고통을 주는 왜곡된 이미지다.

 

내재된 극도의 취약성과 상처받은 소년의 약함은 지금 시대에 더욱 왜곡되어 정신적으로 균형 잡힌 성장의 가능성을 차단한다. 때에 맞는 역할 모델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시대에는 그런 게 없다. 저자들은 이런 상황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인간에게 잠재된 각 역할의 원형 이미지를 찾음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는 신성한 아이가 미성숙한 남성 원형의 바탕이 되는 근본 원형임을 먼저 인지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남성 자아의 초기적 원형인 신성한 아이의 창의성과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사랑할 필요가 있다. 또 조숙한 아이 원형은 아이가 열성적으로 배우고자 할 때, 아이가 뭔가에 자극받아서 열기를 띌 때, 자신이 배우고 있는 것을 타인과 나누고 싶을 때 드러난다. ‘아기 의자 폭군’, ‘겁쟁이 왕자’ 같은 부정적 이미지의 원형도 있는데 이런 것들은 미숙에서 성숙으로 나아가는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보완되고 완성되는 단계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원형의 긍정적 특성에 가까울 수 있다면 성숙한 보호자 역할 남성의 경험이 부족한 환경이라도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이렇듯 각 성장 단계에서 나타나는 아이의 긍정적/부정적 원형 위에 성인 남성의 부정적/긍정적 이미지가 겹쳐지는, 즉 자아의 근간을 이루는 소년기와 성인기의 피라미드를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미숙에서 성숙으로 나아가는 단계이므로 이것들이 자연스럽게 소화되고 덧씌워지면서 건강한 소멸과 생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성숙한 남성의 에너지는 네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왕, 전사, 마법사, 연인이다. 이 원형들은 모두 겹치는 부분이 있으며, 이상적인 경우는 상호 보완이 되는 것이다. 훌륭한 왕은 동시에 전사이자 마법사이며 연인이다. 다른 세 원형도 마찬가지. 어린 아이 때부터 성인 남성에 이르는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감당하고 교체하는 의식을 통해 일종의 레벨 상승을 하는 셈인데, 과거에는 있었으나 지금은 실종된 시대라는 것이 저자들의 판단이다. 이 책은 그것의 대안으로 원형 이미지를 찾는다는 방법을 융 심리학을 바탕으로 제안하는 것이다.







미숙한 소년에서 성숙한 남성 원형에 접근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겸손’이다. 그것은 굴복과는 다르며, 진정한 겸손은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이고 필요한 도움을 얻을 줄 아는 것이다. 두 번째는 ‘주문 걸기’다. 이것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거나 되지 않는 이미지나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또 존경하기의 기술이 있다. 존경할 만한 나이든 연장자, 혹은 지난 역사의 위인도 좋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비슷한 맥락의 기술이다. 모델이 될 만한 원형을 배우가 역할을 연기하듯 모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인간의 역사는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각 인생의 단계마다 때에 맞는 역할을 감당해왔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성숙을 거부하고 유아나 소년기 심리에 머물면서 오히려 그것이 하나의 삶의 방식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하나의 모범적인 모델 같은 것을 거부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가치관과 더불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그런 경향은 더 심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오랜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온 인간의 정신적 성숙이라는 단계적 성장 과정을 내적/외적으로 발현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거듭된다면 육체적 성장과 정신적 미성숙이라는 불균형이 어떤 재앙을 초래할지 모를 일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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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살린 위대한 판결 - 시대의 전환을 이끌어낸 역사적인 기후 소송이 펼쳐진다!
리처드 J. 라자루스 지음, 김승진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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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이 나오기 위해 들어간 공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맨 뒤에 나오는 방대한 양의 참고문헌과 인터뷰 자료들, 그리고 거기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의 행적이다. 둘째, 온실가스 문제의 해결을 위한 첫 걸음으로 환경보호청에 청원서가 제출되고 거부된 후 뜻을 같이 하는 다수의 참여로 소송으로 이어지며 이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결정적 사건인 대법원 판결에 이르기까지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수많은 세월 속에 채워진 관련 ‘이산화탄소 전사들’과 그 조력자들의 헌신의 기록들이다.

 

이 책이 던지는 가장 큰 메시지는, 인간이 무조건 선한 것도 아니며 무조건 악한 존재도 아닌 유연한 존재라는 것을, 때로는 이런 인간의 복잡한 특성이, 다시 말해, 때로는 공익을 향한 진실한 마음과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이기심이 조화를 이루어, 온 인류에게 유익을 줄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아이러니다.







전 미국 부통령을 역임한 앨 고어에게서 전지구적 환경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낼 것으로 믿었던 환경보호운동가들은 클린턴 행정부에서 일어난 해프닝으로 크게 실망했지만, 이미 이런 움직임들은 잔잔한 불씨에 그치지 않고 꼭 누군가 의도한 것처럼 큰불길로 번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정치적 용기가 부족했던 고어의 소극적 태도는 본인에게는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환경운동 역사에서는 보이지 않는 큰 디딤돌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상승은 인류의 미래에 재앙을 드리울 기후 변화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데 이에 대해 환경보호청은 청정대기법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및 규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물론 여기에는 복잡한 정치적 문제가 얽혀 있었다. 그러다가 조지 W. 부시 정권이 들어서면서 환경보호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거부되었던 청원 건에 대한 재심리를 연방법원에 제소하게 된다. 이때 많은 환경보호가 동료들이 때가 아니라며 만류했던 때와 상황이 달라지면서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합류한다. 이 책에서는 이들을 ‘이산화탄소 전사들’이라 부른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흥미로운 내용은 앞서도 언급했듯이, 공익을 추구하는 사안에서 일어난 다양한 이해관계의 충돌이다. 목적을 달성하기가 매우 어려운 사안이지만 바늘구멍 같은 기회가 생겼고, 이 기회를 통해 자신이 헌신했던 분야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길 수 있는 가능성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고 고달프고 스트레스 받는 여정이라는 조건은 대의를 위해 모인 사람들 간에 매우 높은 긴장관계를 만들어냈다.

 

이 책의 6장까지 이런 배경들이 소개된 후 본격적인 이야기는 7장부터 진행된다. 7장에서는 연방법원에 제출된 진정인 서면을 검토할 세 명의 판사가 어떤 성향인지 소개하는 내용이 나오고, 여기에서 눈길을 끄는 쟁점은 바로 ‘청정대기법이 기후 규제까지 포함하는가?’에 대한 논의다. 각 판사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입장은 이미 어느 정도 나와 있게 마련이지만 막상 소송이 진행되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흥미진진함을 느껴볼 수 있다.

 

8장과 9장에서는 구두변론에서 양측 모두 실수를 범하게 되고 이는 다행히 진정인 측에 유리하게 전개된다. 구두변론 후 시간이 흘러 2대1로 환경보호청에 유리한 결정이 나왔지만 세 판사의 판결의 근거는 세부적으로 다 달랐다. 그래서 완전한 패배는 아니었다. 여기서는 데이비드 테이틀 판사에 대한 이야기가 잠깐 소개되는데, 정말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으로 따로 검색해볼 정도였다. 이렇듯 이 책에는 미국 법조계의 유능하고 존경받는 멋진 인물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정치적 성향이 어떻든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개성이 넘치고 굉장히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0장에서는 대법원 심리를 허락받을 수 있는 가능성일 높일 뿐만 아니라, 분열된 팀을 다시 하나로 뭉치게 한 탁월한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 새 이산화탄소 전사인 헤인즐링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 사람이 이 책에서 다루는 사건에서 총체적 난국에 빠졌던 팀의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킨 인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여기서는 글을 잘 쓰는 것의 중요성과, 관점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설득의 힘이 큰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11장에서는, 행운과 노출되지 않은 조력자의 도움에 힘입어 사건은 극적으로 대법원 상고 허가를 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흥미롭게도 계속 밀어부치기를 힘썼던 인물이, 오히려 대법원 판결을 통해 기후 문제를 후퇴시키는 장본인이 될까봐 불안해한다. 12장에서는 무대가 대법원으로 바뀌면서 구두변론을 누가 할 것인가로 팀이 다시 한 번 흔들리는 장면이 나온다. 결국 이 소송을 계속 하기로 했던 밀키라는 인물이 구두변론을, 한발짝 양보한 헤인즐링이 서면 작성 부분에서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기로 하면서 일단락된다. 11장에서 특히 명예와 실리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내부 갈등 묘사가 몰입감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이 판을 근본적으로 바꾼 헤인즐링이라는 사람이 구두변론을 하는 것이 더 나았다고 보는 입장을 지지했다. 하지만 그녀는 대의를 생각해 양보했고, 그런 점에서 다시 한 번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3장에서는 구두변론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에서 진정인 팀내 핵심 멤버 간의 불화로 인해, 직접적으로 동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밀키의 혹독한 예행 연습 과정이 묘사된다. 하지만 불화한 동료들은 소송에 깊은 관심만큼이나 밀키를 신뢰하지 못한다. 그리고 하루 앞으로 다가온다. 14장에서는 본격적인 변론이 시작되기에 앞서 대법원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묘사하면서 대법관들을 소개하고 보수와 진보성향으로 나뉜 이들을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 대강의 전략이 드러난다.

 

15장에서는 이 사건에 대한 심리가 정치적이고 과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법률적 문제를 따지는 자리임을 확인시킨다. 그리고 원고적격 문제라는 큰 산을 넘으려 한다. 이 문제에 가장 큰 어려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대법관의 날카롭고 공격적인 질문 공세에 진정인(밀키)은 그동안의 혹독한 예행연습의 성과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차근차근 잘 방어해낸다. 이산화탄소 전사의 대표 진정인은 훌륭하게 구두변론을 마무리하고 남은 3분을 정부측 변론의 반론에 쓰기 위해 자리에 앉는다.

 

16장에서는, 피진정인인 정부측 변론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재반론에 나선 진정인 변호인은 비우호적인 대법관의 마지막 공격도 다행히 우호적인 대법관의 도움으로 벗어날 수 있었던 장면이 나온다. 분위기는 진정인쪽으로 기우는 것 같았다. 17장에서 진정인의 변론이 받아들여져 이산화탄소 전사들이 일단 승리하는 장면이 나온다. 환경보호청이 온실가스의 위험성을 지금 판단하지 않겠다는 결정은 재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대법관들의 입장을 밝히는 다수의견문 작성의 내용이 판결의 무게를 가늠한다. 이 장에서는 대법관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묘사와 역사적 의미가 눈에 띈다. 18장 대법관들 간의 의견을 ‘대법원의 법정의견’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과정에서 간혹 캐스팅보트를 쥔 대법관의 마음이 바뀌기도 한다. 하지만 스티븐스 대법관의 경험과 노련함이 환경보호청에 대한 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진정인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메사추세스 대 환경보호청’ 소송이라는 길고 긴 여정에서 승리한 이산화탄소 전사들은 궁극적인 목표는 달성했지만 결국 서로에 대한 우정이 깨지고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바마 정권이 들어서고 각자의 자리에서 좀 더 중요한 임무들을 맡게 되면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환경 정책이 더 강력해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소개된다.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면서 오바마 정권 때 이뤄지고 있었던 각종 성과들에 제동이 걸리는 상황이 전개되지만, 이미 기후 변화 정책의 경제적 타당성까지 납득하고 받아들인 연방 정부들은 물론이고 산업계도 동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메사추세스 대 환경보호청’ 판결이 얼마나 중대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재확인시켜주었다.

 

『지구를 살린 위대한 판결』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 판결들 중 하나를 소개하는 책이지만, 저자 특유의 속도감 있고 실감나는 상황 묘사로 인해 매우 흥미로운 법정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였다. 어렵고 복잡한 정치적, 정책적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하나도 지루하지 않고 이 사건에 관련된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생한 입장과 열정, 생각, 사고방식을 경험해볼 수 있었고, 미국 법 체계의 유구한 전통과 역사의 일면을 경험해볼 수 있었던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다.






* 네이버 북뉴스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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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미래 담론 -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안목
이철환 지음 / 새빛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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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 먼저 현재 상태가 어떤지 진단한다. 고속성장의 시대를 지나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추가적인 성장동력이 시급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논하기에 앞서 우리 경제의 건전성이 어떤 부분에서 큰 약점을 갖고 있는지 과거를 돌아보며 분석한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미디어에서 맨날 듣게 되는 한국 경제 불황의 원인이 성장의 밝은 부분과 함께 가라지처럼 같이 자라오다 치명적인 불치병의 원인이 되고 있는 요인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내용을 ‘병든 경제’라는 주제로 묶어 다룬다. 우리나라는 특히 정경유착의 순기능으로 단기간에 경제가 급성장한 역사를 갖고 있다. 물론 경제라는 측면에 한해서다. 하지만 정치권력과의 결탁으로 고속성장한 기업의 체질은 오늘날까지도 그 흔적이 남아 여전히 많은 혜택을 당연한 것처럼 누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가 산업용 전기료 같은 것이 아닐까 싶다. 당연히 지금보다 더 많이 내야 되는데, 이들이 하는 소리는 그렇게 되면 기업 부담이 커져서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지 모르겠다. 그동안 저렴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줬으면 그동안의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까지 담아 나라에 도로 이자까지 쳐서 돌려줘야 하는 게 상식 아닌가? 그런데 이들은 마치 산업용 전기료를 당연히 그 가격에 써야 하는데 올리면 기업 망한다는 식의 딴세상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 경제는 비정상적인 혜택을 누려 성장했으면서도 그 과정을 건강한 기업 문화와 시스템으로 발전-정착시키지 못하고 소수의 재벌기업과 다수의 허덕이는 중소기업이라는 위험한 산업구조를 만들고 말았다. 이 안에 저자가 말하는 무기력경제, 탐욕경제, 갈등경제, 지하경제 등의 개념이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경우 이런 기형적 기업 성장 문화를 제때 개선하지 않고 저급하고 비리와 부패 투성이인 정치문화와 행정 및 사법 문화를 키워오면서 전 국민을 불로소득의 한방에 입맛 다시게 하는 투기경제로 몰아넣고 양극화를 초래했다. 차입경제정책도 효율적으로 집행하며 성과를 거둬들이는 것이 아니라 성과급잔치,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눈먼 돈으로 만들어 재정건전성을 계속 악화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라고는 하지만 우리나라에 한해서 보면 지배층 혹은 기득권이 쌓아온 탐욕스럽고 안일하고 부도덕한 정치와 행정, 사법 시스템의 책임을 부정할 순 없다.

 

저자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문화 경제, 행복 경제 등을 언급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비물질적 가치를 물질적 가치로 치환하여 나라 경제의 미래를 다시 한 번 일으켜보자는 논리가 깔려 있다. 물질적 풍요가 어느 정도 충족되면 정신적 풍요를 충족하게 된다지만 이 정신적 풍요를 충족해줄 수단인 문화나 비물질적 가치에 해당하는 것들이 상품화가 되면 어차피 정신적 풍요라는 것도 물질적 풍요가 쓴 가면에 지나게 되지 않는 것 아닐까? 인간의 감정, 감성, 정신적인 부분까지 상품화하여 이것이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된다는 시선은 다소 아쉽다.

 

결국 모든 것은 돈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것이 무조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 잘못 형성되어온 한국 경제 체질을 대폭 개선해야 된다는 관점과, 우리의 일상과 정신세계를 형성하는 문화적, 정신적 요소들을 국부 증진의 관점으로 보는 것 외에 다른 참신한 발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약간 모순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시켜주길 바랐던 평등, 공정, 정의의 가치와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말로만 떠들었다는 데 있다. 그것이 핵심이다. 정치와 경제, 사법과 행정 모든 분야가 무엇이 가장 문제였는지는 ‘내로남불’이라는 사자성어 하나가 결정적으로 정리해주었다. 이런 요인들을 함께 고려하지 않고 미래 경제의 희망으로 문화나 행복을 추구하는 경제를 논한다는 것은 또 다른 기형을 낳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저자가 이런 포괄적인 논의를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관료 출신이어서인지 건강한 파격은 보이지 않는다. 기본소득에 대해 아주 잠깐 언급하고 넘어간 데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아무튼 이 책은 포괄적으로 우리 경제와 문화, 사회 및 일반적인 상식들을 고루 다루고 있어 말 그대로 ‘경제 교양서’로서 무리 없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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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문화충전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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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망치 - 리더·인재·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20개의 망치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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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라는 샘물에서 건져올린 지혜의 망치를 쥘 수 있는 힘을 길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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