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인간에 대하여 -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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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신의 존재 여부를 떠나 무언가를 믿고 의지하는 마음가짐이나 태도, 즉 ‘종교심’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굳이 ‘파스칼의 내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많은 학문적 연구들이 종교심의 실용적인 가치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무교이거나 종교와 종교 행위 자체를 어리석게 보고 거들떠보지도 않던 사람들이 후에 이성적으로도 그 효용성을 인정하는 경우를 종종 보곤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각종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회적 사건들 중 상당수가 종교인들, 특히 기독교인들에 의해 행해지고 있으니 그 거부감이 어느 때보다 큰 것도 사실이기에 그 실용성조차 언급하기 꺼려지는 상황이다.

 

이런 때에 “믿음”이라는 종교색 짙은 주제로 나온 책이 독자들을 찾아왔다. 요즘 같은 시대에 무슨 배짱일까 싶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위로와 희망을 원하고 있고, 또 전작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신뢰를 쌓은 이력이 이 책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한다. 『믿는 인간에 대하여』는 “라틴어 수업”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한동일 작가의 신간이다. “라틴어 수업, 두 번째 시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본문에 담긴 글들마다 그 내용을 압축하는 멋진 라틴어 문장들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닌 가치를 일깨운다. 우리 사회가 점점 심해지는 갈등과 반목, 협오와 대립으로 분위기가 혼탁해지고 있는 이유로 ‘어른’이 되지 않고 ‘어른의 대우’만 받으려 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지적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제시하는 ‘생각의 어른’을 많은 사람들이 바라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작가는 이 지점에서 독자들에게 이런 생각의 어른, 다시 말해 사막에서 길잡이가 되어주는 별과 같은 역할을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기 스스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천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실패를 마주하는 태도와 그것을 바라보는 힘이다. 이것을 저자는 성경의 베드로와 유다의 사례로 설명한다. 둘 다 예수를 배신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후에 취한 행동은 다른 결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저자는 진정한 성장은 자신의 실패와 고통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고, 이러한 용기는 약할 때 더 강해지고 멈춰섰을 때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 수 없는 문제나 할 수 없는 일을 분별하여 과감히 내려놓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지혜를 갖추기를 권한다.







이 책은 몇 가지 흥미로운 내용으로 독서를 돕는다. 먼저 한동일 작가가 가톨릭 신부의 신분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와 지식전달자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성경에 대한 신선한 관점과 해석으로 종교와 관계없이 성경 자체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 등이다. 특히 중세시대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교훈으로 삼거나 참고할 수 있는 유익한 이야기들을 많이 풀어내고 있다. 건축이나 의식에서 나타나는 종교적 거룩함에 투영된 인간의 세속적 욕망은 종교의 본질을 돌아보게 하며, 중세 말기에는 인구 대비 교회 수 비율이 오늘날의 카페보다 많았다는 사실을 통해 교회가 중세 사람들의 일상문화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오늘날의 목사 세습처럼 ‘사제 세습’이 있었다는 사실을 통해 종교의 세습 문제가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의학이 종교로부터 독립되는 과정을 통해 참사와 재앙이 아니면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간의 속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책의 앞과 뒷부분에서 “장벽”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우기는 쉽지만 허무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전 세계적인 혼란 가운데서, 아니 어쩌면 이런 혼란을 더욱 키우고 있는 장벽 세우기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렵고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바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주체임을 일깨우고 있다. 차별과 혐오라는 본성과 본능은 인간을 한없이 안주와 퇴보로 끌어내리려 하지만 바로 그 본성과 본능을 무엇보다 쓸모 있고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이성”의 힘임을 피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성의 힘을 더 효과적이고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인간 고유의 특성인 “믿음”이라는 도구로부터 이끌어내길 바라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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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 - 예술과 철학의 질문들
백민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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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모든 분야가 위축되었겠지만 특히 문화예술 분야의 경우 그 정도가 더욱 직접적이고 빠르게 영향을 받았다. 공연예술처럼 소비자가 직접 몸을 이동시키고 창작자와의 접점이 요구되는 분야는 비대면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속수무책이었고, 예술이 생존을 위한 제1순위가 될 수는 없기에 그에 대한 소비가 가장 먼저 줄어들었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듯 온라인 형태로 콘텐츠의 성격에 변화를 주려 한 시도도 있었지만, 역시 장르의 본질적 한계를 극복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예술의 생명력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팬데믹의 위기 속에서도 창작자들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고 새로운 관점과 시도로 예술의 외연은 오히려 더 넓어지는 것 같다. 너나 할 것 없이 불황이기에 오히려 상업적인 압박에서 자유로워지는 느낌도 들었다. 그렇게 영상이나 음악 분야를 필두로 각 분야가 서서히 소생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백민석 작가의 신작 미학 에세이집 『이해할 수 없는 아름다움』은 과거부터 최근까지 각종 소설과 영화, 음악, 전시회 등 문화예술 영역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들에 대한 감상과 해설 글들이 담긴 책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통상적으로 이해하고 떠올리는 아름다움의 범주를 훨씬 넘어서는 다채로움과 깊이로 예술에서 다루는 아름다움의 감각을 더욱 확장시켜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예술은 단순히 아름다움이나 새로운 감각, 미학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정치적 메시지를 담기도 한다. 정치적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거나 우리 사회의 이면을 반영하거나 가치관의 전복을 일으키거나 요즘 가장 예민하고 뜨거운 이슈인 차별과 혐오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극적으로 증폭시키는 역할도 한다.







초상화의 속성을 통해 현재 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심리나 15세기에 살았던 사람들의 심리가 별반 다름 없음을 논증하는 글이나 기존의 언어 관습이나 물성에 대한 통념, 예술에 대한 상식을 부정하며 새롭게 태어나는 예술적 환상에 대한 글, 예술가가 요절하는 이유에 대한 빌리 홀리데이의 밀도 높은 대답은 새로운 지적 깨달음과 함께 예술의 이면을 더욱 깊이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 책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더욱 의미 있게 감상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다양한 예술 장르의 활발한 활동을 응원하게 하며, 읽는 것 자체로 많은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게 되는 양질의 문장들로 독자들을 만족시킬 것이라 생각된다.

 



*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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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물질과 공룡- 우주를 지배하는 제5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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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고요하지 않다-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 경이로운 생명의 노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최재천 감수 / 흐름출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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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아무아 - 하버드가 밝혀낸 외계의 첫 번째 신호
아비 로브 지음, 강세중 옮김, 우종학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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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인류에게 우주적 관점과 통찰이 필요한 이유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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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무아무아 - 하버드가 밝혀낸 외계의 첫 번째 신호
아비 로브 지음, 강세중 옮김, 우종학 감수 / 쌤앤파커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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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오무아무아”는 2017년 10월 19일 인류가 처음 발견한 작은 성간 천체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 천체가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태양계 외부로부터 와서 태양을 거쳐 다시 바깥쪽으로 나간 경로가 현재 인류의 경험과 이해, 지식의 범위를 벗어난 움직임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이 현상이 외계 문명과 외계 지성체에 대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저자가 주장했기 때문이다.

 

신간 『오무아무아』는 공교롭게도 얼마 전 출간된 『과학자의 흑역사』란 책과 중요하고 핵심적인 내용 부분에서 맥락을 같이한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현상과 그것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기존의 지식과 경험, 전통과 충돌하면서 생기는 인류 문명의 발전 지연 현상에 관한 것이다.




 



저자는 “오무아무아”가 외계 문명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다중우주론이나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 끈 이론 같은 인기 있는 이론들보다 더 현실성이 있고 논리적으로 더 타당한 추론임에도 불구하고 학계에서 선뜻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다. 앞서 언급한 다양한 이론들은 투입되는 자금이나 인력에 비해 나오는 증거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데도 여전히 많은 학자들이 매달리고 있는데 이것은 학계의 기득권 세력이 새로운 변화를 거부하고 기존의 (근거는 빈약하지만 권위가 지지하는) 지식 체계에 만족하고 안주하려는 경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새로운 사실은 새로운 사고방식을 요구한다. 저자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받아들이려면 겸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코페르니쿠스나 갈릴레이, 아인슈타인의 경우와 같이 시대의 변혁을 이끌었던 발견들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기존의 세계관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에 의해 엄청난 저항에 부딪혀야 했던 사실을 상기시킨다. 그러면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런 행태가 답습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인류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겸손과 열린 태도를 지향해야 함을 저자는 책에서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어떤 면에서 인류가 적극적으로 위대한 자기 비하의 역사를 써내려가야 함을 말하고 있다. 우주 공간에서 지구의 인류 외에 다른 행성의 다른 문명-지성체가 존재하고 있음을 가정한다는 것, 또 그것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인류가 우주에서 유일하게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인정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그런 겸손한 자기 인식을 통해 인류가 더 분발하고 발전해나갈 수 있는 내적 동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이 책의 감수를 맡은 우종학 교수의 말처럼, “오무아무아”가 실제로 외계 문명의 흔적인지 아닌지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생소한 현상을 인류가 어떤 관점과 태도로 접근해야 하는지일 것이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수없이 닫힌 생각들 가운데서 소수의 열린 생각이 비약적인 인류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사실, 그리고 뒤집어 생각하면 현재 전 지구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에 맞서 다수의 열린 태도가 현실화된다면 인류가 얼마나 위대한 도약을 할 수 있을지 그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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