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링의 생각하는 기계 - 인공지능(AI)의 아버지에게 배우는 컴퓨터 과학의 기초
Abe Ayame.Kasai Takumi 지음, 이아름 옮김 / 위즈플래닛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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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과학은 수학을 기반으로 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컴퓨터 과학을 이해하기 위해 수학 지식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수학과 무관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쓰였다. 저자 역시도 수학과 인연이 없다는 점을 밝히면서 컴퓨터 과학의 기초 이론을 조금으로도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게 하는 목적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컴퓨터 과학의 최전선에 인공지능 기술이 있다. 이미 우리는 인공지능의 위력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고 있다. 궁극의 인공지능이란 인간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고, 어쩌면 인간의 고유 영역인 의미 창조의 단계까지 발전한 상태를 의미할 것이다. 비교적 최근의 학문과 기술일 것 같지만 이런 형태의 기계에 대한 생각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다고 한다. 인간이 살 수 있거나 인간과 비슷한 형태의 생명체가 살고 있는 다른 행성을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이 주제는 인류의 오래된 큰 꿈이기도 한 것이다.

 

생각하는 기계, 혹은 어떤 질문에도 대답해 주는 기계인 인공지능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기계란 무엇인가? 란 질문부터 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생각하는/계산하는 기계를 말한다.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므로 인공의 개념이다. 그럼 지능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문제가 주어졌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의 질문 형태로 정리한다. 또 하나 알아야 할 것은 알고리즘이라는 개념이다. 이것은 문제를 풀어가는 절차’, 혹은 절차의 개념이다. 앞선 정의들을 정의해보면 기계가 생각하고 문제를 풀고 대답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절차를 배워야 한다는 말이 된다.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는 계산 이론이라고도 하는데, 바로 이것이 컴퓨터의 발전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키 포인트는 문제를 푸는 순서, 즉 알고리즘에 대한 연구다.

 

기계가 문제를 풀 때 인간과 마찬가지로 사고하는 부분(소프트적인 면)과 이것을 실행하는 뇌에 해당하는 부분(하드적인 면)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을 실행하는 기계를 최초로 생각한 사람은 영국의 수학자 앨런 튜링이다. 계산기조차 없던 시대에 이런 생각을 한 것이다. 최근 영국BBC에서 2000년대 가장 위대한 영국인을 가리는 이벤트를 한 적이 있는데, 여기서 1위를 차지한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의 컴퓨터는 모두 원칙적으로 이 튜링 기계라고 하는 계산 기계의 후손이 된다.

 

 

 

 

 

 

컴퓨터의 알고리즘의 개념 정의에 있어 획기적인 발전은 불완전성 정리로 알려진 쿠르드 괴델에 의해 이뤄졌다. ‘괴델 수라고 해서 숫자가 아닌 것을 수치로 나타내는 것을 고안했는데, 이는 세상 모든 정보를 수학적으로 처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현재 컴퓨터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데 핵심적인 사건이었다.

 

20세기 이후 컴퓨터 과학은 크게 발전하여 숫자가 아닌 다양한 개념들을 다룰 수 있게 되는데, 이때 빠질 수 없는 이론이 언어학자로 유명한 노엄 촘스키의 성구구조문법이다. 이는 엄격하게 정의된 수학적 모델인데, 그의 문법 이론은 프로그래밍 언어와 같이 인공 언어의 설계화 해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번역 프로그램이나 정보를 검색하는 시스템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새로운 이론 분야를 공부할 때 먼저 여러 가지 세세한 개념을 기억해야 하는데, 이 책은 그런 기본 개념들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다. 당시 튜링이 시작한 것은 미개척 분야였으며, 형식적이지만 많은 기호가 범람하면서 난해한 부분이 많았다.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직관적이고 알기 쉽게 다듬어왔지만, 수학이라는 장벽이 아무래도 쉽게 접근하기 힘들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이 책도 기본적인 수학 지식이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독자 입장에서는 읽기에 난해한 부분이 많다고 보인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개념이 다양하다. 역설, 귀납법, 집합과 명제, 정의, 등가성, while 프로그램의 문법, 함수, 단진수, 문자열, 순서쌍과 유한열, 자연수 이론과 언어 이론, 오토마톤 이론, 대각선 논법 등등... 표현이 익숙한 개념도 있고, 처음 보는 듯 낯선 용어도 있다.튜링 기계의 수학적 모델에 대한 이해가 이 책의 핵심인데, 이해를 위해서는 차분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컴퓨터에 관심이 많고, 이론적인 부분까지 파헤쳐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새롭고 즐거운 세계가 되겠고, 학창 시절 수학과 별로 친하지 않았던 독자들에게는 뭐랄까... 귀여운 책 디자인만큼 친밀한 느낌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인공지능은 우리 시대의 화두다. 그러나 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혜택을 누리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우리의 삶의 편리함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생존의 문제까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어낸 것도 인간이기 때문에, 우리는 적어도 이 인공지능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에 등장하고 발전되어 왔는지 그 흐름 정도는 역사 공부하는 마음으로 한번 살펴봐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생명의 근원이나 존재 이유를 상상해보거나, 혹은 종교적으로 신에게 존재의 이유를 묻듯이, 훗날 인간만큼이나 자연스러워진 튜링 기계가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하게 될 지도 모르니,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습관을 들여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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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기억 1~2 - 전2권 (특별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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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교사인 르네 톨레다노는 동료 교사의 초대로 판도라의 상자라는 최면마술쇼를 관람하게 되는데, 퇴행 최면의 피험자로 선택되어 뜻하지 않게 자신의 충격적인 전생과 마주하게 된다.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제대로 절차도 밟지 않고 최면에서 빠져 나온 르네는 경황이 없는 가운데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이 모든 문제의 발단이 불완전한 최면 때문이라 판단한 르네는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던 최면마술사 오팔 에체고옌을 찾아가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요구한다. 다시 한 번 퇴행 최면 요법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전생을 체험한 르네는 그 강렬한 감각을 잊지 못해 재차 퇴행 최면을 요구하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의 장점은 이야기보다 그의 상상력에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문명이나 과학에 관한 그의 초자연적 상상의 세계를 그럴듯한 이야기의 형태로 만들어내는 그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예전 작품인 개미타나토노트’, ‘아버지들의 아버지등과 비교하면 이야기의 전개 방식에 큰 변화가 있다거나, 메시지의 결이 새롭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소설과 백과사전을 교차해놓은 것 같은 진행 방식이나, 기존의 상식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는 소설 외적 요소의 재미, 저승이나 우리가 사는 세계와는 다른 차원의 세계와 접촉하거나 아예 이동해버리는 방식의 황당무계함은 여전한 것 같다.

 

기억은 예전에 읽었던 작가의 작품인 파피용을 떠올리게도 한다. 자신들이 속해 있던 세계의 위기로 인해 소수의 인원이 다른 세계로 이주를 시도하는 설정이나, 그 과정에서 집단 내 갈등과 해소의 반복 등의 패턴이 유사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걸리버 여행기의 21세기식 각색 버전으로도 읽힌다. 결국 그의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다양한 상황과 감정들은 오늘날 세계에 대한 문제의식도 드러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르네는 역사 선생으로서 학생들에게 이미 익숙하게 알려진, 권위에 의해 제멋대로 해석되고 정의된 사실만이 역사의 전부가 아님을 지속적으로 피력한다. 표면적 역사에 감춰진, 혹은 이익관계에 따라 왜곡되고 삭제된 진짜 역사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작가가 현재 역사 교육이나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다양한 뉴스들 때문에 대중이 진실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한편 르네의 열변에 대한 학생들의 무미건조한 반응과 실용적인 것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부정적 태도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작가는 현 세대의 진실에 대한 수동적인 태도나 무관심, 적극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가지지 않으려는 정신적 퇴보 현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사실인지 신화인지 알 수 없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는 아틀란티스 전설을 주요 소재로 가져왔다. 예전작인 파피용은 새로운 인류의 거주지가 될 행성을 찾아 떠났다가 단 둘만이 살아남아 미지의 행성이 다다르게 되고, 결국 그들이 신세계의 아담과 하와가 되더라는 성경의 이미지를 차용한 독특한 결말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이집트 신화와 아틀란티스 전설을 교묘게 엮어내려는 시도를 보인다. 이 과정에서 세계의 다양한 종교와 신화, 심리학과 고고학적, 역사학적 소재들이 흥미롭게 나열된다. 이런 풍성한 지식의 뷔페를 맛보는 것 같은 느낌도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을 읽는 재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작가의 작품들을 섭렵한 독자들의 경우 어쩌면 이전 작품들과 비슷한 자기복제적인 감상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직 베르나르의 작품들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독자들에게라면 무척이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우리는 이 작품을 소설로, 오락거리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그보다는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을 먼저 본받아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의 상상을 이야기로 꾸며내는 그 능력을 가능하게 하는 작가의 노력과 수고가 어떠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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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록 즐기기 -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닐 포스트먼 지음, 홍윤선 옮김 / 굿인포메이션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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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웰이 아니라 헉슬리가 옳았을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다.’(p.11)

 

이 책은 도입부부터 흥미롭다. 조지 오웰과 올더스 헉슬리의 상반되는 미래에 대한 전망에서 우리는 오웰보다 헉슬리의 우려가 보다 더 현실적인 위험성이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즉 우리를 통제하고 억압하는 사회보다 우리가 즐길거리가 너무 많은 나머지 정말 중요한 것을 잃거나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위험성 말이다.

 

한때 텔레비전은 바보상자라고 했다. 그러나 저자는 공공영역에서의 담론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지만 외로운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 중 어떤 이들에게는 텔레비전이 위안과 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한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공적인 영역에서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할 담론들까지 쇼비즈니스화되고 가볍게 되는 것을 경계하고 비판했던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우리가 생생히 목격하고 있다. 정책이나 어떤 후보가 걸어온 길보다는 미디어에 노출된 그 사람의 이미지에 따라 여론이 갈리고 판단의 근거가 되기도 하는 코미디 말이다. 이성적 능력이 요구되는 영역에서 감성이 사용되는 부적절함.

 

이 책은 먼저 우리의 의사소통의 도구라고 할 수 있는 매체의 역사를 통해 인간의 의식과 언어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 짚어보고 있다. 구술-구전문화에서 인쇄문화로 넘어간 후, 즉 중세 이후 인쇄문화가 발전하면서, 매체라는 형식이 사람들의 의사소통 방식에서 그 내용과 본질까지 규정한다는 것과 일반적인 대화의 형태나 사고방식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인쇄술이 특정한 종류의 내용을 배재하거나 강요할 수 있고, 특정한 종류의 수용자까지 그렇게 만드는 담론이 소통되는 구조라는 의견까지 소개되고 있다. 물론 인쇄문화로 인한 긍정적인 요소는 사람들이 좀 더 똑똑해졌다는 것이다. 링컨과 더글라스의 토론을 소개하면서 7시간이 넘는 토론을 감당할 수 있을만큼 사람들의 지적 수준이나 인내심이 상당했다는 사례는, 5분도 가만히 앉아 남의 얘기를 잘 듣지 못하는 요즘 세태와 너무나 비교가 되었다. 이전 구전문화에서는 이런 인내심이나 지식의 보존을 위한 기억력이 더 뛰어났다는 말도 된다. 이것은 우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매체의 특성에 따른 지적 능력의 양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인쇄시대의 특징은 진지하고 이성적인 논쟁- 의미있는 콘텐츠(내용) 생산이 풍부했다는 것이다. 인쇄시대의 담론인 이성의 공명이 여러 분야에서 일어났다는 의미다. 인쇄문화의 지배를 받았다고 보는 시기를 저자는 설명의 시대라 명명한다. 보통 사람들도 일정 수준 이상의 이해와 추론 능력을 지녔다고 볼 수 있는 시대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마존의 토론 문화에 대해 읽은 부분이 떠올랐다. 그들은 프레젠테이션을 하지 않고 직접 글을 써서 출력한 후 나눠주고 토론을 하는 문화를 고수하고 있다. 보다 정확하고 핵심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회의를 위해서 그렇게 한다고 하는데, 아마존이 지금 세계적으로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저변에 이런 인쇄시대의 특징이 드러나는 토론 문화가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된다.

 

인쇄시대를 저자는 설명의 시대라고 명명하는데, 텔레비전이 등장하면서 쇼비즈니스 시대로 넘어갔다고 설명한다., 즉 텔레비전이 등장하고 모든 분야의 정보와 의사소통이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오락 중심의 피카부 문화로 전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문자 중심 문화에서 생각한다는 것과 이미지 중심 문화에서 생각한다는 것의 차이는 바로 지적 능력의 양상 뿐만 아니라 속성과 질에 있어서도 퇴보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전신이 등장하고 텔레비전이 등장하면서 정보가 상품이 된다.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정보의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불필요한 정보까지 소통을 강요당하는 상황이 된다. 정보를 통해 내 행동을 결정하고 통제하는 비율이 대폭 낮아지고, 어떤 사안에 대한 생각이나 판단이 요구되지 않는 무가치한 뉴스가 범람하게 되었다. 맥락이 있는 이해가 아닌 표면적이고 단순한 토막 이해로 지성의 형태가 전락하게 되었다. 즉 전신 이전의 시대에는 새로운 소식이 내 삶과 밀접한 연결고리가 있었는데, 전신 이후로는 그냥 즐기고 소비하는 형태로 언론의 정보 제공 가치가 변질된 것이다.

 

무의미한 정보가 쓸모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꾸며지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일관성과 판단력이 결여된 세계, 우리에게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세계, 정치나 종교, 교육 등 인간의 생활 문화 전반에 걸쳐 오락화되고 있는 것의 심각성을 후반부 내내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오락 자체나 오락을 즐기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오락화되어 가벼워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우려였다. 모든 것이 쇼비즈니스화 되어 대다수의 사람들이 수동적 관객으로 전락할 때 문화적으로 완전히 사멸하게 되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설명하는 인상적인 문구가 많다. ‘텔레비전으로 인해 모든 경험적 표현이 자연스럽게 오락적 형태를 띄게 되었다’, ‘시각적 세계에는 생각의 여지가 거의 없다. 생각은 막간이 아닌 행간에 존재한다’, ‘시각적인 만족감을 주기 위해 사고력을 억누를 수밖에 없는 TV매체의 본질’, ‘치명적인 사실은, 실제 세계가 텔레비전이라는 무대를 통해 상영되는 모습을 본떠 점차 각색된다는 점

 

이 책에서는 이러한 강력한 흐름의 주체로 텔레비전을 들고 있는데, 오늘로 따지면 영상 문화의 범람과 폐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반론이 가능하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위험의 핵심은 일방향성이다. 수용자가 제공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 그러나 지금 시대가 어떤가?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 공유하고 여론을 만들어 현실에서 실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는 시대다. 확실히 저자의 통찰이 상호소통이 활발한 온라인 시대인 요즘에 활발히 적용하기에는 한계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 한 사람의 주체성이 온전히 회복되고 기능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양방향 시대라고 해서 긍정적이기만 한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블로그와 유튜브에서 영양가 있는 주장이나 소신의 표현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유행을 따라 비슷한 부류들이 복제물처럼 늘어나기는 하지만 정말 사람들에게 유익하면서 독창적이고 참신한 형태의 이슈메이커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또 이 책의 가치가 재평가될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시대를 넘나드는 통찰의 힘이 무엇이지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매체가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언어에 어떻게 영향을 미쳐왔는지 차근차근 설명을 이어가는 전개방식이 지루하지 않고 읽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라는데, 학술도서가 이렇게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새롭게 경험한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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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수업
존 셀라스 지음, 송민경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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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여러 환경에 노출된다. 사람, 가정환경, 주변 사람들, 동네, 국가, 그리고 지구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 더 자라면 이제 보이지 않는 것들도 합세한다. 추상적 개념들, 그것들을 안고 있는 사람들의 천차만별 생각들... 어릴 때부터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사람은 일찌감치 외부적 재료들로 조립된 듯 살아간다. 특히 요즘처럼 미디어가 발달한 세상에서는 외부 환경, 대상, 타인의 이미지가 절대적으로 사람의 인생을 좌지우지한다 할 수 있다.

 

이런 인간의 성장 및 생존 환경은 뿌리가 깊지 않은 나무처럼 인생을 필연적으로 흔들리게 한다. 그런데 흔들리지 않는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물질적 가치기준들이다. , 명예, 인간관계, 지위, 권력, 약물 등 중독될 수 있는 모든 것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사람을 병들게 한다. 적당히 취하면 약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절제가 불가능한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한 인간으로서, 온전히 자기로 존재할 수 있는 기회는 상실된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품처럼 취급받다가 세상을 떠난다. 문제는 자기가 그렇게 취급받는지도 모르고 간다는 것이다. 혹은 그게 당연한 줄 알고, 받아들인다는 의식도 없이 받아들이고 살다 간다.

 

 

 

 

 

 

이 책은 인간이 태어나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존재로 살아갈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무기로 철학을 제시한다. 철학은 운명에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최대한의 능동적인 대처를 가능하게 한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어디로 가는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와 같은, 즉 삶의 근원과 과정과 목적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물음을 가능하게 하며 그 답을 찾기 위한 탐구 행위를 가능하게 한다.

 

이 책은 그런 철학 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가이드로서 세 사람의 스토아 학자를 소개한다.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다. 세네카와 아우렐리우스는 많이 들어봐서 익숙하지만 에픽테토스는 다소 낯설다. 에픽테토스는 노예 출신으로 자유를 획득한 후 학교를 세우고 철학을 가르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철학은 소크라테스에 이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네카는 유명한 정치인이자 철학자, 웅변가로, 아우렐리우스는 잘 알려져 있듯 로마 황제였다. 그가 통치한 시기는 꽤 안정적인 시기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이 내세우는 불안한 인생들을 위한 철학적 해법은 스토아 철학을 기초하고 있다. 모든 철학이 그렇겠지만 특히 스토아 철학은 이성으로 실현 가능한 마음의 평정, 욕망의 억제, 자연의 법칙 순응, 무엇이 선하고 악한지, 무엇이 유익하며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지를 고민한다. 그를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신념이 무엇인지 고찰하도록 돕는다. 스토아학파의 기본적인 이론은 선하고 행복한 삶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이다. 여기서 자연은 우리를 둘러싼 외부 환경은 자연과 우리 내면의 자연인 본성 두 가지로 구분된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본성적으로 인간은 사회적이고 이성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자연의 이치 안에서 이성과 의지를 성실히 사용하며 덕을 갖춘 성인으로 자라날 것을 제안한다.

 

삶의 외연을 바꾸기 위한 첫 번째 처방은 내면의 세심한 관찰이다. 외부 환경은 우리가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하다. 우리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내면에 있는 것들이다. 자신의 생각, 마음, 판단 같은 것이다. 내면의 모든 요소를 통제할 수 없지만 적어도 판단이라는 측면에서는 인간 스스로 통제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그 다음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에픽테토스는 통제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을 강조한다.

 

다음은 감정의 문제다. 감정의 파도는 인간이 어찌해볼 수 없다. 이것은 관점의 변화로 다루어야 한다. 예를 들어 분노를 일으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분노는 대개 상처 입었다는 의식의 산물이라고 한다. 피해를 입었다는 느낌이 들면 우리는 이미 그렇게 판단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은 분노로 이어진다. 그러나 스스로 이것을 피해라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분노할 일이 없어진다. 누군가 나에게 모욕을 주거나 모함할 때, 내가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 분노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모욕한 사람의 것으로만 남게 된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오히려 나의 단점을 돌아보고 고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요지는 이것이다. 타인의 판단과 비방 때문에 스스로 고통에 빠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차단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유도할 수 있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것은 불행한 현실에 대한 태도를 정립하는 데도 적용된다. 흔히 종교에서 고난과 역경은 신이 귀하게 여기는 인간에게 주는 선물과 같은 것이기에, 선물과도 같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고난과 역경은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에게 성숙과 성장, 역량 향상이라는 결과로 돌아오곤 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불행이냐 기회냐 받아들이기에 따라 성질은 달라진다.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돌이킬 수 있는 힘이 없는 인간에게, 바꿀 수 있는 조건은 그 상황을 대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밖에 없다. 그러나 결과의 차이는 매우 크다.

 

 

 

 

 

 

스토아학파의 공식적인 견해는 자연 그 자체에 질서와 생명력을 책임지는 이성적인 원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 자체의 리듬과 패턴이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하나의 살아 있는 유기체이며 우리는 모두 자연의 일부라는 관점도 이 스토아학파의 견해로 해석한다. 이것은 운명으로 바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운명은 무조건 결정론적이지는 않다. 전체 그림으로 봐서는 결정되어 있는 것 같으나, 그 하나하나를 구성하는 인간 개개인의 운명은 앞서 말해왔던 철학적 입장과 태도로서 변화의 여지가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실용적은 적용 방법은 타인의 의견에 휘둘리지 말라는 것이다. 자신과 동일한 가치관, 존경할 만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우선으로 삼아야 한다. 자기가 옳다고 믿는 신념을 바탕으로 공유할 만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과 어울리며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 개인이 스스로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 공동체로 유익을 끼치는 확장의 삶이 이 책에서 권하는 불안한 삶에 대한 철학적 해법의 포괄적인 해법이다.

 

특히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며, 시간이 한정적으로 주어져 있다는 사실은 모든 인간이 결국은 죽는다는 사실로 알 수 있는데, 이것을 간과하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과오라고 한다. 아우렐리우스는 황제의 삶을 살면서도 항상 이것을 견지하고 있었던 것이 놀라웠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 오늘을 삶의 마지막 날처럼, 소중하게 여기며, 자신에게 가장 가치 있는 것, 가장 하고 싶은 것, 의미 있는 것을 고민하고 시도해보는 삶. 스토아철학의 실천적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책의 내용은 아주 간결한 편이지만, 그 무게감은 가볍지 않다. 스토아철학 입문서로도 매우 유용하며, 철학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심플한 답을 품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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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9 16: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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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9 18: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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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넌 도일 - 셜록 홈스를 창조한 추리소설의 선구자 클래식 클라우드 20
이다혜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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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는 19세기 말에 창조된 캐릭터지만 그 인기와 흔적, 영향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탐정 하면 당장 떠오르는 건 김전일이나 명탐정 코난처럼 만화 캐릭터들이 있고, 최근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영국 드라마 셜록일 것이다. 그리고 여타 수많은 추리물들의 계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 끝에 바로 셜록 홈즈가 있고, 그 캐릭터를 만들어낸 작가, 코넌 도일이 있다.

 

캐릭터의 영역을 넘어 살아 있는 사람처럼 여겨지며 창조자인 작가보다도 더 큰 존재감을 과시했던 셜록 홈스는 실제로 영국 뿐만 아니라 셜록 홈스 시리즈의 배경으로 등장한 적이 있는 다른 나라에서까지 그 기념의 흔적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영국 곳곳에는 영국 역사에서 손꼽히는 위인들이 지냈거나 다녀가기만 했어도 그것을 기념하는 표지석인 블루 플래크라는 것이 있는데, 셜록 홈스는 작품 속 등장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살아 있는 사람 대하듯, 그 캐릭터가 다녀갔던 장소의 주소지마다 이 블루 플래크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것은 코넌 도일이 셜록 홈스의 배경을 실제 장소를 바탕으로 묘사했기 때문에 발생한 현실감, 생활감 덕분에 가능한 것이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 20번째로 선보이는 코넌 도일은 에세이스트이자 씨네21 기자인 이다혜 씨가 홈스 매니아로서 셜록 홈스의 본고장인 영국에서 코넌 도일의 발자취를 따라 더욱 깊이 있게 셜록 홈스의 세계를 살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이 책의 저자가 어린 시절부터 운명적으로 만난 셜록 홈즈에 흠뻑 빠지게 된 이야기가 간략하게 소개된다. 이어서 흥미로웠던 것은 만화, 영화, 드라마 등으로 끊임없이 재탄생되어 온 홈스 중에 미국 드라마 하우스도 포함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닥터 그레고리 하우스와 그의 동료 제임스 윌슨이라는 등장인물의 관계나 그들이 각 캐릭터의 성격 등을 고스란히 이어받았기 때문에 역시 홈스의 계열로 분류되는 것이다. 수많은 작품들의 기본적인 원형으로서 셜록 홈스는 알게 모르게 대중 문화의 영역 곳곳에 포진해 있었던 것이다.

 

셜록 홈스 시리즈가 코넌 도일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너무나 큰 성공을 거두자, 이것이 오히려 그에게는 부담이 되었던 모양이다. 어느 시점에서 그는 의도적으로 셜록 홈스를 죽일 계획을 세웠다. 세상에 어느 작가가 자기가 만든 성공적인 캐릭터를 없애버리려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그만큼 셜록 홈스는 대단한 창작물이었고, 시대의 전환기를 상징할 정도로 탁월한 이야기이며 캐릭터였다. 실제로 당시에 벌어진 살인 사건이나 실종 사건을 작가인 도일에게 의뢰하거나 홈스에게 전해달라고 도일을 통해 의뢰하려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였다. 홈스의 죽음이 작품 속에서 실현되자, 당시 언론은 실제 인물의 부고 기사처럼 대대적으로 홈스의 죽음을 보도하기까지 했다. 이런 걸 보면 영국 사람들이 참 별나다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우리나라의 수사반장 같은 데서 이계인 씨가 항상 범죄자 역할을 맡는 바람에, 실제로 일반인들로부터 범죄자 취급을 당했던 이야기를 떠올려 보면 꼭 이해 못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코넌 도일의 이야기꾼으로서의 탁월한 능력은 어머니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것 같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집안을 잘 돌볼 수 없었던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는 어려운 형편에도 아이들을 잘 입히고 먹이고 교육시키기 위해 온갖 고생을 다 했는데, 이때 한 이야기로, 항상 아이들을 위해 먹을 것을 준비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재능은 그대로 도일에게 물려졌던 모양인지, 아홉 살부터 시작된 스토니허스트라는 예수회 예비학교에서의 생활 가운데서, 그때부터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과자 등을 보상 받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하루라도 빨리 집안에 도움이 되고 싶었던 코넌 도일은 의학을 공부했는데, 결혼을 하고 병원을 개업한 후 어느 정도 안정기에 들어서자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단행본 소설을 쓸 마음을 먹은 것 같다. 마침 병원도 한가한 시간이 많았는데, 이때 추리소설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하면서 느낀 것이, 범죄 해결의 우연성이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사건 해결사로서의 셜록 홈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셜록 홈스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는 동시대성이었다. 빅토리아 시대 후기였던 당시 사람들은 바로 옆에서 자신들의 영웅이 사건을 해결하고 범죄자를 잡는 감각을 느꼈던 것이다. 물론 셜록 홈스가 죽고 나서 다시 부활해 돌아오는 시리즈가 나왔을 때는 영국도 근대적 모습으로 큰 변화가 일어났던 터라 그 시점에서는 역으로 향수를 일으키는 느낌이 되기도 했지만.

 

영국 최초의 상고법원이 만들어진 것에 코넌 도일의 영향이 있었다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작가이면서도 실제로 사건을 해결하거나 억울한 사람의 누명을 풀어주는 일을 한 기회도 있었던 도일은 인도계 혼혈인 에달지라는 사람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결국 무죄를 입증해주었는데,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영국 최초의 상고법원이라고 한다.

 

과학적이고 논리적 사고의 상징인 셜록 홈스를 만들어낸 코넌 도일이 말년에 심령술에 빠져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조롱거리가 되었다는 얘기는 참으로 안타까웠다. 연이은 가족들의 죽음과 참전 경험이 사후 세계 및 망자와의 교류라는 것을 다루는 심령술에 빠지게 한 큰 이유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이는데, 3자가 보기에는 터무니없을지 몰라도 코넌 도일 본인은 죽을 때까지 대단히 진지하게 임했다.

 

문학적으로도 위대한 업적을 이룬 코넌 도일은, 셜록 홈스라는 인물을 통해 현대 법의학이나 과학 수사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 용의자를 앉혀 놓고 주먹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보통이었던 영국 경찰을 바꿔놓은 것도 코넌 도일의 공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 범죄 수사 현장에서 그의 흔적은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독서에 대한 열정은 그의 작품의 든든한 바탕이 되어주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 출간된 책 중에 마법의 문을 지나라는, 말하자면 코넌 도일의 서평집이라 할 수있는 책이 출간되어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는데, 그의 독서 편력은 어떠했는지 호기심이 일었다.

 

이 책은 셜록 홈스와 그를 창조한 코넌 도일의 흔적을 찾아가는 즐거움을 홈스 매니아 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잘 기획되었다고 할 수 있다. 보는 즐거움, 읽는 즐거움 모두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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