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펜딩 타임 - 절대적 부의 영역을 창조한 시간 사용의 비밀
대니얼 해머메시 지음, 송경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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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다른 모든 것은 불공평할지 몰라도 시간만큼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졌다는 말을 하곤 한다하지만 실상 우리는 동등하게 주어진 시간조차도 그 활용하는 방법에 있어 다른 외부적인 요인들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공평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적 조건을 경험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외부적 요인을 따지기 이전에 근본적으로 시간의 속성 자체가 과거와 다르게 변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간 『스펜딩 타임』은 경제가 성장하고 평균소득이 증가하고 구매력이 높아지는 등 삶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인이 놀라울 만큼 증가했다는 사실과 함께 이런 삶의 질 향상이 무조건 사람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그 이유는 다른 건 몰라도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만큼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그래서 저자는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시간은 더욱 희소성을 띄는 성질을 갖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즉 많은 조건들이 좋아졌어도 시간 부족이 만들어내는 인센티브즉 동기 부여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질은 천차만별의 양상을 띄게 된다.







이 책을 보면 우리가 시간에 대해 가지는 입장이나 태도시간을 사용하는 데 있어 영향을 받는 요인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이것은 놀라울 정도다예를 들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반적으로 주목하는 노동 시간즉 일하는 데 쓰는 시간이 아닌 비노동 시간다시 말해 일하지 않을 때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중요성을 다루는 부분이다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 무언가를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즉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비노동 시간을 정신적인 부분과 물질적인 부분으로 세심하게 분석하고 전개하는 저자의 논리는 탁월하다이것은 우리가 시간에 대해 얼마나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반성하는 계기를 준다.

 

소득의 차이는 물론이고 일하는 시간대와 노동 강도근무 패턴의 다양성성별에 따른 차이와 차이의 해소 과정인종과 지역문화 그리고 심지어 성적 성향에 따라서도 시간 사용의 무수한 패턴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사회가 얼마나 다양한 가치와 개성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통찰할 수 있게 해준다또 인지가 어느 정도 성숙해지는 청소년기부터 정신적-물질적으로 모두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는 20~50대 기간또 인생을 마무리하는 노년기의 시간 활용 패턴은 인생의 어느 한 시점만이 아니라 전 영역대에서 시간 활용의 지혜가 필요함을 알려준다또 노동에 사용하는 시간의 변수 중 기후변화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개인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시간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그리고 사회와 국가의 안정적인 생산과 소비의 순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저자가 제안하는 것을 쉽게 이해하자면 스트레스의 감소라고 할 수 있겠다한마디로 너무 바쁘고 벅차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그리고 저자는 이런 과잉-초과 사회의 긴장이 결코 세상을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 수 없음을 지적한다그래서 개인적 노력의 차원에서만이 아니라기업과 국가가 정책적으로 사람들이 시간을 보다 여유 있고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것이 궁극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번영사회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길임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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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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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이야기에서 발견하는 대안적인 삶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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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헌책방 -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삶에 관하여
다나카 미호 지음, 김영배 옮김 / 허클베리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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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과 속도실용성을 강조하는 사회일수록 사회의 구성원인 개인의 삶의 형태 또한 주류에 맞추기를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우리는 그런 강요된 삶의 형태를 아주 어릴 때부터 경험한다어쩌면 태어나기도 전에 그런 경향에 길들여진 부모로부터 강요가 시작되는 건지도 모르겠다하지만 어떤 영역에서도 돌연변이가 있듯 자기만의 삶의 방식이 아니면 견딜 수 없고 생기를 잃어버리는즉 주변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고직장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사회성이 떨어진다고 평가받고혼자 있을 때 더 편하게 느끼고오히려 그런 생활 패턴이 더 생산성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나의 작은 헌책방의 저자 다나카 미호 씨도 나에겐 그런 유형의 사람으로 보였다저자도 말하고 있듯어디에 돌아다니기보다 고착생활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바람이 헌책방 운영이라는 형태로 표출된 것이라 할 수 있다무슨 큰 고민이나 중대한 결심을 바탕으로 일어난 일은 아니었다. 10개월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면 긴어쨌거나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직장생활의 경험을 통해 이런 식으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생존 본능이저자의 무던한 성품과 결합되어직장을 그만두자마자 그날 바로 헌책방을 하기로 결심하고 부동산을 찾아다닌 실천으로 나온 것이다.







이 책은 다소 복잡한 독서를 하고 있던 나에게 일종의 휴식 같은 시간을 제공해주었다저자의 삶과 가게 운영의 방식이 외부에서 봤을 때 굉장히 철이 없고 이런 경쟁 사회와도 어울리지 않고 어쩐지 운이 좋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용케 유지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일 수 있을지 몰라도저자는 자기 나름대로의 삶의 기준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자신만이 부여받을 수 있는 행운까지 덩달아 얻은 경우로 보인다.

 

이 책은 헌책방을 운영하는 노하우나 밀도 있는 경험을 들려주지 않는다심지어 헌책방과 저자가 특별히 관심 있어 하는 분야는 이끼 이야기와 헌책방을 하면서 꼭 헌책방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연관되어 경험하게 된 에피소드들의 비중이 비슷하다따라서 헌책방은 하나의 메타포다모두가 다 옳다고 여기거나 옳은지 그른지 판단도 하지 못한 채 휩쓸려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그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답니다라고이렇게 살아가는 방법도 있음을삶이란 것이 꼭 하나의 정답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는 도구이자 선택지였음을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에 독립서점이 많이 생겨났고그에 관련된 여러 삶의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다특정 연예인이나 좀 알려진 사람들이 해서 화제가 되는 경우도 있었고일반인들 중에도 무척 인상적인 서점 운영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대안적인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매김하는 것 같았다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그쪽 이야기가 잘 들리지 않게 되었는데역시 고난을 피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이 책의 문고본 후기가 작성된 시점이 2016년 7월 7일인데우리보다 환경적으로 더 열악한 측면도 있는 일본에서, ‘벌레문고가 여전히 잘 운영되고 있을런지 궁금해진다인터넷으로 한 번 찾아봐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같은 고서적 판매를 소재로 한 라이트노벨이 떠올랐다오랜만에 다시 꺼내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요하게 정제되었으면서도 차분한 열정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다물론 저자의 헌책방 이야기와는 결이 다르지만 어쩐지 꾸며낸 이야기와 현실의 이야기가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자가 살고 있는 오카야마라는 곳은 연중 기후가 매우 안정적이고 지리적으로도 풍파에 시달리지 않는 편에 속해서 사람들로부터는 절박함보다는 느긋한 성품이나 둥글둥글한 분위가가 충만한 곳이라고 한다저자의 이런 성장 환경도 벌레문고가 오래도록 존재할 수 있었던 주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도 있다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은 꼭 방문해보고 싶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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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유산
장웨이 지음, 조성환 옮김 / 파람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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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히도 험난했던 시대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헤쳐나갔고, 인류의 유산으로 남은 사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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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명의 유산
장웨이 지음, 조성환 옮김 / 파람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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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홍준성 작가의 카르마 폴리스란 소설 속 등장인물 간의 대화에서 성경이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해석에 저항하는 텍스트의 속성’ 때문이라고 서술된 장면이 있다이는 곧 성경이 메시지의 통일성과 일관성 뿐만 아니라 그에 준하는 여러 방면의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성이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즉 오래도록 인류 역사에 살아남아 큰 영향을 끼치는 텍스트는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은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으면서도 아무나 그 의미를 깊이 있게 체득할 수 없는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아무나 그 의미를 확장시킬 수 없는 성격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그런 점에서 도연명의 유산에서 다루고 있는 4세기 중국의 시인 도연명의 작품들은 오래도록 그 생명력과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기에 위대한 인류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에 비견될 만큼 정글의 법칙’, ‘약육강식이 그 시대의 사회상이었던 위진 시기에 살았던 도연명은 시대의 환란 속에서 특정 무리에 속하거나 특정 권력을 쫓지 않았다그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았고군체 밖의 특별한 개체로서 존재했으며두드러진 그림자의 존재감으로 스스로 음미하며 살아가는 즐거움 찾으며 살았다그의 삶은 외롭고 고독한 느낌이 짙었다하지만 그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모이는 일이 드물었다그는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 삶을 살아냈지만 반면 고난과 괴로움을 극도로 인내하며 살아가는 삶이기도 했다아무런 구속이 없는 상태로소리 없이 흔적 없이 사라져간 인물이다현재는 그가 남긴 100여편의 시문을 통해그가 역사상 얼마나 중요한 흔적을 남기고 갔는지 알 수 있다.

 

도연명은 당시 평균적인 지식인과 예술가의 모습을 뛰어넘어 소박한 자아의 생활을 추구했다그러면서 어떤 하나의 사조에 치우지지 않았다하지만 그는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독불장군은 아니었다당시 혼란스런 세태에서 등장한 다양한 주장이나 이론들을 다방면으로 시험해보고 유익한 것은 수용하는 유연한 모습도 보여준다그는 전통과 풍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으며오히려 당대 풍조의 산아이며 일부였다그의 탁월한 업적은 완전한 독립적 창조나 시대에 대한 극단적인 반항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또한 예술과 사상의 차이에 대해 논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둘 다 어려운 시기에 특출한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건 동일하지만예술은 난세에나 태평성세에나 그에 맞게 표현될 수 있는 반면사상의 영역에서는 시절이 좋으면 열매를 맺기 힘든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왜냐하면 사상이란 개인의 독창성의 발현에서 나오는 것인데살기 좋은 때에는 주류 의식에서 벗어나 독창성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또 개체와 집단정글의 법칙과 문명의 법칙의 대비에 관한 논의가 책 전반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도연명이 당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유롭게그러면서도 자기만의 방법으로 분노와 한탄을 쏟아놓을 때그의 계획적인 회피와 자아 환기는 이해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설명되고 있다.

 

혼란스러운 시대의 대명사와도 같은 춘추전국시대보다 더 잔혹하고 위험한 시기가 위진시대라고 한다도연명은 동시대인들이 죽음의 공포가 만연하고 생존하기에 너무나 힘겨운 환경에 처해 있음을 목격하면서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한 지식인이다비록 소극적으로 보이는 그의 저항이 당대에는 어떠했을지 몰라도 후대에 이렇게 여러 학자들과 문화를 흠모하는 사람들로부터 계속 연구되고 회자되는 것을 보면그의 방식은 혼란스러운 세상을 대처하는 하나의 삶의 지혜로서 계속 그 영향력을 유지할 것 같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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