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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몸 사용설명서 - 건강하고 똑똑한 뇌를 위한
오철현 지음 / 청년정신 / 2022년 4월
평점 :
의학이 발전하면서 신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시대에 살고 있다. 이걸 다르게 표현하면 질병에 대한 지식이 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의사가 아닌 일반인도 인터넷을 통해 많은 의학 지식을 알 수 있다는 것이 과거와 가장 다른 점일 것이다. 이 말은 병원에 가기 전에 스스로 기본적인 의학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가벼운 감기라면 그냥 쉬거나 약국에서 감기약을 사먹는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어딘가 다치기라도 하면 기본적인 응급처치는 어지간한 사람이면 다 할 수 있다.
이처럼 건강과 질병에 대한 관심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힘이 높아진 시대지만 우리 몸 안의 문제만큼은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여기에는 정신적인 문제까지 포함된다. 우리가 몸속에서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질병은 심장이나 간, 폐, 위 등의 다양한 장기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보험 광고들을 보면 대체로 앞서 언급한 부위들에 질병이 발생했을 때 보장하는 상품들이 많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유독 더 많이 눈에 들어오는 광고들이 있다. 바로 ‘치매’ 보험이다. 치매는 뇌와 관련되어 있는 질병이다. 뇌 건강에 대한 관심이 최근 들어 더 높아지고 있는데, 마침 뇌에 대한 일반적인 수준에서의 포괄적인 지식과 뇌 건강에 대한 정보를 다룬 적절한 책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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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몸 사용설명서』는 먼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듯이 뇌의 주요 임무가 생각이나 감정, 추론, 상상의 기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신체기관으로서의 기능이 최우선에 있음을 알려준다. 그 생존을 위한 복잡한 뇌의 활동이 생각이라는 것을 낳았고, 인간은 비로소 생각하는 존재로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뇌의 첫 번째 임무는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니라 매우 현실적이고 실존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따르면 신체기관으로서의 뇌의 가장 큰 특징은 신체의 일부이면서도 그것이 통제 센터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며, 요즘 식으로 표현하면 플랫폼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포털사이트를 들어가면 각종 정보가 한데 모여 교차하고 배분되는 것처럼, 뇌는 신체의 생존을 위한 정보의 습득과 처리, 저장을 위한 상호작용의 복합적 공간으로 그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의 신체기관에 불과하지만 한편으론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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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뇌에 대한 우리의 대표적인 편견도 바로 잡아준다. 인간이 뇌의 능력을 100%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인데, 최근 엄청나게 발전한 뇌영상 기술을 통해 인간은 이미 뇌의 모든 부분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잘못된 정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좌뇌형, 우뇌형 인간이라는 개념도 뇌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언급되는 내용인데, 이 또한 사실상 생물학적 근거는 부족하고, 사회·문화·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새로운 정보를 배우고 익히는 능력은 20~30대까지 발달해 있고, 그 정점은 35세라고 한다. 그리고 대략 10년 정도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다 45세 이후부터 서서히 떨어진다고 하는데, 중요한 것은 인생 후반부에 있어 뇌의 중요한 역할이 바로 그때까지 쌓이고 조합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종합하고 재창조하는 연결력, 추리력 등은 50세 넘어서까지 계속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는 것이다. 경험과 지식, 다시 말해 연륜이라는 것이 바로 여기서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뇌는 성장하고 최정점에 이른 후 쇠퇴기를 겪는 각각의 과정에서 최적의 효율을 발휘하는 신체기관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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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건강에 좋은 먹을거리 혹은 식재료로 쑥, 당근, 파슬리, 브로콜리, 녹차, 청국장, 낫토, 돼지고기, 소고기, 통곡물, 콩류, 견과류, 검은콩, 시금치, 아보카도, 통밀, 굴, 호박씨, 새우, 귀리, 복숭아, 토마토, 버섯, 베리류, 미역, 양배추, 두릅, 미나리, 씀바귀, 치즈 등이 거론되는데, 이것들을 나열하고 보면 모든 음식을 골고루 적당하게 섭취해야 함을 알 수 있다. 여기서는 피해야 할 음식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일단 당분과 염분의 과다한 섭취를 줄여야 하며, 트랜스지방 즉 나쁜 기름이 나오는 음식을 피하거나 그 기름을 빼는 과정을 거치고 섭취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뇌는 모든 신체기관과 연결되어 있다. 뇌 건강을 잘 관리한다는 것은 곧 온 몸을 제대로 관리한다는 것이며, 이는 신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뇌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을 배우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고, 실제로 우리 뇌의 건강에 유익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생존을 위해 일하던 뇌가 이렇게 고도로 발달한 덕분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기회를 더 건강한 삶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