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20대 여자
국승민 외 지음 / 시사IN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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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시사인>에 실린 20대 여성 특집 기사를 바탕으로 나온 책. 20대 여성으로서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읽었다! 대선이 끝나고 지선을 앞둔 지금 읽으니 시의적절함이 한층 더하는 듯. 책의 결론 : “기사에서 우리는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집단이 20대 여성 전반의 여론을 끌고 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대 여성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태도를 중요하게 여긴다. 차별을 금지하고 다양성을 우선시하는 정치세력을 선호하는 경향을 띤다. 개방적이고 연대 의식이 높은 편이다. 그렇다고 민주•진보 계열 정당의 집토끼는 아니다.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지 못하는, ‘부유하는 심판자’에 가깝다.” 대선 후 4만여 명의 2030 여성이 민주당에 가입하는 사건이 벌어진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겠으나, 체감상 큰 틀에서는 아직 유효한 분석이라고 느껴진다.


•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 자체가 권력이었다. 설명해야 하는 삶과 설명해주는 삶이 가진 권력의 크기는 다르다. 알아서 설명하고 해석해주는 데에서 권력이 작동한다. 정치적 주체로서 20대 여성에 대한 담론이 적은 까닭도 이 같은 권력의 속성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사인>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여성 중 41.7% 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다양한 소수자와 더 폭넓게 연대해야 한다’는 항목에 동의하는 20대 여성의 비율은 50.8%인데 반해, ‘페미니즘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 에는 37.7%만 긍정의 반응을 나타낸 것이 눈에 띈다. 20대 여성 페미니스트 사이에 트랜스 배제적인 급진 페미니즘(TERF)의 세가 강하다는 지표일듯.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20대 여성은 사회적 소수자 집단 중에서 레즈비언에게 가장 우호적이었으며(감정온도 50.5도) 같은 성소수자 집단 중에선 트랜스젠더(33.3도)에 가장 비우호적이었음. 또한 난민(30.7도)이나 조선족(24.9도)에 같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감정온도는 한국인 전체 평균과 비슷하거나 낮은 점도 특기할만한 부분. 종합해 보면 : 20대 여성은 한국에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정책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집단이면서 동시에 트랜스혐오와 제노포비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내 개인적 경험도 이 분석과 완전히 일치한다.)


•설문 조사에서 튀었던 항목들. 강한 페미니즘 성향(페미니즘 지수+6~+12점)으로 분류된 20대 여성 중 단 한 명도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동의 0%!). ‘지금 아이를 낳는다면 여자아이가 더 살기 좋다’라는 문장 같은 집단에서 역시 동의 0%를 얻었다. 놀랍지 않으면서도 놀라운 결과다. 이 책에서 분석한 20대 여성 집단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높은 공감과 연대의식인데, 이런 정치적 지형도를 형성하는데 강한 페미니즘 그룹의 20대 여성들의 역할이 크다. “강한 페미니즘 그룹의 20대 여성이 전체 20대 여성의 의견을 끌고 가는 모양새였다.”


•”20대 안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와 진보/보수 분화가 강한 상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왔다”. 예컨데 강한 페미니즘 성향의 20대 여성들은 빈곤, 비정규직, 디지털 성범죄, 장애인 인권 등에 깊이 공감하며 연대하는 태도를 보임.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에서 강한 페미니즘 성향의 20대 여성의 66.9%가 긍정 평가를 했으나 페미니즘 지수가 낮은 20대 남성 중 9.8%만 긍정 평가를 한 것을 보면 그 대비가 더욱 극심하게 느껴진다. “지금의 20대에서 페미니즘은 젠더 문제가 아니다. 분배, 노동 등 다른 영역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지지 정당’ 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변수” 인 것.


•계층과 페미니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다! 고졸 이하의 저학력층 여성 중 범페미니즘 성향으로 분류되는 비율은 39%에 불과한 반면, 대학 재학 이상의 고학력층 여성 중에서는 62%가 범페미니즘 성향이다. 또한 자산 규모와 페미니즘 성향도 뚜렷한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7억 이상’ 고자산층에서는 범페미니즘 성향 비율이 무려 79%라고 함(!!) 또한 여성은 물질주의 지수가 높을수록 페미니즘 지수도 높아지는데 남성은 물질주의 지수가 높을수록 페미니즘 지수가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대단히 흥미로움)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유통되는 페미니즘 담론이 ‘갓생살기’ ‘주식투자’ 등의 자기계발/신자유주의 담론과 자주 결부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임… 후 인서울 중산층 4년제 출신 위주의 청년/페미니즘 의제 설정 너무너무 지겹 ㅠ 여성의 자립과 자존에 경제적 여건이 중요하지 않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차별적인 사회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단순히 “여자도 부자되서 성공하자”는 식의 ‘임파워링’에 경멸감을 느끼는 저소득층 저학력 여성으로서 ^^ 굉장히 흥미롭게 읽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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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p Objects (Paperback) - 『몸을 긋는 소녀』원서
Gillian Flynn / PENGUIN RANDOM HOUSE USA EX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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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times I think illness sits inside every woman, waiting for the right moment to bloom.˝

정말 재밌게 읽었다. 이렇게 다채롭게 미친 여자들 이야기라니! 병적이고 망가진 여자들-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자기파괴적이고, 신경증적이며, (수동)공격적인. 이렇게나 복잡하고 섬세하게 ‘나쁜‘ 여성 인물들.

작가가 처음부터 끝까지 고집스러울 정도로 남성 캐릭터들에게 이렇다할 역할을 허락하지않는 것도 맘에 들었닼ㅋㅋㅋ 기본적으로 이 소설은 정말 손 쓸 도리도 없이 망해버린 모녀/자매 관계에 대한 내용이고, 아버지들은 애초에 부재하거나, 존재하더라도 세 모녀가 온갖 드라마를 빚어내고 있을 동안 허약한 몸으로 배경에서 신문이나 뒤적거릴 뿐ㅋㅋㅋ....

책에 묘사된 미국 남부 시골의 ~은은하게~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공기가 나에게도 폐소공포증을 불러일으킬것만 같았다. 이게 길리언 플린의 데뷔작이었다니 엄청나군. 존잘이시여... 다크 플레이스랑 곤 걸도 시간 나는데로 읽어봐야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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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 Blood Heat (Paperback) - 『우유, 피, 열』원서
Dantiel W. Moniz / Grove Press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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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reads에서 록산 게이의 리뷰를 보고 킨들로 구입. dantiel w. moniz 작가의 첫 단편집이다. 미리보기로 표제작인 milk blood heat을 읽다가, 그 강렬함에 압도되어서 나머지 작품들도 반드시 읽어봐야겠다는 조바심이 들었다.

milk blood heat 은 ava와 kiera라는 두 명의 여자아이들의 우정에 대한 소설인데, 유년기에서 청소년기로 이행하는 짧은 시기의 뒤틀림과 멜랑콜리를 잘 포착한 작품이었다. 이 소설은 두 소녀가 손바닥을 나이프로 그은 뒤, 그 피를 우유와 섞어 서로 나눠 마시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Pink is the color for girls,‘ Kiera says, so she and Ava cut their palms and let their blood drip into a shallow bowl filled with milk, watching the color spread slowly on the surface, small red flowers blooming.> 강렬하고 충격적인 이미지. 거칠고 신경증적인, 이 소설의 두 주인공은 독자에게 선명하고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인상을 남긴다.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인물들(대부분 흑인 여성)은 모두 좆같은 상황에 처해 있고, 크고 작은 결함과 비밀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런 불완전함이 소설의 인물들을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milk blood heat에 수록된 소설들은 어느 한 편도 손쉬운 위안을 건네지 않는데 바로 그 점이 이 단편집의 매력이었다...나는 모니즈가 어둡고 냉혹한 작가라고, 그러나 인간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지닌 작가라고 생각한다. 빼어난 데뷔작. 저자의 다음 작품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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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퀴어 이반지하
이반지하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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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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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우울 -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 우울의 모든 것
앤드류 솔로몬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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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으로도 발간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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