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도시에서 알파벳을 발견하는 기쁨!

알파벳 도시 ㅣ 그림책 도서관 40
스테판 T. 존슨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0월

  표지의 A 모양을 보고 짐작은 했다. 이 책은 도시 속에서 알파벳의 대문자와 비슷한 곳을 보여준다. A부터 Z까지, 모두 26자의 알파벳 문자가 각 그림마다 하나씩 소개된다. 아무런 글씨 없이 오로지 그림으로만 된 이 책. 아이들은 처음 이 책을 볼 때부터 흥미롭게 보았다. 알파벳을 잘 아는 큰 아이는 물론이고, 알파벳을 확실히는 모르고 있는 작은 아이도 말이다. 
 

  그림은 사진이 아닐까 착각할 정도로 실제와 비슷하게 그려졌다. X 자를 보여주는 철골 구조물, Y 자를 보여주는 가로등 장면에서 특히 감탄했다. 대체로 실제 사진과 비슷한 분위기이지만 유화 느낌이 강하게 나는 그림도 있다. R 자를 보여주는 바닥에 나뒹구는 낙엽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전해준다. 도시의 건물, 간판, 가로등, 전봇대, 기차길... 이렇게 친숙하고 익숙한 도시의 모든 장면에서 알파벳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책을 작은 아이는 보고 또 본다. 도시의 여러 장면으로 인해 알파벳을 더욱 특징적으로 보게 되고, 반대로 알파벳으로 인해 도시의 구석구석을 더욱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된다. “단지 글자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사는 세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도록 이끈다”는 찬사에 동감할 수밖에 없는 책. 우리 한글의 낱 문자도 우리 주위에서 얼마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함께 드는 책이다. 당분간 주변의 모든 물건과 풍경에서 각종 문자와 숫자를 나도 모르게 찾고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책 속 이야기가 궁금하다!

책 읽기가 싫어! ㅣ 미래그림책 62
리타 마샬 지음, 유정화 옮김, 에티엔 들레세르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0월

  돌이켜보면 책을 참 좋아하는 아이였기에 책을 좋아하다. TV 드라마가 물론 재미있지만, 책도 얼마나 재미있는데! 그래서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솔직히, 이상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두 아이 중 큰 아이는 책을 매우 좋아하고 즐겨보기에 별 생각이 없었는데, 작은 아이는 책을 썩 즐기지 않는 눈치다. 이 책의 주인공처럼, 책과 TV 중에서는 당연히 TV를 고른다는!

  이 책의 주인공은 책 읽기가 싫은 소년 빅터. 강아지가 책을 물어뜯고 그 종잇조각을 화분 속에 파묻는 것을 본 후로 책 읽기가 싫어졌다나. 엄마가 간식으로 글자 모양의 과자를 만들어 주고, 아빠가 책을 수십권 사다 주어도 읽기 점수는 엉망이고, 책 읽기는 싫다. 그런데 어느 날 책 속에서 튀어 나오는 동물들! 이런저런 책 속 이야기를 하고 사라지는 동물들을 만나면서 갑자기 책이 궁금해진다. 이 동물들이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다!

  의외로 책 읽기에 흥미를 갖지 못하고 습관을 기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자꾸만 TV 드라마와 만화에 쏠리는 작은 아이를 포함해서 말이다. 사실 흥미로운 요소를 담고 있는 책은 일부러 권하지 않아도 보고 또 보게 된다. 책 읽기의 재미를 맘껏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조금은 거리를 두고 지켜보아야겠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늦게 알았지만, 그 즐거움을 더욱 크게 누리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숫자의 역사를 배운다

수학대왕이 되는 놀라운 숫자 이야기 ㅣ 미래 지식 창고 1
데니스 슈만트 베세라트 지음, 임유원 옮김, 마이클 헤이즈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0월

  얼마 전에 [로마 숫자의 비밀]이라는 그림책을 통해 로마 숫자를 어떻게 쓰고 읽는지를 배웠다. 쉽지는 않지만 이제 네 자리 수 정도는 아이도 로마 숫자로 쓸 수 있는 상태.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더욱 놀랍다! 로마 숫자를 포함하여, 숫자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책이라 얼마나 반가웠던지.

  이 책은 숫자가 발명되기 전의 상황부터 소개한다. 셈의 단계는 크게 세 단계, 즉 숫자 없이 세기, 사물에 따라 다른 낱말로 세기, 숫자를 사용하여 세기로 발전해왔다고 한다. 숫자 없이도 셈을 할 수 있었다니! 몸을 이용하여 수를 세는 스리랑카의 베다족과 지금도 몸을 이용한다는 파푸아뉴기니의 파이엘라 족 이야기는 본격적인 숫자 이야기 못지않게 흥미롭다. 하긴, 지금도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수를 세고 계산도 하지 않는가.      

  이라크의 수메르 인들이 최초의 숫자를 사용한 이래, 알파벳 숫자, 그리스 숫자, 로마 숫자가 각각 어떠한 방식으로 사용되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날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아라비아 숫자까지, 숫자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책이다. 아라비아의 숫자 체계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다면, 지금까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인 수의 개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수와 수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어른 독자가 모처럼 재미있게 읽은 아이들 숫자 책이다. 미래 지식 창고의 1권으로 나왔다고. 다음 시리즈도 기대된다.

화성발 편지를 읽어보세요

화성에서 온 편지 ㅣ 로렌의 지식 그림책 16
로렌 리디.앤드류 슈워러 지음, 신명경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9월

  로렌의 지식 그림책, 이번에는 화성 편이다. 지구와 가까운 행성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던 화성, 이 책을 보니 화성에 대해 많은 것들을 속속들이 알 수 있을 것 같다. 때는 2107년,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 5명의 어린이가 화성 탐사대에 선발되어 화성으로 출발한다. 그리고 보내오는 편지! 5명의 어린이가 여러 사람들에게 쓴 편지 속에는 우주 탐사의 이모저모와 화성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

  100년 전에는 화성까지 6개월이 걸렸지만 지금은 단 3일이 걸릴 뿐이라고. 100년 전이라면 지금이 아닌가? 지금 6개월이나 걸리는 화성 여행이 100년 후에는 단 3일이라니, 이 때 쯤에는 화성을 외국 가는 것 마냥 생각하게 될 런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때에도 화성에서 생명체가 발견되지 않으려나? 그리고 왠지 3일 만에 화성을 갈 수 있는 시기는 100년보다 당겨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데, 내 아이와 함께 그런 시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경험과 느낌이 살아있는 우리 몸의 이해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리 몸 이야기 ㅣ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1
이지유 지음, 장차현실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0월

   별똥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리 몸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이미 시중에 인체에 관한 책들이 얼마나 많이 나와 있는가. 그렇지만 이 책은 조금 특별하게 느껴진다. 저자는 서문에서 기존의 책들이 ‘몸에 관해 너무 담담히 이야기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는데, 그에 비하여 저자의 접근은 ‘경험’과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살아있는 생동감과 우리 몸에 대한 소중함도!

  이 책의 시작은 아기의 탄생. 저자 자신이 아이를 낳은 경험을 가지고 출발한다. 책과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출산의 과정을 들려주면서 시작하기에 상당히 친근하고 생생하게 다가온다. 수정란에서 인간으로 바뀌는 그 신비하고 오묘한 과정에서부터 먹고, 싸고, 돌고, 자라고... 소화, 배설, 순환, 성장 등이 설명되고, 사춘기를 거쳐 감각과 신경에 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사춘기의 생리적 변화에 대해서는 딸의 달거리를, 뼈와 피부에 대해서는 아들의 다리 부상을 예로 들면서 접근하는 방식이 우리 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소화와 배설을 설명하면서 아기가 눈 똥을 예로 드는 것은 아마 이 책이 유일하지 않을까. 우리 아이가 재미있게 본 그림책 [샌지와 빵집 주인]을 예로 들면서 후각과 청각을 설명한 부분도 아이를 키우는 저자이기에 가능하다는 생각. ‘우리 몸’을 담담하게 설명하는 책과는 조금 다른 책, 소중한 생명을 낳고 기른 아줌마가 쓴 책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