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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 ㅣ 풀빛 그림 아이 1
로드 클레멘트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한번 훑어보고 작은 아이에게 읽어보라 건네주니 책을 읽던 아이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감탄사를 연발한다. 요즘 아이들이 쓰는 놀람의 감탄사, '헐-'의 연속이다. "엄마, 이거 말도 안돼" 하면서 책을 도로 건네주는데 그럴 줄 알았다. 엄마도 처음 이 책을 보고 뭐 이런 이야기가 다 있나 했으니까.
책 표지를 보라. 공룡이 노란 모자를 쓰고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 책을 넘겨보니 학교에 등교시켜 주는 할머니란다. 음, 공룡 할머니로군. 자명종을 치는 터번 쓴 아라비아 아저씨, 날개 옷을 입고 날아가야 하는 아랫층, 어마어마하게 큰 삶은 달걀을 보면서 놀라움의 강도는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악어가 우글우글한 성문을 통과해서 학교로 입장하면 실험왕인 곤충 선생님, 새로 전학온 외계인 같은 모습의 친구, 삼층짜리 햄버거를 주문하여 먹을 수 있는 점심 식사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엄마가 몰고 온 코끼리를 타고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란!
마침내 집에 도착하여 모녀가 샤워를 하는 모습에서 아이는 급기야 소리를 지른다. "엄마, 코끼리도 함께 목욕을 하고 있어! 냄새가 심할텐데!" 냄새 뿐인가. 코끼리가 초식동물이라지만 함께 목욕하기가 무섭지는 않을까? 어디 그 뿐이랴. 불이 활활 타오르는 매운 카레로 저녁을 먹고, 사자만한 고양이를 껴안고 편안히 책을 읽고 있는 것을. 첫장부터 끝장까지 놀라움으로 가득찬 그림책이다.
그림을 빼고 다시 찬찬히 살펴보니 텍스트 자체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내용이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에 갔다 와서 저녁을 먹고 다시 잠자리에 들고... 그러나 그림이 주는 놀라움은 상상을 초월하니, 그림이 갖는 힘이야말로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작가의 이름을 다시 확인해 보면서 그의 다른 책을 찾아보기도 했다.
아직 일기를 써보지 않은 우리 아이에게 '오늘의 일기'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갈까. 일상적인 따분한 쓰기 과제가 아니라, 즐거움과 재미가 가득한 '나의 이야기'로 일기의 의미가 친근하게 다가서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