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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화 긴 생각 - 두 번째 이야기,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 ㅣ 짧은 동화 긴 생각 2
이규경 글.그림 / 효리원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좋은 글귀'를 많이 모아놓은 책. 이 책을 처음 본 나의 인상이다.
이 책은 [짧은 동화 긴 생각] 두번째 이야기라고 한다. 첫번째 이야기가 이미 있었고 [짧은 동화 큰 행복]이라는 비슷한 형식의 전작도 있었나보다. 처음 보는 이야기도 있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도 있다. 시는 아니되 시처럼 느껴지는 글이 대부분이다.
큰 아이가 이렇게 잔잔하면서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학교에서 본 [연탄길]이 좋다면서 사달라고 했었다. 그래서 3권까지 사주었던 기억. 뭐가 그렇게 좋으냐고 하니 감동적이란다.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요즘 아이들도 이런 책을 보면서 뜨끈한 감동을 느끼는 가 보다 싶어 조금 놀라웠다.
이 책은 정말 "짧다". 쬐금만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 뭔가 "긴" 생각이 나올 것 같다가도 끊긴다. 그러나 이것은 반드시 길이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은유적이지 않고 직설적인 표현이 대부분. 그래서인지 긴 생각이 꼬리를 물 여지를 별로 주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의 독후 느낌은 다를지 모른다. 5분짜리 'TV 동화 행복한 세상' (제목이 맞는지 모르겠다) 을 틀어주고 '명상의 시간'을 운영하는 학교가 많은데, 짧은 영상물이지만 아이들에게 남기는 인상은 매우 크다.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 구조의 힘인지는 모르지만. 좋은 말,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면서 크는 아이들은 뭐라고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 이 책을 보면서도 한두가지 나의 마음에 콕 들어오는 이야기가 왜 없겠는가.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라는 부제에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이 책을 접근하느냐에 따라서는 가능한 일일 수 있다고 본다. 한가지 방법으로 책 속의 짧은 동화를 한 편씩 큰 소리로 읽어주는 것이 떠오른다. 아는 분이 초등학교 고학년인 두 딸에게 많은 분량의 책을 읽어준다고 했다. 유아기에 그림책 정도 읽어주면 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방법을 듣고 무릎을 쳤다. 이 책은 어쩌면 귀로 들을 때 좀더 긴 생각과 여운을 가져올 것 같다. 쭈루룩 아이 혼자 읽어나가면 긴 생각을 할 틈 없이 그저 다음 동화로 넘어갈 것 같기에.
이 짧은 동화를 가지고 엄마와 아이가 대화를 통해 무궁무진하게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도 좋겠다. 표지에도 나와 있는 엄마 고양이 이야기. 생선을 싫어한다고 했던 엄마 고양이는 나이가 든 후 자식들이 가져온 맛있는 음식들 중에 생선만 맛있게 먹었다 한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이나 나 자신이 엄마이기에 가슴이 찡해진다. 이 하나의 동화 만으로도 아이와 대화를 나눌 꺼리가 열가지도 넘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