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쓰고 인사해요 세계는 내 친구 3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지음, 이혜경 그림 / 보림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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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 딸이 책을 들더니, 목욕하는 아빠에게 책을 보여준다고 욕실 문을 연다.

- 안녕하세요! 이건 우리나라 갓이고,
- 센베노! 이건 몽골 모자야. 아빠 작년에 다녀왔었지?
- 나마스떼! 인도 모자야. 카레 먹는 나라 말야~

그렇게 좋을까? 지금까지 적지 않은 책을 보여줬지만, 이 책만큼 아이가 좋아하고 신기하게 생각한 책은 없는 것 같다. 엄마인 나도 이 책을 보면 기분이 좋다.

처음 책 모양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첫장을 넘기는 순간, 아이가 갓을 쓸 수 있도록 얼굴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알게 된다. 아하, 이렇게 세계 여러 나라의 모자를 인사와 함께 쓸 수 있도록 만든 거구나~ 처음 만나는 새롭고 신선한 책이다.

게다가 마지막 장에는 브라질의 화려한 모자가 팝업북의 형식으로 등장한다. 팝업북 좋아하는 우리 아이, 입이 귀에 걸렸다. 그러고 보니 책 표지도 펼치면 멕시코 모자가 된다. 아이디어 정말 좋다.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이지만, 지금부터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모자 하나만으로도 한시간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가 된다. 세계지도책도 찾아보고, 모자쓴 채로 놀이도 해보고, 그 나라와 관련되는 경험과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점은 크기가 지금보다 1.5배 정도 되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점. 우리 아이가 여덟살이라서 약간 작은 듯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5-6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모자의 크기가 결코 작은 것은 아니지만, 조금만 크기를 키워도 괜찮을 것 같다. 대상 연령대를 넓게 잡아도 될 듯. 그리고 부탁하고 싶은 점은 2권, 3권도 만들어달라는 것. 좀더 많은 나라의 모자들을 써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을 보고 생겨난 아이디어 - <옷 입고 춤춰요>, <음식 먹고 놀아요> 등도 만들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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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코와 걷는 길 보림어린이문고
오카다 나오코 지음, 고향옥 옮김, 노석미 그림 / 보림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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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구가 매우 작고 몸이 자주 아픈 전학생 히나코.
인원이 적다는 이유로 같은 모둠에 들어오게 된 친구 히나코.

그 친구와 함께 집으로 걸어가는 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곁에서 히나코의 가방을 들어주는 친구가 필요할까?
히나코와 같은 걸음으로 함께 걷는 친구가 필요할까?

장애아 친구를 가까이 두게 된 모둠원들은 잘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약간의 귀찮은 마음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러나 말썽쟁이 모둠장 코바는 히나코의 장애를 마치 모르는 듯 무시하는 듯, 히나코를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대한다. 그것이 배려 없는 행동이 아닐까 생각하는 순간, 당사자인 히나코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코바는 우쭐대기도 잘하고, 덤벙대고, 이상한 생각도 많이 하고, 못살게 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나를 따돌리지는 않아..."

이 책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인위적으로 가슴 벅찬 감동을 만들지 않기에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아직까지는 장애를 가진 친구의 가방을 들어주기는 커녕, 무관심하거나 괴롭히는 것이 현실적으로 대세인 것은 아닌지? 그러나 어른보다 훨씬 선입견과 편견에서 자유로운 아이들이기에, 이러한 책들을 자주 접한다면 가방을 들어주게 되고, 나아가 같은 속도로 함께 걷게 되는 것이 꼭 요원한 일만은 아닐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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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켜는 고슈 그림이 있는 책방 4
미야자와 겐지 지음, 허정은 그림, 박종진 옮김 / 보림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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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책장을 덮었을 때의 느낌은 뭐랄까, 참 독특하다, 라는 거였다.
아이들 대상의 책임에도, 단박에 내용 파악이 되지는 않았다.
다시 한번 꼼꼼히 읽어 보았다.
갑자기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첼로 켜는 고슈.

그는 합주단원 중에 첼로를 잘 켜지 못하는 단원이다.
연습이 필요한 그에게 매일 이런저런 동물들이 찾아온다.

어느날 밤 그에게 찾아온 고양이.
스스럼없이 고슈에게 말을 걸고, 선물이라면서 토마토를 내민다.
화를 내는 고슈에게, 고양이는 잠이 안온다면서 ''슈만의 트로메라이''를 연주해달라고 간청한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인도의 호랑이 사냥''을 연주하는 고슈...

그 뒤에도 밤마다 뻐꾸기, 너구리, 쥐가 고슈를 찾아온다.
역시 연주를 간청하는 그들 앞에서 첼로를 연주하는 고슈.
결국 고슈는 발표날 어떤 연주를 하게 될까?

이 작품이 과연 1920년대의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이 책에서 보여주는 문학적 상상력은 오늘날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작가는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은하철도의 밤]를 지었던 미야자와 겐지. 환상적인 분위기의 두 작품을 연결해보니, 과연 시대를 앞서갔던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연주가의 노력 만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자연과 소통하면서 조금씩 발전해가는 모습과 연주가의 마지막 깨달음이 돋보인다. 몽환적인 삽화가 더해져,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준다. 참으로 독특한 예술 동화를 만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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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화 긴 생각 - 두 번째 이야기,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 짧은 동화 긴 생각 2
이규경 글.그림 / 효리원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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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좋은 글귀'를 많이 모아놓은 책. 이 책을 처음 본 나의 인상이다.


  이 책은 [짧은 동화 긴 생각] 두번째 이야기라고 한다. 첫번째 이야기가 이미 있었고 [짧은 동화 큰 행복]이라는 비슷한 형식의 전작도 있었나보다. 처음 보는 이야기도 있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도 있다. 시는 아니되 시처럼 느껴지는 글이 대부분이다.  


  큰 아이가 이렇게 잔잔하면서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학교에서 본 [연탄길]이 좋다면서 사달라고 했었다. 그래서 3권까지 사주었던 기억. 뭐가 그렇게 좋으냐고 하니 감동적이란다. 감수성이 부족하다는 요즘 아이들도 이런 책을 보면서 뜨끈한 감동을 느끼는 가 보다 싶어 조금 놀라웠다.

 

  이 책은 정말 "짧다". 쬐금만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 뭔가 "긴" 생각이 나올 것 같다가도 끊긴다. 그러나 이것은 반드시 길이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은유적이지 않고 직설적인 표현이 대부분. 그래서인지 긴 생각이 꼬리를 물 여지를 별로 주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의 독후 느낌은 다를지 모른다. 5분짜리 'TV 동화 행복한 세상' (제목이 맞는지 모르겠다) 을 틀어주고 '명상의 시간'을 운영하는 학교가 많은데, 짧은 영상물이지만 아이들에게 남기는 인상은 매우 크다.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 구조의 힘인지는 모르지만. 좋은 말,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면서 크는 아이들은 뭐라고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 이 책을 보면서도 한두가지 나의 마음에 콕 들어오는 이야기가 왜 없겠는가.   


   '생각이 깊어지는 이야기'라는 부제에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이 책을 접근하느냐에 따라서는 가능한 일일 수 있다고 본다. 한가지 방법으로 책 속의 짧은 동화를 한 편씩 큰 소리로 읽어주는 것이 떠오른다. 아는 분이 초등학교 고학년인 두 딸에게 많은 분량의 책을 읽어준다고 했다. 유아기에 그림책 정도 읽어주면 족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방법을 듣고 무릎을 쳤다. 이 책은 어쩌면 귀로 들을 때 좀더 긴 생각과 여운을 가져올 것 같다. 쭈루룩 아이 혼자 읽어나가면 긴 생각을 할 틈 없이 그저 다음 동화로 넘어갈 것 같기에.


  이 짧은 동화를 가지고 엄마와 아이가 대화를 통해 무궁무진하게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도 좋겠다. 표지에도 나와 있는 엄마 고양이 이야기. 생선을 싫어한다고 했던 엄마 고양이는 나이가 든 후 자식들이 가져온 맛있는 음식들 중에 생선만 맛있게 먹었다 한다.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이나 나 자신이 엄마이기에 가슴이 찡해진다. 이 하나의 동화 만으로도 아이와 대화를 나눌 꺼리가 열가지도 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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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지와 빵집주인 비룡소의 그림동화 57
코키 폴 그림, 로빈 자네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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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가 학교 도서관에서 읽고 싶은 책을 빌려온다. 그 중에서 [샌지와 빵집 주인]은 엄마도 보고 반했다. 어쩐지 그림이 낯이 익다 했더니 [마녀 위니]의 작가 코키 폴이 그렸다. 책을 읽다가 마녀 위니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덤으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빵집의 윗층에 살고 있는 샌지는 빵 냄새가 너무 고소하여 몇번 그 냄새를 맡았다. 그런데 빵집 주인이 빵 값을 달란다. 너무나 억울한데 믿었던 판사는 빵 값을 마련해오란다. 도대체 어떤 판결이 내려지게 될까?

  아이와 엄마는 판사의 현명한 판결에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맞아 맞아~ 빵을 먹은 것은 아니고 빵의 '냄새'만 맡은 거니까!

  어떤 판결을 내렸는지 궁금하다고?
  이 책을 보면 그 판결에 박수를 보내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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