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느낌일까?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65
나카야마 치나츠 지음, 장지현 옮김, 와다 마코토 그림 / 보림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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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과 표지의 그림 만으로는 내용을 짐작할 수 없었다. 아무런 사전 지식없이 아이와 함께 책을 읽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곤혹스러운듯 두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책의 첫머리로 돌아가 다시 보았다. 그렇구나, 표지의 소년이 바로... 

  이 책은 장애를 바라 보는 시선에 관한 책이다. 눈이 안보이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눈을 감아보자. 깜깜하지만 정말 많은 소리가 들린다. 귀가 들리지 않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귀마개를 해보자. 들리지 않는대신 그동안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이 보인다. 장애는 어떤 측면에서는 불편하지만 또 다른 측면에서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장애를 장점과 단점의 차원으로 바라보면, 장애는 성격과 같이 개인차를 가진 특성으로 여길 수 있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장애에 관한 어린이 도서가 요즘 많이 눈에 띈다. 큰 아이는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이란 동화책을 참 좋아한다. 두 아이 모두 TV 로 알게된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가 쓴 일기도 곧잘 본다. 학교에서 마주치는 도움반 아이들의 이야기도 가끔 한다. 아이들을 보면서 장애에 관한 인식이 참 많이 바뀌고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장애에 관한 어린이 대상의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유아의 눈높이에 맞는 유아용 그림책은 별로 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나게 된 이 책은 무척 반갑고 또한 고맙기까지 하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마주치는 놀라운 상황은 이 책을 다시 보게 한다. 움직일 수 없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내 몸을 의자에 고정시켜놓고 얼마간 꼼짝 말고 있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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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숲에 남산제비꽃이 피었어요 아이세움 자연학교 2
김순한 지음, 백은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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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남산 숲에 올랐다.
그동안 무수히 지나쳤고, 두어번 걸어보기도 했던 남산 길.  
그러나 이번처럼 즐겁고 뜻깊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남산 하면 떠오르는 나무는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소나무.
소나무 숲 앞에 멈추고, 한 잎집에서 잎이 2개씩 난다는 것도 아이와 함께 확인해본다.

노란색 자그마한 꽃이 귀여운 애기똥풀이 반가워 소리도 질렀다.
남산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우리 풀 중 하나.

꽃잎이 하얀 남산제비꽃도 찾아야 하는데... 했더니 아이들이 핀잔을 한다.  
엄마, 남산제비꽃은 봄에 꽃이 핀다잖아~ 

길을 걷다가 수생식물이 그득한 생태 연못을 만나니 참 반갑다.
물길이 끊겨버려 물이 부족한 남산에 최근 14군데의 생태 연못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혹시나 하늘을 나는 커다란 새 황조롱을 볼 수 있을까, 하늘도 자주 올려다 본다.
"키키키" 운다던데 혹시 예전에 본 적이 있던가?
밤에는 고양이가 남산에서는 호랑이 노릇을 한다고 한다.
어둑어둑해지자 어디선가 스르륵 고양이 소리도 나는 듯 하다.

목적지였던 남산 타워까지 족히 한시간을 걸었을까.
아이들 입에서 슬슬 불평이 나온다. 다리 아프다~
그래서 차량이 출입할 수 있었던 옛날 이야기를 해준다.
자동차를 타면 사람들이 편하게 남산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남산숲은 자동차 매연으로 신음하게 되지.
사람의 편리함과 환경의 보전 중에 어떤 것이 더 가치로울까?


땀을 흠뻑 흘리고 남산 타워에 도착한 아이들은 기분 좋게 한마디 한다.
걷는게 더 좋아~
순환도로변에서 멋진 서울 야경과 붉은 해가 떨어지는 광경을 보게 된다.
그래, 이런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이 아니겠니!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지만,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못한 곳"

남산이 바로 그런 곳이 아닐까?
늘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잘 몰랐던 남산이 다시 보였다.
그리고 새롭게 다가왔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앞으로도 종종 남산숲에 가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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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퍼즐 - 세상에서 가장 재밌고 어려운 퍼즐!
유쾌한 공작소 지음, 김정한 그림 / 미디어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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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밌고 어려운 퍼즐"이란 부제가 달려있는 악마 퍼즐.
책에 동봉된 일곱개의 조각으로 구성된 퍼즐이다.
칠교는 보았어도 이런 모양의 퍼즐은 처음.
어디 한번 도전해볼까?

책은 만화로 구성되어 있고 스토리는 큰 의미가 없다.
책을 넘기다보면 만나는 악파 퍼즐 그림판.
거기에 퍼즐을 대고 맞추는 것이 숙제다.
마법의 로켓, 초고속 비행기, 신기한 우주선 등 탈 것들이 특히 많다.
그리고 만리장성 벽돌, 피라미드 벽화, 파리의 에펠팁 등 문화유적에 관한 것들도 많다.

만화의 스토리는 큰 의미는 없지만, 확실히 퍼즐 판만 있는 것보다는 흥미롭다.
그리고 도전할만한 생각이 들게 한다.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과연 흥미진진한 퍼즐이다.
아이들과 하루에 두세개씩 퍼즐 맞추는 재미가 쏠쏠하다.
결코 쉽지 않은 퍼즐이다. 초등학생 이상이어야 가능.

아쉬운 점이라면 맨 뒤에 있는 답의 유혹이 너무도 크다는 것!
눈에 안띄게 아주 작게 들어있거나 별지로 만들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
그리고 퍼즐 보관함이 표지의 내지에 있어서 보관이 용이하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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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 금욕과 탐욕 속에 숨겨진 역사적 진실 청소년 철학창고 16
막스 베버 지음, 김상희 옮김 / 풀빛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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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서양 근대사에 있어서 개신교가 자본주의 경제 및 사회의 형성에 어떻게 막대한 영향을 했는가를 밝히는 책이다. 저자와 제목, 역사적 의미, 주요 내용 정도만 알고 있던 이 책을 풀빛 철학창고 시리즈의 한 권으로 만났다. 원작은 2부 5장으로 되어 있으나 이 책은 그 중 2부의 1장을 재구성하였고, 문제의 제기에 이어 프로테스탄트의 직업 윤리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배경 지식과 해제가 앞뒤로 붙어 있다.   

  저자가 제기한 최초의 질문은 "경제적으로 발전된 지역이 종교 개혁을 받아들였던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이다. 이에 대한 답이 간단하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초기 자본가들이 프로테스탄트를 믿게 된 이유를 금욕적인 윤리에서 찾아내고 있다. 여기에서 '종교 개혁은 자유가 아닌 구속의 강화'라고 설명하는 점은 인상적이다. 카톨릭의 권위에 대항하여 부패한 중세 교회의 지배로부터는 자유로워졌을지 몰라도, 종교 개혁 이후 오히려 개인에 대한 매우 엄격하고도 광범위한 지배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새로운 종교적 권위와 구속의 시대, 이것이 근대 자본주의 사회 형성에 매우 중요한 기초가 되었다는 것은 종교가 가지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보여준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아닌 '자본주의 정신'의 탄생 원인이 바로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임을 지적한다. '프랭클린 정신'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정신은 그 이전의 '경제적 전통주의'와 구별된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적게 일하는 것이 노동자에게 더 매력적이었던 과거의 전통주의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을 촉구하는 새로운 정신으로 변모한다. 이 때 '직업은 소명이다'라는 새로운 인식이 유행하여야 했으니, 그 역할을 했던 것이 곧 프로테스탄트.  

  여기에 가장 영향력이 있던 네덜란드의 칼뱅주의는 '예정설'로 매우 유명한데, 저자는 예정설이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신이 구원의 대상자를 결정한다'는 이 이론은 카톨릭의 성찬 의례나 개인적인 회개와 참회가 소용없음을 확인하였고, 사람들로 하여금 끝없는 내면적 고립감에 빠지게 하는 동시에 절대적인 신의 이미지를 강화하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늘 궁금했던 부분. 자신이 신으로부터 선택받았음을 어떻게 알았을까? 선택받지 못한 사람에 대한 예정설의 입장은? 당시 많은 사람들도 항상 이러한 질문을 제기했던 모양이다. '지칠 줄 모르는 신앙이 곧 은총의 징표를 나타내는 자기 증거'라는 입장에 머물렀던 칼뱅의 사상은, 좀더 구체적인 정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두가지 특징적인 두가지 권고를 한다.

   자신을 선택받은 사람으로 여기고 모든 의심을 악마의 유혹으로 여겨 이를 물리쳐야 한다는 것이 의무화되었고, 이러한 자기 확신에 도달하기 위한 가장 훌륭한 수단으로 끊임없는 직업 노동이 강조되었다. '신의 선택을 확신하는 중요한 수단으로서의 세속적인 직업 노동', 칼뱅주의의 논리는 바로 자본주의 정신의 가장 큰 토대가 되었던 것이고, 종교와 노동의 결합으로 강화된 자본주의 정신의 형성에 매우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을 것이다.

   저자는 금욕주의 윤리를 전파한 프로테스탄트로 칼뱅주의 외에도 경건주의, 감리교, 침례교를 꼽고, 그 교리를 자세히 설명한다. 프로테스탄트는 성실하고 신앙심 깊은 노동자를 양산해내는 한편, 정직하게 일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부를 축적한 부르주아에 대해서는 관용적이었으므로 정직한 부의 축적은 격려되었다. 그러나 '늘어가는 재산가의 줄어드는 신앙심'이라는 말에서도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종교의 역할은 딱 거기까지였고, 이제 종교의 고민은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았을까. 

   "청교도들은 직업인이 되기를 바랐다. 반면 지금의 우리들은 직업인이 되지 않을 수 없다."는 저자의 마지막 지적은 이 책이 과연 100년 전에 쓰여진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게 한다. 초기 자본주의 시대에 직업이 가졌던 의미, 그리고 자본주의의 극성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가 떠올리는 의미는 같으면서도 또한 다르다. 현재 칼뱅주의를 믿지 않더라도, 종교가 없더라도, 200-300년 전 프로테스탄트가 가졌던 직업 노동에 대한 사고는 우리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프로테스탄트에 의해 형성된 자본주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막스 베버는 또한 '관료제(Bereaucracy)' 이론으로 유명한데, 그 이론에서 중요한 개념인 '이념형(ideal type)'에 대한 설명을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어 개인적으로는 또 다른 수확이었다. 그러나 막스 베버에 대한 설명에서 관료제가 누락된 것은 아쉬웠는데, 전근대 조직 모델을 대치한 근대적 조직 모델로 제시된 이론이라 이 또한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이해에서 빠뜨릴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함께 소개가 되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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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이 담긴 명화 이야기 - 돋보기를 들고 떠나 볼까요
클레르 다르쿠르 지음, 신수경 옮김, 이주헌 감수 / 주니어김영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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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아이들과 미술관 나들이를 하면서 부쩍 그림에 관심이 많아졌다. 사실 엄마는 미술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서 그 옛날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이 거의 전부라고 해야 맞는 상황. 유치원 때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잠시 화가의 꿈을 가진 적도 있었으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미술은 나의 재능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기억도 슬며시 떠오른다.

 

  서울대 미술관에서 하는 "앤디 워홀 그래픽전"을 보러 가면서는 [안나와 함께 떠나는 미술관 여행]을 보았고,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하는 "반 고흐부터 피카소까지"를 보러 가면서는 [빈센트 반 고흐]를 읽었다. 모두 그림책으로 아이의 동기 유발을 위해서였고, 엄마도 사실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는만큼 보인다'는 경험을 미술관에서도 할 수 있었다.  

 

  두 차례 미술관을 다녀오고 나서, 아이와 엄마는 미술에 대해 관심이 커졌다. 그리고 내친 김에 루브르박물관 전도 보러가기로 한 상태. 그래서 그림책 외에 지식과 정보를 담은 미술책을 찾아보다가 눈에 띄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큼직한 책 크기에 일단 놀랐고, 책장을 넘기면서 놀라운 그림 이야기들에 또 다시 놀라움을 느꼈다. 40점의 그림들이 선명하고 큼직하게 눈 앞에 펼쳐지고, 돋보기로 들여다 본 부분 그림들이 눈을 크게 뜨도록 만든다.

 

  엄마는 그 옛날 어렴풋하게나마 이름을 알고 있는 많은 화가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갑다. 화가의 이름과 유명한 작품, 미술의 경향 정도만을 알고 있었기에 그림과 글은 대부분 신천지나 다름 없이 느껴질 정도. 렘프란트의 '야경' 한 작품을 꼼꼼히 보는데에만 10분이 넘게 걸린다. 위치에 따라 모두 다르게 그려진 사람들, 비평가의 마음을 끌어들인다는 소녀의 모습, 암스타르담을 상징하는 깃발, 정신이상자가 그림을 훼손하였으나 복원되었다는 사실 등 한가지 작품에만도 숨어있는 이야기들이 이렇게 많을 줄이야!

 

  자화상은 아니지만 화가의 모습이 들어있는 그림 속 그림도 흥미로웠고, 비유와 상징의 장치로 숨겨진 비밀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그림을 보며 온갖 추리와 상상을 해보고, 새로운 이야기를 무궁무진하게 만들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그림을 보며 아이와 함께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어보는 즐거움을 만들 수 있다.              

 

  그림이 시대 순으로 배열되기 때문에 미술사의 흐름을 어렴풋하게 알 수 있는 것도 큰 수확이다. 그리고 미술관에서 만난 화가의 그림들은 더욱 반갑다. 아이가 마릴린 먼로의 그림을 보더니 대번 앤디 워홀과 판화를 떠올리고, 흐르는 듯한 붓터치와 고유한 색감을 보더니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임을 알아 맞춘다. 모네와 피카소도 마찬가지.

 

  기왕이면 미술관 나들이와 연계해서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 그리고 모든 그림에는 비밀이 있다는 귀중한 사실도 알게 되었으니, 이 세상 모든 그림이 예사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돋보기를 들고 그림을 바라보라. 새로운 비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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