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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숲에 남산제비꽃이 피었어요 ㅣ 아이세움 자연학교 2
김순한 지음, 백은희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남산 숲에 올랐다.
그동안 무수히 지나쳤고, 두어번 걸어보기도 했던 남산 길.
그러나 이번처럼 즐겁고 뜻깊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남산 하면 떠오르는 나무는 애국가에도 등장하는 소나무.
소나무 숲 앞에 멈추고, 한 잎집에서 잎이 2개씩 난다는 것도 아이와 함께 확인해본다.
노란색 자그마한 꽃이 귀여운 애기똥풀이 반가워 소리도 질렀다.
남산에서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우리 풀 중 하나.
꽃잎이 하얀 남산제비꽃도 찾아야 하는데... 했더니 아이들이 핀잔을 한다.
엄마, 남산제비꽃은 봄에 꽃이 핀다잖아~
길을 걷다가 수생식물이 그득한 생태 연못을 만나니 참 반갑다.
물길이 끊겨버려 물이 부족한 남산에 최근 14군데의 생태 연못이 조성되었다고 한다.
혹시나 하늘을 나는 커다란 새 황조롱을 볼 수 있을까, 하늘도 자주 올려다 본다.
"키키키" 운다던데 혹시 예전에 본 적이 있던가?
밤에는 고양이가 남산에서는 호랑이 노릇을 한다고 한다.
어둑어둑해지자 어디선가 스르륵 고양이 소리도 나는 듯 하다.
목적지였던 남산 타워까지 족히 한시간을 걸었을까.
아이들 입에서 슬슬 불평이 나온다. 다리 아프다~
그래서 차량이 출입할 수 있었던 옛날 이야기를 해준다.
자동차를 타면 사람들이 편하게 남산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남산숲은 자동차 매연으로 신음하게 되지.
사람의 편리함과 환경의 보전 중에 어떤 것이 더 가치로울까?
땀을 흠뻑 흘리고 남산 타워에 도착한 아이들은 기분 좋게 한마디 한다.
걷는게 더 좋아~
순환도로변에서 멋진 서울 야경과 붉은 해가 떨어지는 광경을 보게 된다.
그래, 이런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이 아니겠니!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지만, 따뜻한 눈길 한번 주지 못한 곳"
남산이 바로 그런 곳이 아닐까?
늘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잘 몰랐던 남산이 다시 보였다.
그리고 새롭게 다가왔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앞으로도 종종 남산숲에 가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