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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탑 코드 ㅣ 글고은 아동문고 5
오정은 글, 강한준 그림 / 글고은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자마자 곧바로 떠오르는 생각. 2권을 보고 싶다!
처음 [다보탑 코드]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몇 년 전 인상깊게 읽었던 소설 [다빈치 코드]가 떠올랐다. 서양에 다빈치 코드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다보탑 코드가 있다는 뜻일까? 제목만큼 흥미진진한 책이길 바라며 책장을 넘겼다. 오호, 재미있다. 그리고 꽤 유익하고 알차다. 단숨에 끝까지 읽고 나서 2권을 찾았으니, 일단은 합격점이다.
문화재 도굴단인 ‘시온의 도굴단’은 자신들이 훔친 문화재가 있던 자리에 암호를 하나씩 남겨놓고, 정해진 시간 내에 암호를 풀어야만 훔친 문화재를 돌려주겠다고 경고한다. 문화재 사랑이 각별했던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문화재의 암호를 풀어야 하는 아이들과 삼촌, 그리고 삼촌의 친구가 이 책의 주인공. 이들의 이름은 없지만, 붙여준다면 “문화재 지킴이” 정도? 이 지킴이들은 국립고궁박물관, 간송미술관, 부여의 정림사지, 경주의 포석정, 석굴암, 불국사 등을 돌아다니며 암호 해독에 나서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다보탑 앞에서 풀게 된 암호! 세 개는 이미 빼앗기고 이제 하나밖에 남지 않은 돌사자상을 우리의 지킴이들이 지켜낸 것. 다보탑 코드가 다빈치 코드에 필적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스토리와 구성이 흥미롭게 느껴졌는데, 재미와 진지함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고 있다. 그리고 알토란 같은 문화재 정보가 눈에 띄었는데, 만원 신권에 담긴 문화재 상식이나 문화재에 대한 애정과 집념이 담긴 간송미술관에 대한 설명은 특히 좋았다. 그리고 포석정에 대한 종래의 왜곡된 인식과 새로운 해석을 소개하는 부분도 좋았다.
이제 김해국제공항으로 달려가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우리의 문화재 지킴이. 오랫동안 일본에 있던 안견의 그림 <몽유도원도>가 슬쩍 암시되는데, 다음 2권에는 몽유도원도를 찾는 에피소드가 펼쳐질는지? 책이 잘 되면(!) 경주의 신라 태권도 사범이 다시 나올지 모른다고 해서 한참 웃었다. 부디 일본에서도 우리의 문화재를 되찾아 오는 지킴이들의 활약을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좀더 시야를 넓힌다면, 우리 문화재를 찾으러 앞으로는 프랑스와 영국에도 진출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