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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 박물관 - 세계 문명, 살아 있는 신화 ㅣ Go Go 지식 박물관 34
김소연 지음, 박진아 그림 / 한솔수북 / 2008년 9월
평점 :
한솔의 고고지식박물관은 어린이 지식정보 책으로서 토종이라는 점에서 일단 점수를 주고 싶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고 할까. 외국 번역물에서 느껴지는 문화적 차이가 적은 토종 느낌이다. 고고지식박물관의 대영박물관 편도 역시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 책은 세계문화의 한 파트로서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라는 대영박물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도 세계 각지에서 가져온 대영박물관의 소장 유물을 과연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영국의 식민 통치 시기에 식민지에서 가져간 것들도 있고, 그 안에는 우리의 유물도 포함되어 있다. 이 책은 스콧 관장이 재판정에 서면서 각지의 유물이 주장하는 바를 각각 발표하면서 또한 그 유물의 특성과 비밀을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하여 자연스럽게 유명한 전시물을 구경하는 셈이 되는 것.
여러 지역을 똑같은 패턴으로 돌아보다보니 약간 식상하다 싶을 무렵, 가장 마지막에 등장하는 한국관. 최근 대영박물관 내에 한국관이 생긴 것에 대해 스콧 관장은 한국 정부와 한국인들이 기부해 만든 전시관이라는 점을 설명하지만, 그것이 빼앗긴 문화재를 포기한다는 뜻이 아니라 넓은 중국관과 일본관에 견주어 한국관을 만들어달라고 했던 것임을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결론은 약간 김이 새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아이들에게 문제의식을 던져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외국의 멋진 박물관을 그저 동경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벗어나 비판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도 괜찮은 듯하다. 마지막에는 이 책에 소개되지 못한 유럽의 유물들이 사진과 함께 소개되는데, 대영박물관의 공간 배치도를 보여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