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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너 루스벨트 ㅣ 아이세움 지식그림책 22
바버러 쿠니 지음, 이상희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루스벨트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엘리너 루스벨트의 이야기를 처음 접했다.
표지를 보면 눈이 쌓인 집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한 소녀가 서있다. 가장 가까운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던 그녀. 그 어머니조차 여덟 살때 여의고, 항상 밖으로 돌았던 아버지마저 아홉살 때 떠나보낸 엘리너. 부모의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한 그녀가 모든 상황에서 얼마나 위축되었을지, 얼마나 사랑을 갈구했을지 가슴이 아팠다.
어머니조차 못생겼다고 그녀를 구박했고 너무나 진지한 성품이라 친구조차 사귀지 못하고 사촌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했다. 그러나 유럽학교에서 자신을 인정하는 교장선생님을 만나면서 점점 자신감이 생기고, 친구들도 생기는 엘리너. 어렸을 때 만났던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았고, 할머니 집의 서재에서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에 관한 책을 감명깊게 보았던 엘리너는 이제 날개를 달고 바깥 세상으로 나가게 된다.
참 독특한 분위기의 그림책이다. 위인전이라기보다 인물 이야기라고 보아야 맞겠다. 엘리너가 커서 어떠한 일을 하게 되는지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저학년들 대상의 그림책이니 그 부분은 여백으로 남겼겠다 싶다. 그림은 매우 독특한 느낌을 전해준다. 암울한 엘리너의 어린 시절을 잘 묘사하고 있을뿐 아니라 문화적으로 낯선 장면들도 만날 수 있다. 유아 세례용으로 보이는 긴 드레스를 입은 아기 엘리너의 모습이라든가, 증기선을 타고 유럽 여행을 떠나는 모습, 유럽 학교의 깔끔한 교복을 입은 소녀들의 전경이 인상적이다.
이 책을 본 우리 아이는 일단 재미있다는 반응이고, 엘리너 루스벨트의 생애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말을 한다. 관심을 가지고 찾다 보니 엘리너의 삶이 결혼 후에도 순탄치 않았다는 대목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의 삶이 더욱 궁금해진다.